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살면 기웁니다
사람은 편향 때문에 한쪽에 치우 처진 기억을 갖습니다. 그래서 의식적 노력을 통해서 균형을 맞춰야 합니다. 책 ‘팩트 풀 니스’에서 편향이 얼마나 강한 선입견과 인식을 만드는지 알려줍니다. 이런 편견은 역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은 역사적 사실이 많은 한국 현대사에서 균형 있는 역사 지식을 갖추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게 바로 ‘논쟁’입니다.
논쟁은 서로 다른 의견을 다투는 것입니다. 여기서 다툼이 서로의 객관성을 높여줍니다. 상대방에 주장을 검증하고 반박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근거가 바탕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이런 논쟁을 가지고 한국의 현대사를 조망한 책 ‘논쟁으로 바라본 한국 현대사’를 읽고 잘못된 역사적 사실을 새롭게 알게 돼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제 사진 생활에 적용해볼 만한 인사이트도 얻었습니다.
50년대에 문학 작품은 긍정적으로나 부정적으로나 역사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런 의도를 가지고 쓴 작품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의도하지 않은 시대적 영향을 주었던 사례는 외국에도 있었습니다.
책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받은 책입니다. 그러나 이 책의 이면성이 있습니다. 책 ‘콰이어트’에서 인간관계론은 외향성이 탁월하다는 사회적 인식을 만들어 내향적인 성격을 장애처럼 만들었다고 합니다.
물론 그런 의도로 만든 책은 아닐 겁니다. 그렇지만 작가에 의도와 다른 영향을 준 것은 사실입니다. 마치 아인슈타인의 다이너마이트처럼 말이죠. 그렇다면 제가 찍은 사진도 그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모든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어떤 사진도 못 찍을 겁니다. 예측 불가능한 것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죠. 그래도 제가 더 많이 공부하고 더 신중하게 촬영을 한다면 확률은 줄어들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특히 균형 잡힌 지식과 이해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경험, 지식이 필요하고 논쟁같이 양쪽에 의견, 근거를 볼 필요도 있습니다.
이 책을 같이 읽기로 했던 독서모임 팀원 분들 중 한 분께서 이런 문구를 공유해주셨습니다. "사람들은 경험으로부터 배우지 않습니다. 경험한 것을 성찰함으로써 배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균형 잡힌 경험, 지식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성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성찰이 필요합니다.
제가 그동안 어떤 사진을 찍어왔는지 성찰하고 앞으로도 꾸준하게 성찰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어느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인생에서 최고의 사진 3장을 고를 수 있다면 최고의 사진작가가 될 수 있다”라고요. 제 인생 최고의 사진 3장은 제 인생 끝나고도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