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차분 Jul 27. 2023

그런 날 있잖아... 베이킹을 배우고 싶은 날...

의뢰번호 30. 열정 왕 홈베이커, 원데이클래스도 재밌을까?

우리 이름은 칠월&차분! 탐정이죠.

내 '취향'이 없어서 주말이 무료한 여러분들을 위해 다양한 취향을 소개합니다.



의뢰번호 30. 열정 왕 홈베이커, 원데이클래스도 재밌을까?(feat.내궁내결)  


 나는 평소에도 집에서 빵이나 쿠키를 자주 굽는 파워 홈베이커야. 베이킹 카페에서 다양한 정보도 얻고, 베이킹 유튜버들은 모두 내 스승님이지! 그런데 오프라인 원데이 클래스가 문득 궁금하더라고. 취미에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데도, 이건 좀 망설여지더라. 지인들에게 베이킹 수업을 고민 중이라고 했더니 ‘네가 가르치려는 것이냐?’는 반응도 있고, 나도 ‘인터넷에서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인데, 괜히 시간 낭비(?)를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래도 궁금한 건 못 참는 나는 탐정 칠월. 직접 베이킹 클래스에 다녀왔어!




✨취 향 보 고 서 - 30✨

그런 날 있잖아... 홈베이커도 밖에서 배우고 싶은 날...



 오랜만에 내궁내결! 궁금해서 내가 직접 체험해보고 왔어! 지난 6월 말 을지로 포비베이커리에서 진행된 ‘베이글 원데이클래스’에 다녀왔어. 포비(FOURB)라는 브랜드 들어봤어? 나는 종종 원두를 사는 브랜드라 커피 브랜드로만 알고 있었는데, 베이글과 스프레드도 유명하더라고. 특히 베이글은 마켓컬리에서도 베스트셀러래. 와! 정말 광고문구 같은데, 100% 내궁내결 내 돈 내 쓴 이야.(광고 받고 싶습니다) 


 올해 초 포비에서 ‘베이킹 원데이클래스’를 계획 중이란 이야기를 듣고 인스타그램을 슬쩍 팔로우해두고 기다리고 있었지. 드디어 공지가 떴길래 바로! 신청하려고 했는데? 가격이 10만 원! 생각보다 비싸네? 물론 이것저것 따져보면 이해되는 가격인데, 단일 결제 금액으론 좀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니까. 아 그냥 유튜브나 열심히 볼까…. 몇 시간 망설였는데, 그 사이 ‘마감 임박 잔여 1석’이라는 문구가 뜨는 거야. 더 이상의 망설임은 사치. 일단 결제!


 이번 클래스에서는 포비의 시그니처인 베이글을 배울 수 있대. 클래스는 나 포함 4명이 함께했어. 원데이클래스는 지인과 함께 신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엔 그런 분은 없으시더라. 짧게 눈인사만 하고 정적 속에 다들 눈동자만 데굴데굴. 빨리 일거리를 주세요! 어색해요!



 수업은 포비에서 근무하시는 베이커 두 분이 진행해주셨어. 미리 준비해두신 자료를 보며 들어가는 재료와 수업 진행 방식을 간단하게 설명 듣고 바로 베이글 반죽에 들어갔어. 재료를 넉넉하게 준비해주셔서 반죽 양이 어마어마해!


 반죽기로 반죽하는 동안, 반죽을 꺼내서 보여주시며 반죽 상태를 확인시켜 주셨어. 평소에 내가 ‘이 정도면 됐겠지.’ 생각했던 것보다 반죽이 부드러워서 신기했어.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물어보라고 하시길래 “물은 수돗물인가요? 정수인가요?”, “발효종은 호밀인가요?” 별별 질문을 다 했는데, 너무 친절하게 대답해주셔서 감사했어.(그런데 나중에 물으시더라. 직업이 뭐냐고. 저는 그냥 유튜브 많이 본 홈베이커입니다) 대용량 반죽기 그런지 힘이 좋아서 5분도 안 되어 반죽 끝! 와! 기계 갖고 싶다. 우리 집 반죽기 20분 걸리던데. 


 완성된 반죽은 베이글 중량대로 나눠 공그르기 작업에 들어가. 아 공그르기는 반죽의 표면을 매끈하게 성형하는 작업인데, 이 정도는 홈베이커에게 식은 죽 먹기. 잘한다고 칭찬받았어. 칭찬 좋아 짜릿해! 다른 분들은 처음이라 좀 어색해하셨는데, 선생님들이 손 모양을 잘 잡아주시면서 도와주셔서 금방 적응하시더라.


 작업을 마친 반죽은 1차 발효에 들어가. 발효시키는 동안 음료를 마시며 같이 수업을 듣는 분들과 인사도 나누고 이야기도 나눴어. 의외로 다들 베이킹 경험 전무. 나처럼 평소에 베이킹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레시피를 배우러 오는 경우가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였어. 평소 관심은 있고, 집에서 해보고 싶은데 장비가 없어서 궁금했던 분들이 오시는 비율이 더 높은 것 같아.



 발효가 끝나면 이제 베이글 모양으로 본격 성형을 하는데, 나는 여기서 ‘와 원데이클래스 오길 잘했구나!’ 생각했어. 집에서 베이킹을 할 때 나름 베이글 모양을 만들어냈는데도, 뭔가 어설펐거든. 선생님이 반죽을 미는 방향이나 강도를 정확하게 짚어주니까, 모양이 너무 예쁘게 나오는 거야! 이래서 사람은 배워야 해. 손에 익으니 속도도 쭉쭉! 다들 만들기에 몰입하다 보니 약간 체험 삶의 현장, 생활의 달인 느낌이긴 했는데, 다들 너무 잘한다며 칭찬해주셨어. 이렇게 한 번에 잘하기 쉽지 않다고! 역시 원데이클래스는 선생님 칭찬에 어깨가 한껏 으쓱해지는 맛이 또 있지. 


