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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차분 Aug 10. 2023

시리얼 컵 정도는 있어 줘야 감성 홈카페지!

의뢰번호 32. 곰손도 직접 디자인한 그릇을 가지는 방법?

우리 이름은 칠월&차분! 탐정이죠.

내 '취향'이 없어서 주말이 무료한 여러분들을 위해 다양한 취향을 소개합니다.



의뢰번호 32. 곰손도 직접 디자인한 그릇을 가지는 방법?  


 나는 예쁜 식기류를 좋아해. 예쁜 그릇에 음식을 담으면 왠지 맛도 더 좋은 것 같고 사진도 잘 나와서 기분이 좋아지거든. 그릇을 자주 구경하다 보니 이제 직접 그릇을 만들어 보고 싶은 욕심까지 생겼는데, 직접 도자기를 빚어볼 자신은 없어. 이 이야기를 했더니 친구가 전사지 공방 원데이클래스를 추천해 줬어. 인스타그램에서 검색해 보니 세상에! 알록달록 아기자기 너무 귀여운 거 있지! 내가 직접 디자인한 그릇을 가질 수 있다니 식기 덕후 심장이 두근두근!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


 취향사무소에서 전사지 원데이클래스를 소개해 줘!



✨취 향 보 고 서 - 32✨

시리얼 컵 정도는 있어 줘야 감성 홈카페지!


https://youtu.be/slmhYRcs_ZE


 세상엔 예쁘고 귀여운 게 너무 많아 큰일이야. 귀엽고 재미있는 클래스는 그냥 지나칠 순 없지. 이번 주도 내궁내결! 지난 2월, 인천 송도의 니드온리 전사지 공방에 탐정즈가 함께 다녀왔어. 추울 때 다녀온 원데이클래스를 폭염이 기승인 한여름에야 레터를 쓰다니. (이렇게 밀린 레터가 많습니다. 여러분) 


 감사하게도 니드온리 작가님이 원데이클래스에 초대해 주셔서, 미리 날짜와 시간을 조율하고 공방에 방문했어. 깨끗하게 정돈되고 채광이 좋은 공방이라 기대감 업! 벌써 재미있네. 나는 공방에 가면 수업 전 잠깐 공방을 둘러보는 이 시간이 가장 설레더라. 


 공방 곳곳에 원데이클래스를 다녀간 다른 분들이 만든 작품들이 건조를 위해 놓여있는데, 알록달록 예쁜 작품들이 모여있으니 너무 귀여워. 정해진 도안 없이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 보니 완성된 작품들이 다 달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해. 어쩜 다들 이렇게 아이디어가 좋을까? 


[막상 만들려니 막막해 하는 중]
[스티커가 다양해서 귀여워...]

 

 우선 그릇의 종류를 먼저 고르는데, 크게 유리와 도자 중에서 고를 수 있고 모양이나 크기도 다양해서 선택의 폭이 넓어서 너무 좋았어. 원래 기본 유리컵을 만들 생각이었는데, 막상 보니 시리얼 컵이 너무 귀엽잖아. 귀여운 건 못 참지.  


 컵을 골랐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도안을 구상하면 돼. 도안은 정해진 모양이 없어. 색종이같이 생긴 전사지를 직접 오려서 모양을 만들 수도 있고, 모양 펀치로 찍어낼 수도 있어. 문자나 숫자 그리고 그림이 그려진 스티커 같은 전사지도 많이 준비되어 있어서 가위질을 못 해도, 그림을 그리지 못해도 문제없을 듯!


[생각한 도안 열심히 자르기]


 클래스는 총 두 시간 정도. 보통 도안 구상을 한 시간 정도 하고, 나머지는 전사지를 붙이는 시간으로 쓴대. 공방 방문 전에 다른 작품들을 찾아보면서 ‘이것도 귀엽다.’, ‘저것도 귀엽다’며 잔뜩 구경했는데, 막상 시작하려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거 있지. 눈앞에 귀엽고 예쁜 게 잔뜩 있으니 선택하기도 어려워. 앞에 앉은 차분이가 거침없이 도안을 턱턱 자르는 걸 보니 나는 더 초조해지고…. 


