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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관성 Consistency Sep 04. 2018

#4 경제성장? Economic Growth?

한 국가는 어떻게 성장하게 되는 것인가에 관한 현재까지의 연구들

경제성장에 관한 논의가 뜨겁다.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하여 혁신성장과 같은 성장 관련 개념과 용어들이 언론에서 빈번하게 언급되고 있음이 그 관심 정도를 반영하고 있다. 다소 성장에 중독된 사회에서 또 다시 성장을 외치는 것에 회의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성장은 보다 윤택한 삶을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이다. 


<출처: Charles I. Jones, Macroeconomics, Third Edition. Norton, 2014>


산업 혁명 이후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전 세계 경제는 가파른 성장 곡선을 시작했다. 시기적으로 보면, 경제성장의 하키 스틱 그래프처럼 경제성장이라는 현상은 다소 최근의 것이다. 그렇다면 경제성장에 대한 학자들의 논의 또한 산업혁명이 무르익은 1800년대에 시작되었을까? 당시 경제성장에 대한 논의는 이에 대한 모형화 혹은 특정 모델로의 정형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이지, 이미 그전부터 고전파 경제학자들에 의해 그 설명은 시작되었다. 그들은 한 국가의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이 국민들이 누리는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즉, 경제발전을 통해 1인당 소득 증대를 달성해 나감으로써 의식주를 해결하고, 그것이 결국 개인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관찰하며, 학자들이 그 중요성에 맞는 깊이 있는 설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한 국가의 경제성장은 예나 지금이나 매우 중요한 것이었고, 우리는 현재 그것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치열한 토론과 공론을 나누고 있는 현실을 경험하고 있다. 그러한 시점에서 우리가 그것에 관해 언론에서 쏟아지는 내용을 접하기 전에, 과연 그들이 논하고 있는 경제성장의 개념이 학자들의 어떤 연구로부터 창출된 것인지를 인지함으로써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출처: JTBC 유투브>


유명 영국 경제 매거진 'The Economist'에서 2018년 4월 14일을 시작으로 한달동안 기존 경제학의 부족한 점(flaws)에 대해 논하는 세션을 마련하였다. 본 글은 그 중 첫번째 아티클인 경제성장에 관한 내용을 읽고 여러가지 생각들을 정리한 것인데, 과연 어떤 개념들이 경제성장이라는 담론을 끼고 논의되어 왔고, 또 그것들 간의 갈등은 어떠하며, 어떤 요인들을 고려해야 올바른 경제성장정책이 나올 수 있을 지를 함께 곱씹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이 분야에 관한 지식이 풍부하신 분의 도움으로, 경제성장에 관한 고전학파의 생각을 정리한 논문을 진행했는데, 그것은 잠시 중단된 상태라 공유를 위해선 꽤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것을 통해 더욱 깊이 있는 논의가 가능할 것인데, 빠른 시일내에 매듭지어 브런치에 발행하기를 기원하며 본론으로 들어가보겠다.


경제성장의 개념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관련 수업을 수강하게 되면서 부터다. 해당 수업에서 경제성장과 관련된 모델(model)과 학자(scholar)에 대해 친숙해지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고, "Economists understand little about the causes of growth" 문구를 포함하고 있는 이코노미스트의 아티클에 자연스레 눈길이 갔다.  


그 아티클에서는 경제학자들이 경제성장과 관련된 연구를 정말 많이 했지만, 사실 근본적으로 무엇이 경제성장을 이끌어내는 것인지에 관한 이해를 충분히(혹은 완벽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어떤 내용이 해당 비판을 이루고 있는지 살펴보기에 앞서, 기본적인 경제성장모형에 관해서 간략히 되짚어보는 것이 스스로 필요했다.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핵심을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경제성장을 연구하는 학자인 Solow 는 성장의 원동력이 자본축적 이라고 주장하며, 가난한 국가도 자본의 축적을 통해 경제 강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그도 기술진보가 지속적인 성장의 원천이라고 보고 있지만, 이를 하늘에서 떨어진 횡재(manna from heaven)로 취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와 달리, 이후 Romer 는 기술진보(technological progress)를 이끌어내는 ‘idea’를 내생적인 것(endogeneous)으로 모델에 포함시켜, 경제 성장의 원동력을 자본축적 이외에 ‘아이디어의 축적’이라 역설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아이디어의 원천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는데, 이에 대해선 'Introduction to Economic Growth(2013)' 저자인 Jones 가 제도, 정치, 규범, 문화 등의 social infrastructure가 그 원천임을 주장했다. 

