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공식 9
# 제4차 인생 혁명은 언제일까
혁명은 급진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의 인생 속 혁명은 개인 가치관과 시간적 , 경제적 체제를 완전히 변화시킬 때 발생한다. 나에게 제1차 인생 혁명은 대학 입학, 제2차 인생 혁명은 취업, 제3차 인생 혁명은 결혼 및 출산이었다. 앞으로의 인생 혁명은 지금까지의 혁명보다 그 변화의 폭이 더 작을 수 있다. 직업과 배우자가 결정된 후, 미래의 불투명성은 좀 더 줄어드니까 말이다. 그래서 결혼하고 나면 좋은 점 중 하나로 안정감을 꼽는다. 어떻게 보면 '안정감'이란 것은 이제 아이를 키우고 돈을 모으고 나이 들어가는 정해진 수순을 밟아가는 것, 인생에 대한 신비감이 줄어드는 것이지만 말이다. 20대가 인생의 격변기라면 그 이후에는 다듬고 쌓아나간다.
아이가 태어나고 내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내 인생에서 '육아'의 지분이 매우 많아졌지만 아이가 커가면서 육아의 지분 말고 직업, 취미와 같은 '나'의 지분이 늘어날 것이다. 그래도 아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높을 것이고, 제4차 인생 혁명도 아이와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좋은 방향의 변화이길.
# 내 빅데이터는 업데이트 중
학령기 12년은 공부의 데이터를 업데이트하는 긴 시간이었다. 대학 입학부터 교직생활은 괜찮은 교사가 되기 위한 데이터를 업데이트했다. 결혼하고 출산하니 요리, 육아, 살림법, 인테리어, 부동산 등의 정보를 열심히 찾으며 데이터를 모아가고 있다. 사실 그 전엔 공부, 직장생활 딱 하나만 보고 살면 됐는데 이것저것 찾아봐야 하니 꽤나 복잡하다. 사실 머리로만 바쁘다. 이렇게 찾아보는 것으로 인해 아이 밥해주는 것은 대충 이런 식으로 하면 되는구나, 하는 것과 정리정돈은 이렇게 해야겠구나, 이런 곳까지 청소해야 하는구나(?)와 같은 자질구레해 보이지만 중요한 것들을 배워 가고 있다.
뭐든 닥치면 하게 되어 있고, 직접 해야 방법도 찾아보게 되어 있다고 느낀 게 그렇게 엄마가 요리하는 거, 살림하는 거 알려줄 때에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더니 이젠 어쩔 수 없으니 알아서 찾아보게 된다. 이래서 아이들이 직접 문제를 해결해가는 프로젝트 수업을 해야 하나 생각도 들고 말이다.
아이가 하루 종일 엄마 껌딱지이고 남편은 바빠서 기본적인 살림도 힘겹지만 복직 전에 효율적인 가사노동의 노하우와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놓아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