 디자인 시간이 넉넉하다고 생각했는데, 고민하는 시간 40분. 막상 전사지를 자르고 배치하는 시간은 겨우 20분. 아니 전사지 디자인조차도 벼락치기로 하다니. 일주일 내내 놀다가 목요일에 부랴부랴 레터를 마감하는 평소 내 모습과 다를 게 없네.


[전사지 불리는 중]


 디자인이 잡히면 이제 시리얼 컵에 붙여주면 돼. 도자기 상회용 전사지는 물전사지와 사용 방법이 비슷해. 깨끗한 물에 전사지를 넣고 30초 정도 기다리면 아래 종이와 전사지가 분리돼. 분리된 전사지를 핀셋으로 조심히 떠서 시리얼 컵에 옮겨 자리를 잡아 주면 끝. 물기가 있는 동안에는 위치를 조정할 수 있어. 카드 크기의 작은 헤라로 물기와 기포를 꼼꼼히 제거해 줘야 해. 이 작업이 제일 중요하대. 전사지 작업을 마친 그릇은 가마 소성을 해야 하는데, 기포가 있으면 소성 중에 전사지가 찢어져서 작품을 망칠 수 있다더라고. 


 전사지를 붙이는 작업은 꼼꼼하게만 해주면 되기 때문에 디자인보다 쉽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게 조용히 사고를 쳤더라고. 분명 디자인대로 놓은 것 같은데 왜 한쪽으로 쏠렸을까? 당황하는 게 눈에 보였는지 작가님이 수습해 주러 오셨어. 역시 원데이클래스는 사고를 쳐도 수습해 주시는 작가님이 계셔서 든든해. 이미 붙은 전사지에 물을 살짝 묻혀 다시 불려주고 떼어내서 옮겨주면 수습 완료! 


 알록달록 튤립과 귀여운 강아지 고양이를 넣은 나만의 시리얼 컵을 완성했어. 내가 만들어서 그런지 더 귀여운 거 있지. 이렇게 완성된 컵은 하루 이틀 정도 더 건조를 시켜주고 가마 소성을 해야 한대. 전사지 공예의 다른 재료는 인터넷으로도 쉽게 구할 수 있지만, 800도 정도의 가마에서 소성을 하는 이 과정 때문에 집에서 취미로 만들기엔 무리야. 소성이 끝난 시리얼 컵은 택배로 보내주신대. 바로 작품을 가져갈 수 없는 건 조금 아쉽다. 


[차분이가 만든 시리얼 컵]


 2주 뒤에 완성된 컵이 도착했는데, 시리얼 컵은 내가 만들어 그런지 너무 귀여워. 컵이 커서 시리얼을 합법적(?)으로 많이 먹을 수 있는 것도 아주 마음에 들어. 클래스를 다녀온 뒤에도 계속 다른 전사지 공예 작품들을 찾아보게 되더라고. ‘이런 디자인을 할걸’, ‘이 디자인도 예쁘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왠지 아쉬움이 남기도 하고, 욕심도 생겨서 아마 다음에 또 전사지 공방을 찾아올 것 같아. 


 전사지 공예는 다양한 디자인의 전사지를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예쁜 작품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손재주가 없어도 부담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위험한 도구를 사용하지 않아서 체험할 수 있는 연령의 폭도 넓고, 재료가 간단해 단체수업으로도 좋대. 게다가 만든 그릇이나 컵은 직접 사용도 할 수 있으니, 실용성까지 빠지는 게 없네! 전사지 공예가 요즘 핫한 이유가 있지? 매일 폭염주의보 경보 문자가 이 여름. 시원한 실내에서 꼼지락꼼지락 예쁜 작품을 만들며 힐링하고 싶다면 전사지 클래스를 강력하게 추천할게! 



▶취향탐정단의 평가

 제가 인물 토퍼를 만든다고, 가위질을 잘할 거로 생각하신다면 큰 오해입니다.


나 가마 갖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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