<Robert Solow. 출처: 맥킨지 인터뷰>



내가 참고한 이코노미스트 아티클은 앞까지 정리한 연구와 더불어 현재까지 학자들이 찾아낸 것은 별로 없고 실용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한다. 그 비판에 따르면, 현재까지 경제성장을 연구한 학자들이 찾아낸 몇 안되는 반박불가인 사실은 ‘1인당 GDP의 지속적인 성장이 18세기에 시작’, ‘오랜 기간동안 꾸준히 성장해야 한 국가가 부유해짐’, ‘더 생산적으로 일하면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을 개발 및 활용이 요구됨’뿐이라는 것이다.  이후에, 국가간 데이터(cross-country data) 를 활용한 실증연구들이 어떤 요인이 각 국가의 성장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지 보고자 하는 growth accounting 을 활발하게 다루었으나, 이 마저도 설명되지 못하는 잔차(residual)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한계점이 많다고 보고 있다. 사실 어떤 현상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개입되는 변수가 수도 없이 많기 때문에, 이를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은 모든 학문의 실증연구(empirical study) 영역에서 나타나는 한계이다. 여기서는 실증적 연구에 대한 가치를 완전히 폄하하기 보다는, 역사적이고 질적인 접근법을 통해 사회 그리고 정치적 복잡성을 함께 고려하는 형태의 연구들이 앞으로는 더욱 활발히 일어나야 정말 한 나라가 성장하는 메커니즘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는 주장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떤 질문이든 간에 할 수 있는 진부한 답변일 수도 있지만, 나는 ‘이것은 맞고 저것은 틀리다’라는 이분법적 사고 방식이 아니라 논리적인 생각에 기반하여 펼쳐지는 다양한 생각을 두루두루 수용하는 ‘균형 잡힌 접근법’이 경제성장이론을 연구함에 있어서도 요구된다고 본다.  앞단락에서 굵은 글씨로 표시한 학자들의 발견(finding)이 없었더라면, growth accounting 이라는 또 다른 영역으로 가는 문을 열 수 있었을까? 기존에 제시된 모델에 대해 엄밀한 방법론을 활용하여 실증적으로 검증(test) 하는 것이 아무런 소용이 없는가? 에 대한 나의 대답은 No 이다.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지 간에, 경제성장이론이라는 중요한 담론(discourse)을 중심에 끼고, 여러 다방면에서 이를 설명하고자 도전(challenge) 하는 과정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그리고 유의미한 insight 가 도출된다. 최근 까지도 ‘The Myth of Asia’s Miracle’, ‘G-force’, ‘Secret Sauce’, ‘From Brawn to Brain’, ‘The Big Why’, ‘The 4 I’s of Economic Growth’, ‘Premature Deindustrialization’ 등의 경제성장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들이 담긴 연구결과물들이 나오고 있다. 다짜고짜 그것들이 완벽하게 설명을 했는지에 관해서 따지고 들어가는 것은 오히려 지적 도전(intellectual challenge)을 가로막는 것이다. 각 아티클에서 국가의 경제성장에 관해 던지는 질문과 답변에 대해 맞거나 틀렸음을 가르기 보다는 ‘이런 측면에서도 바라볼 수 있겠구나’ 라는 다원(plural)적인 생각을 갖추는데 기여를 했다고 credit을 주고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출처: Amazon.com>


내가 생각하기에, 더욱 중요한 것은 그러한 관점들이 실용적이냐 아니냐 여부가 경제 정책을 담당하는 이들이 얼마나 그러한 지식들을 습득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그것들을 정책에 적절하게 반영하는 역량을 갖추는 것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물론 그 근본지식(fundamental knowledge)은 학자들의 지식생산에 의해 형성되지만, 그것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분별 있게 적용하는 것은 경제성장정책 담당자들의 몫이다. 이 메모를 써내려 가면서 기존 경제성장에 관한 이론과 다양한 관점(view)들을 다시 거슬러올라가 보았는데, 경제정책 형성과 실행에 있어서 주먹구구식(imprudence)으로 실행되고 있는 것은 아닌 지에 대한 성찰을 전세계 관료들이 끊임없이 해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현재까지 연구를 통해 '무역과 해외직접투자에 대한 개방성', '교육', '노동시장의 유연성', '기술의 적극적인 채택', '혁신 장려', '지적재산권 보호', 'Inclusive Institution', '정치적 개혁', '정부의 전략투자가 아닌 private financial market 장려', '성공적인 농지개혁', 'Social Trust' 등과 같이 경제성장을 바라보는 유의미한 관점들이 풍부하게 존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하고 있는 정책가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지에 관한 궁금증은 이 글을 써내려가면서 더 커지고 있다. 물론, 이미 눈부신 성장을 이룬 국가들이 그러한 것들 중에서 일정 부분 잘 반영해온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점점 더디어지는 성장곡선의 상황에서 단순히 기존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본 글의 앞부분에서 성장에 중독된 사회를 언급했다. 우리는 빠른 성장만을 추구하다보니 올바른 제도나 정책이 자리잡을 시기를 놓치게 되고, 이는 진정으로 조명받아야할 것들에 대한 무관심의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경제성장정책은, 더 나아가 우리의 현재 사회, 경제, 정치적 여건에서 최우선적으로 고쳐야할 것은 과연 어떤 부분의 어느 곳인지, 그리고 왜 그것이 문제인지에 대해 경제적 사고와 더불어 폭 넓은 고려가 동반되어야만 진정 '경제성장이론'과 그 '활용' 두 측면 모두가 발전하고 개선될 것이다. 


<출처:planetmattersandmore.com/sustainability>


다시 강조하지만, 잊지말아야할 것은 성장의 과정 속에서 피해를 입거나 소외되고 있는 것들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지속가능성 측면을 고려한 의사결정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앞에서 제시된 폭넓은 관점들을 수용하여 경제성장의 방향을 설정 해야한다. 



<출처> 

Fatás, A., & Mihov, I. (2009). The 4 I’s of Economic Growth. INSEAD. Fontainebleau: France. 

Fukuyama, F. (1995). Trust: The social virtues and the creation of prosperity (No. D10 301 c. 1/c. 2). Free Press Paperbacks 

Krugman, P. (1994). The myth of Asia's miracle. Foreign affairs, 62-78. 

Rodrik, D. (2016). Premature deindustrialization. Journal of Economic Growth, 21(1), 1-33. 

The Economists (2016). G-force, Retrieved from https://www.economist.com 

The Economists (2009). Secret sauce, Retrieved from https://www.economist.com 

The Economists (2012). From brawn to brain, Retrieved from https://www.economist.com 

The Economists (2012). The big why, Retrieved from https://www.econom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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