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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사랑 biglovetv Apr 22. 2024

축구보다 필사

2024.4.22. 월. 흐림

책 : 2라운드 인생을 위한 글쓰기 수업

작가 : 최옥정

페이지 : 102p

내용 :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종이에 적어 눈으로 확인하는 일은 중요하다. 대충 넘어가는 식으로는 안 된다. 머릿속에 있는 건 보이지 않고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자기 자신도 모르고 넘어간다. 안 했으면서도

안 한 줄 모른다. 자기 자신을 속이기 쉽다. 대부분의 실패는 자신한테 속아서 일어난다.

원고지,정자체,중성펜,12분,12명의 필우

https://youtube.com/live/39NZ-0qVZo0?feature=share


2024.4.22. 22시 축구 한일전.


 평소와는 다르게 리모컨 대신 볼펜을 잡았다.


 '한일전은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한다'라는 조기교육(?)을 좇아 거실 TV 앞에서 '대한민국!'을 외쳐야 하지만 오늘은 내방 책상 앞에 다소곳이 앉아 오늘의 필사 내용을 마이크에 대고 나직한 목소리로 읊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치맥을 먹으며 방구석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되어야 하지만 오늘은 필사 방송을 통해 만난 필우들과 함께 책을 따라 쓰며 글쓴이가 되어 보았다.


 이웃집에서 탄성과 함성 소리가 주파수처럼 귀에 담기면 재빨리 휴대폰에서 축구 상황을 확인해야 하지만 오늘은 실시간 재즈 음악을 틀어 놓은 채 블로그에서 필사 일기를 쓰고 있다.


 '일어날 일'은, 나와 상관없이, 반드시 발생한다. 그 일은 곧 '결과'라는 형태로 종결된다. 그 '결과'의 승패와 의미는 나를 향하지 않는다. 오직 '일어날 일'을 했던 사람에게 영향을 줄 뿐이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승리를 기원하지만, 팀 전술과 훈련량, 체력에 따라 결판날 것이다. 경기 결과는 대표팀 감독, 코치, 선수들에게 의미를 부여할 것이다. 그들을 성장하게 만들 것이다. 목청 높인 내 응원의 결과는 더 튀어나온 아랫배와 쉰 목소리뿐이다. 나는 그대로다.


 매일 15분의 필사는 승패가 없는 경기다. 다만, 오늘도 어제에 이어 계속했는가 하는 '고, 스톱'에 관한 자신과의 게임이다. 필사의 결과는 오롯이 나에게로 향한다. 자신만을 위한 시간 투자는 나를 풍요롭게 한다. 좋은 글을 가슴에 새긴다. 글씨가 좋아진다. 손을 움직였으니 치매 예방도 된다. 필우들과 인사를 나누니 소속감이 생긴다.


필사로 나는 성장한다.


축구보다 필사가 좋다.


대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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