 이제 2차 발효를 해주는데, 2차 발효는 시간이 좀 더 걸려. 안정적인 모양과 식감을 위해서는 적절한 온도와 시간이 중요해서 발효기에 넣어두었어. 와 발효기 갖고 싶다! 나는 전기장판 틀어놓고 이불 덮어놨는데! 


 슬슬 저녁 시간이고 힘도 써서 배가 고플 거라며 선생님이 베이글로 간식을 만들어주셨어. 반으로 자른 베이글에 올리브 스프레드를 바르고 꿀과 치즈를 잔뜩 올려 오븐에 구워주셨는데, 취향 저격! 집에서도 간단히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레시피도 저장. 좀 더 먹고 싶었는데, 다들 소식가신지 안 드시더라고. 혼자 두 개 먹기 뻘쭘해서 더 먹진 못했는데, 레터 적다 보니 또 생각나네, 그 고소한 맛이!


 이제 거의 마지막 단계. 데치기 작업이 남았어. 베이글은 쫄깃한 겉면을 만들기 위해 끓는 물에 30초 내외로 데치는 호화작업을 해. 이때 광택을 위해 설탕이나 올리브유를 조금 넣거든. 그런데 준비해주신 물색이 그냥 물은 아닌 듯. 좀 다르더라. 교재에도 없길래, ‘아, 이건 영업 비밀이라 미리 준비해두셨나?’ 싶었는데, “물 색깔이 특이하네요?”라고 운을 띄우자마자 “아, 이건요~” 라면서 어떤 재료가 어떤 비율로 들어갔는지 모두 다 알려주셨어. 아니 근데…. 이렇게 다 알려줘도 되는 거예요? 영업비밀 뭐 이런 거 없어요?



 반죽을 제외한 모든 과정이 선생님이 시범을 보여주시면 수강생들이 직접 해보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서 더 재미있었어. 재료를 넉넉하게 준비해주신 덕분이지. 데친 베이글 위에 흑임자나 치즈 등 원하는 토핑을 뿌리고, 오븐에 구우면 완성. 50개가 넘는 베이글을 한 번에 다 구울 수 있다니! 홈베이커는 부러워서 눈물이 나요. 와! 오븐 갖고 싶다! 우리 집 오븐은 한판밖에 안 들어가는데! 


 베이킹의 묘미는 갓 구운 빵을 먹어볼 수 있다는 것 아니겠어? 모두 갓 나온 베이글은 처음 먹어본다며 즐거워하더라. 맛은 말해 뭐해 갓 나온 빵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지. 완성된 베이글은 모두 수강생들이 가져갈 수 있어. 시식을 많이 했는데도, 나눠보니 얼굴만 한 베이글이 14개나 되더라고. 게다가 베이글에 발라먹는 스프레드와 스프레드 나이프까지 선물로 주셨어.


 큰 쇼핑백 두 개가 가득 찰 정도로 베이글과 선물을 받아 집에 돌아왔는데, 정말 이렇게 다 퍼주셔도 되는 건가요? 너무 감사합니다. 수업은 재미있었냐고? 금액이 비싼 건 아닌가 망설였던 게 무색할 정도로 만족도 최고. 너무 즐거운 세 시간이었어.



 원데이클래스에 다녀온 지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 이미 베이글은 다 먹었어. 없어. 엄청 많다! 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가족과 앉은자리에서 베이글을 3개나 먹고 나머지는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는데, 주말 아침마다 크림치즈도 발라 먹고, 샌드위치도 해 먹으니 금방이더라. 사실 차분이도 나눠주기로 했는데 미안 내가 다 먹었어. 


 그래서 지금은 원데이클래스에서 배운 레시피대로 다시 베이글을 만들어보려고 발효종을 키우는 중이야. 발효종(탕종)은 처음 키워보는 거라 매일 들여다보며 이게 맞는 건지 의심하고 있는데, 이것만 성공하면 집에서도 포비 베이글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이미 집에 모든 재료(오븐, 반죽기, 각종 재료 등)가 다 있어서 레시피 그대로 따라 할 수 있어서 수업 후 푸짐하게 받은 베이글과, 새로 알게 된 상업용(안정적인) 레시피까지 생각하면 오히려 10만 원이 저렴하다고 느껴질 정도야. 하지만, 베이킹을 해보지 않은 초보라면 집에서 바로 배운 레시피대로 베이킹을 시작하긴 어려울 것 같아. 일단 구움 과자 등 다른 베이킹 클래스를 한두 번 더 들어보고, 적성이다! 집에서도 즐기기 좋은 취미다! 라고 느껴진다면 하나둘 장비를 사서 홈베이킹에 입문해보자. 베이킹은 정말 재미있거든!



▶취향탐정단의 평가

이번 주말, 나는 과연 배워온 베이글을 완성해낼 수 있을 것인가!



- 뉴스레터 구독: https://taste-shoot.stibee.com/ 

- 유튜브 구독: https://www.youtube.com/@taste_shoot

- 문의 및 제안: shoot.taste@gmail.com


매거진의 이전글 장마잖아? 집에서 게임 안할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