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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인후 Nov 13. 2024

임금 삭감을 하기로 했는데 대표만 다시 원상복구했다

"윤리의 붕괴: 한 기업의 충격적 실태와 그 교훈"

회사의 명운이 풍전등화처럼 흔들리던 어느 날, 한 중견기업에서 일어난 사건이 우리 기업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기업의 뿌리 깊은 구조적 병폐를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모든 것은 회사가 심각한 경영난에 빠지면서 시작되었다. 투자사의 강도 높은 실적 압박에 직면한 경영진은 임원진 전체의 급여를 20% 삭감하는 결단을 내렸다. 재무총책임자(CFO)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러한 조치가 위기 상황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러한 '상징적 제스처'는 당장은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카드였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월가의 수많은 기업들이 보여주었듯,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고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부작용을 낳았다.



그러나 이 회사의 사례는 더욱 씁쓸한 전개를 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급여 삭감을 주도했던 바로 그 대표이사가 CFO에게 은밀한 제안을 건넸다.


"내 급여만 예전대로 돌려놔. 다른 임원들은 모르게 해줘."


위기 극복을 위해 함께 고통을 나누자던 약속은 허공으로 흩어져버렸다.


이런 '윤리적 퇴행'은 조직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신호였다. 실제로 이 사건을 계기로 유능한 임원들이 하나둘 회사를 떠나기 시작했다. CFO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 비밀스러운 요청은 그의 윤리적 부담을 넘어, 회계 투명성이라는 근본적인 원칙마저 위협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결코 비밀로 묻힐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기업의 급여 체계는 마치 거미줄처럼 촘촘히 얽혀있다. IT 부서의 자동화된 급여 시스템부터 인사팀의 관리, 정기적인 감사, 세금 신고, 이사회와 주주들에 대한 보고까지. 이 모든 과정에서 진실은 결국 수면 위로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의 연구는 리더의 비윤리적 행동이 가져오는 씁쓸한 결말을 예견하고 있었다. 이 회사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가장 실력 있는 임원들이 먼저 짐을 쌌고, 남은 이들은 마땅한 대안이 없어 의리로 버티는 처지가 되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최근 발표한 연구는 이런 상황을 '윤리적 퇴행의 도미노'라고 표현했다. 리더의 작은 일탈이 조직 전체의 도덕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모습은 그 연구 결과의 산 증거였다.

결국 CFO마저 "더 이상 회사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는 단순히 한 사람의 이탈이 아닌,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2023년 글로벌 CEO 설문조사는 우리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윤리적 리더십을 실천하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더 높은 수익성과 신뢰를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 사례가 우리에게 던지는 교훈은 분명하다. 기업에서 일어나는 일은 결코 영원히 감출 수 없다. 당신의 조직은 지금 어떤 모습인가? 윤리적 리더십이 꽃필 수 있는 토양을 갖추고 있는가? 이는 모든 기업이 자문해봐야 할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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