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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하 Aug 15. 2021

쓰기 위해 읽다

글을 쓰고 싶다면

질문]


당신의 삶에 영향을 준 책은 무엇인가?

가슴에 담아둔 문장은 무엇이며 그 책은 내게 어떤 마음가짐을 갖도록 할까?

나의 방, 책상과 책장엔 어떤 책이 꽂혀 있는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읽은 책은 무엇일까?

읽고 싶었는데 아직도 읽지 못한 책은 무엇이 있을까?  

내게 특별한 감정을 안겨준 책은 무엇인가? (이를테면 애틋함, 연민, 벅참 등) 


    


모든 이가 독서의 중요성은 알고 있다.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고 삶에 적용하고자 자기계발 독서법 강좌도 넘친다.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의 책 ⟪책쓰기는 애쓰기다⟫에도 다양한 독서법이 소개된다. 

반복해서 읽는 복독, 습관적으로 읽는 습독, 뜻을 새기며 읽는 정독, 삶을 적용하고 실천하는 체독, 삶을 성찰하는 찰독, 경계를 넘는 월독, 여럿이 함께 읽는 협독 등으로 책을 어떻게 읽는지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것도 달라짐을 알 수 있다.  

책은 새로운 지식과 미처 몰랐던 사회 그리고 영감을 주는 어휘와 문장을 만나게 해준다. 뜻밖의 문장으로 행간에 머물러 사유가 이루어지면 성장의 디딤돌이 된다. 우리가 독서를 하는 이유다.

 

“내가 나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일까?”


나는 나를 관찰하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 평온함을 느낀다. 때로는 산책이 방법일 수 있고, 때로는 글을 쓰는 시간, 책을 읽는 순간이 나를 돌보면서 가장 좋은 것을 해주는 시간이다. 특히 여행지에서 쓰는 글과 읽는 책이 너무 달콤하다. 나만의 시간을 온전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읽기의 완성은 쓰기 위함이고, 기록하는 것을 하지 않으면 모든 것은 날아가 버린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쓰기에 매진해야 한다.” ⟪책쓰기는 애쓰기다⟫ 중의 한 구절이다. 기억과 생각은 영원하지 않으니 내가 보고 느낀 것을 표현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쓰다보면 쓸모 있어진다는 말이 딱 맞지 않을까.   

   

가슴에 품고 싶은 책을 만난다는 건 생의 가장 큰 선물이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헨리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과 빨간머리 앤(완역본). 스펜서 존슨의 선물, 박완서 소설가의 책들이 그렇다. 내 삶에서 무엇을 남길 것인지에 대해 긴 여운을 안긴 책 월든은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진실과 지성, 감성을 모두 담아 전한다. 그 책을 통해 나는 무엇을 남길 것인지와 주변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시야를 얻었다. 스펜서 존슨의 선물을 읽고 과거로부터 배움을 얻기 위해 글쓰기를 했던 나를 다독거렸다. 박완서 소설가의 이야기 전개방식은 겪어보지 못한 그의 시간을 따라가게 만든다. 진정성 있는 문체에서 온기가 느껴지니 따뜻함을 닮고 싶다. 

쉼이 필요할 때, 삶의 의미와 가치를 고민할 때, 마음이 어지럽거나 먼지가 쌓였다고 느낄 때 눈앞에 머무르는 책들을 꺼내 읽는다. 책은 다양한 방편으로 나를 이끌거나 치유하고, 또 꿈을 키우도록 하면서 길을 만들어준다. 빛과 같은 문장 한 줄이 삶에 힘이 되어주듯, 책은 생각을 기록하는 데 거름이 된다. 정신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을 때 나는 헨리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을 읽는다. 그 중 독서와 관련된 내용을 그대로 발췌하여 전한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독서에 대한 견해이다.      


“독서를 잘하는 것, 즉 참다운 책을 참다운 정신으로 읽는 것은 고귀한 운동이며, 오늘날 풍조가 존중하는 어떤 운동보다도 독자에게 힘이 드는 운동이다. 그것은 운동선수들이 받는 것과 같은 훈련과 거의 평생에 걸친 꾸준한 자세로 독서를 하려는 마음가짐을 요한다. 책은 쓰였을 때처럼 의도적으로 그리고 신중히 읽혀야 한다. 기록된 말은 역사적 유물 중에서도 가장 귀중한 것이다. 그것은 삶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예술작품이다. 그것은 모든 언어로 옮겨질 수 있으며, 단순히 읽힐 뿐만 아니라 실제로 모든 인간의 입으로부터 숨결처럼 토해질 수 있다. 즉 화포나 대리석으로 표현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생명의 입김으로 조각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다시 깨어나야 하며 그 깨어난 상태에 계속 머물러 있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것은 어떤 기계적인 방법에 의해서가 아니고 가장 깊은 잠에 빠졌을 때도 우리를 버리지 않는 새벽을 한없이 기대함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다. 나는 의식적인 노력에 의하여 생활을 향상시키는 그 의심할 여지없는 인간의 능력보다도 더 고무적인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해서 어느 대상에 아름다움을 부여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사물을 보는 분위기 자체나 매체를 조각하고 색칠할 수 있다면 그것은 훨씬 더 멋있는 일이며, 실제로 우리는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루의 본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예술이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사소한 부분까지도 숭고하고 소중한 시간에 음미해 볼 가치가 있도록 만들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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