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차 디자이너의 맵 디자인 제작기
2주 전쯤의 일이다.
친한 후배와 함께 재학했던 모교에 방문할 일이 생겼고 10여 년 만에 교수님을 만나게 되었었다.
교수님과 요즘 수업방식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원격수업에 대한 어려움이 없냐는 질문을 했는데 대답이 뜻밖이었다.
요즘 친구들은 오히려 현장 강의를 힘들어해요.
원격수업을 선호하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답니다.
코로나가 세상을 정말 많이 바꿔놨구나, 느껴졌다.
근래 들어 폭발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가 많아졌고, 블라인드와 같은 직장인 커뮤니티만 보더라도 재택근무에 매력을 느낀 직장인들이 조용히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을 볼 수 있다.
이에 코로나가 진정되어가는 상황임에도 재택근무가 하나의 복지로,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게더타운이나이나 젭과 같은 메타버스 서비스가 더욱더 활성화될 거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날로 집에 온 후 게더타운과 젭, 세컨블록과 같은 메타버스 서비스들을 확인했다.
마침 젭(ZEP)에서 '덕질'이라는 mz 관련 키워드로 메타버스 공간 디자인 콘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남은 시간은 단 2주뿐이었지만 짧은 시간 동안 디자인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우선 젭과 게더타운의 디자인적인 장점과 단점에 대해 파악해 보았다.
단점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으나 디자인을 개선하기 위한 아이디어 정도로 보면 되겠다.
탑뷰를 이용하여 공간이 한눈에 보여 시각적으로 안정적임.
아바타 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다수의 사람이 하나의 페이지 안에 있기 적합함.
게임과 같은 아기자기함에 업무공간이라는 딱딱함이 없음.
색감이 어두워 밝은 느낌이 부족하여 여성에게 어필하기 아쉬움.
아직 에셋이 많지 않아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디자인이 부족함.
우선 공모전 정보에 쓰여있는 빅히트뮤직과 함께한 투모로우 바이 투게더 < PLAY X TOGETHER > 팬미팅 진행 페이지에 아이디어를 얻었다.
디자인을 보니 귀여운 스타일과 소규모, 개인을 위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 니즈가 느껴졌다.
트위터를 좋아하는 10~20대들이 자신의 공간을 꾸밀 수 있게 만들자!
이런 점을 바탕으로 내가 작업할 스타일의 디자인을 한 줄로 정의해 봤다.
일반적인 디자인보다, 특정 취향과 연령대를 겨냥한 디자인으로 제작하여 개인 room의 수요를 확인하기로 했다.
10~2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취미 방을 디자인.
기존의 에셋이나 맵을 확인했을 때, 아직 특정 취향을 고려한 스타일의 디자인은 거의 없음.
에셋 스토어를 체크해 보니 아기자기한 맵이나 아이템 에셋에 리뷰가 많은 것을 확인, 기존 작업과 이질감이 없는데 귀엽게 작업하는 것을 목표
이에 10일 정도의 스케줄을 잡고, 작업할 수 있는 볼륨을 체크하였다. 작업 가능한 시간이 많지 않아 바깥-안 2개의 스페이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고양이는 인터넷 세대가 좋아하는 동물
착한 느낌을 주는 강아지보다 성격이 독특하여 캐릭터 포지셔닝을 하기 쉬움
취향을 타는 컬러를 선정, 특정 취향에 어필해 보고자 함. 베이스는 화이트 느낌으로 작업하여 범용성을 높임
덕질이라는 키워드는 취미의 카테고리 안에 있음.
그 밖의 취미생활... 게임, 그림, 책, 사진, 연예인, 식물, 캠핑과 관련된 아이템을 넣어 유저들이 사용할 수 있게끔 작업
또한 디자인에 있어 다른 디자인과의 이질감이 없게+속도감 있는 작업 위해 5톤 이하의 명암으로 설정해 보았다.
취미공간인 원룸을 들어가기 전의 바깥 공간은 숲속에 놓여있는 집을 그려보았다.
(시간 관계상 급하게 작업하느라 이 부분은 러프 스케치가 남아있지 않다.)
맵에 들어갔을 때 심심하지 않게 몇 개의 상호작용을 넣어 게임 같은 느낌을 연출했다.
또한 디자인과 어울리는 무료 음원을 넣어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더욱더 살려보았다.
이렇듯 귀엽고 아기자기하게,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의 초점을 맞춰 작업해 보았다.
실제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간이 적어 최대한 효율적으로 그리도록 하였다.
포토샵에서 최종 완성된 맵이다.
고양이, 베이커리 즐기기, 다이어리 꾸미기, 컴퓨터 하기 등의 취미생활과 어울리는 원룸을 디자인했다.
최대한 기존느낌과는 다른 방향으로 작업 하여 취향을 확인하는 목적성을 가졌다.
에셋은 하나씩 따로 저장하여 파일 정리를 해둔다.
작업 시 그림자를 넣느냐, 넣지 않느냐를 고민을 하였는데 아이템별로 분류하여 넣어보았다.
이 역시 어울리는 음원 파일을 찾아 삽입했다.
시간이 부족하여 뎁스감 있는 작업을 하지 못해 아쉬운 점이 남으나 작업의 볼륨을 체크하는 연구용으로는 충분했다.
이렇게 첫 연습작이 마무리가 되었다.
앞으로 젭이나 게더타운 같은 메타버스 서비스의 세계관이 개인의 sns 공간으로도 확장되길 기대하고 있다.
미니홈피를 꾸몄던 감성에 좀 더 개인적인 본인의 취향을 반영하여 내가 좋아하는 영상이나 기사들, 글들을 url 한 줄로 공유할 수 있고 그 공간 안에 친구들과 만날 수 있다면 정말로 재밌어지지 않을까.
이어서 다음 제작기도 남기도록 하겠다.
-아바타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