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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린의꿈 Aug 04. 2021

나만의 영어전략 비밀노트

영어공부를 시작하기 전 생각해볼 것들에 대해서

2015년 결혼 후 바로 미국으로 이민을 오게되었습니다. 외국에서 살아본 적 없는 토종 한국인이지만, 영어를 전공했고, 영어로 강의도 해왔고, 외국계회사에서 영어로 일을해왔습니다. 극히 제한적이지만, 매일 영어를 사용해야했고, 영어로 인한 답답함을 느낀적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유일하게 자신했던 것이 영어였고, 미국으로 이민을 가도 영어에 대한 걱정은 당연히 없을거라 생각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미국에서의 하루하루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졌습니다. 주변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했던 뉴욕에 있었지만, 남편이 회사에 가고나면 집에서 오매불망 남편만 기다리기 일쑤였거든요. 밖에 나가기만 하면 길을 잃곤 해서 바짝 긴장을 했고, 밖에서는 어찌됐든 영어를 해야하는데 특히 한국에서는 접하지 못한 새로운 상황에서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저를 발견하였습니다. 원하는 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상대방에게 날리는 의미없는 빈 웃음만 늘어갔고, 그런 날들이 계속 되자 더욱더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그런 제게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느낀 남편이 고심 끝에 미션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지하철도 제대로 못 타는 제게 점심시간에 맞춰 남편회사에 오라는 미션, 유명 관광지를 찾아가서 사진 찍어오라는 미션, 미술관을 즐기지 못하니 MOMA의 특정 작품 10개를 보내주며 찾아서 사진찍으면 나오라는 미션, 등 초반에는 길찾기 미션을 수행 하였습니다. 중간에 지하철 잘못타서, 구글 지도를 보면서도 정 반대로 가기도 하였지만, 약 한달간의 매일의 미션을 수행하니 제법 혼자 밖에 나가는 데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길찾기 미션 단계가 지나고 난 후에는 타인과 소통을 해야만 하는 자잘한 행정 미션들이 주어지더군요. DMV에가서 ID 신청하기, 우체국에가서 Money Order사기, 보험회사에 전화해서 보험신청하기, 은행에가서 계좌 신청 시 필요한 서류 알아오기 등의 미션 리스트가 매주 주어졌습니다. 하나의 조건과 함께요. 궁금한 모든 것은 초록창이 아닌, 구글에서 영어로만 검색해서 수행해야하는 조건이었습니다.   

  

두려움이 많아 모든 것에 철저한 준비를 해야만 하는 저는 미션수행 노트를 마련합니다. 그 노트에는 미션수행 전 어떤 말을, 어떻게해서, 목적을 달성해야할지에 대한 생각정리와 영어 스크립트가 담겨있습니다. 어떤 날은 가볍게 미션을 수행하기도 했지만, 또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영어와 씨름하며 시간을 다 보내기도 했습니다. 미션 수행에 실패한 적도 있습니다. 그럴 땐 왜 실패했는지 내가 알아듣지 못한 말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찾다가 하루가 다 가기도 했구요. 그런 날들이 반복되면 영어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왔지만, 결국은 남편의 전략은 성공하였습니다. 약 한 달이 지난 뒤에 저는 마치 슈퍼마리오가 버섯을 먹은 듯 스스로가 좀 더 커진 뿌듯한 느낌이 지속되었고 길찾기는 물론 일상에서의 영어를 사용하는 데에 자신감이 생겨 자연스레 일상에 적응하게 되었거든요. 남편에게 참 감사한 부분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게 필요한 영어를 전투적으로 공부 아니, 준비를 해오면서 지금까지의 영어공부에 회의를 느꼈고, 제가 영어를 가르쳐왔던 방식에도 큰 깨달음을 얻게되었습니다. 좋아서 하는 영어와 필요에 의한 영어는 마음가짐이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영어를 잘 하고 싶다면, 영어가 필요한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그리고 영어권에 살지 않더라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이죠.     


이민 초기였던 2015년 그 후로 6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시간동안 저의 일상생활의 범위는 확장되어 아르바이트, 종교활동, 봉사활동, 회사생활 및 부모라는 역할에까지 이르게되었습니다. 제법 미국생활 연차가 쌓인 제게 자주 들어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제 영어는 아무 문제없이 잘 하겠네요? 그 대답에 저는 항상 이렇게 대답합니다. 


            ”영어를 잘하기도 하구요. 못하기도 해요. 그런데 잘하는 상황들이 더 많아지고 있어요.“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제가 품고있던 질문은 단 하나였습니다. "당장 영어를 물어볼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하면 급한 상황에 필요한 영어를 ‘제대로’ 준비할 수 있을까?" 아마 미국에 오지 않았다면 영어로 인한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기에 이렇게까지 전략적으로 영어를 준비해야 한 다고 생각을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이제는 제가 품고있던 질문에대해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있는 자신감 또한 생겼습니다.

영어가 필요한 상황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그리고 필요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여 나만의 영어전략 로드맵을 만들어가는지 그 방법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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