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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차분 Mar 01. 2024

템플스테이, 나를 찾는 차분한 시간

우리 이름은 칠월&차분! 탐정이죠.

내 '취향'이 없어서 주말이 무료한 여러분들을 위해 다양한 취향을 소개합니다.




✨취 향 보 고 서 - 49✨

템플스테이, 나를 찾는 차분한 시간



 의뢰인들은 죽기 전에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일이 있어? 버킷리스트라고도 하잖아. 나도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템플스테이'야.


 템플스테이는 이름 그대로 절에서 숙박하며 수행자의 일상을 경험하는 프로그램이야. 체험형과 휴식형이 있는데, 체험형은 참선 교육, 명상 체험 등 실제 수행을 해볼 수 있고 휴식형은 말 그대로 별도의 활동 없이 편하게 쉬었다 올 수 있어. 꼭 불교가 아니더라도 힐링, 자아 성찰, 새로운 경험 등을 위해 일반인들도 많이 참여하더라고.


 나는 이번에 기회가 되서 구례 천은사 템플스테이에 다녀왔어. 자세히 알려줄게!




 천은사는 구례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작은 절이야. 절 뒤로는 지리산 소나무 산책로가, 절 앞으로는 천은저수지가 펼쳐져 있어서 주차장에 도착하니 이야~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


 이번에 신청한 템플스테이는 휴식형이야. 오후 3시에 입실해서 다음 날 11시에 퇴실하는데 정해진 공양(식사) 시간을 지키는 것 빼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어. 산책을 해도 되고, 방에서 책을 읽어도 되고, 잠을 자도 되는 거지!




  캐리어를 열심히 끌면서 절에 도착해 템플스테이 사무실로 직행했어! 작은 절이라 그런지 관광객도 거의 없어서 아주 고요하더라. 템플스테이 사무실에서 간단한 설명과 수련복, 이불 등을 받아서 숙소로 향했어. 아주 깔끔한 한옥이 오늘 묵을 장소야! 절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방문한 곳은 방마다 화장실도 있고, 잠자리도 두꺼운 매트리스가 있어서 아주 편했어. 심지어 와이파이도 있었어... 아주 속세의 맛...(?) 역시 자비로우신 분들이라 그런지 와이파이 비밀번호도 없더라고☺️ 


 나는 동행인과 방을 사용했는데 보통 한 방에 4명 정도 사용할 수 있고, 방이 부족하지 않으면 일행끼리 사용하고, 꽉 찬다면 다른 일행과 함께 묵게 될 수도 있어. 물론 비용을 추가한다면 1인 1실도 가능해.



 그리고 이 사진은 템플스테이 하는 동안 입을 수련복이야. 법복, 절복이라고도 하던데 겨울이라 그런지 엄청 두툼하더라고. 이날 유난히 따뜻해서 낮 산책을 할 때는 수련복만 입어도 안 춥더라! 옷 자체도 정말 편해서 좋았어. 하나 구매할 뻔...


 입실을 하고 짐을 푼 뒤 옷을 갈아입은 우리는 산책을 했어! 해지면 멧돼지가 나올 수 있으니 나가지 말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들어서 해가 쨍하게 떠 있을 때 소나무 산책로를 걸었지. 엄청 좋더라. 공기도 좋고, 바람도 좋고, 나뭇가지 부딪히는 소리도 좋고. 겨울이라서 푸르른 숲은 없었지만 나름의 운치가 있더라고. 이런 게 힐링이지~ 하고 느긋하게 여유를 즐겼어. 



 산책을 한 뒤 저녁 식사를 했어! 공양이라고 하더라고. 절밥 맛있는 건 이미 알잖아~? 절에서는 고기를 먹지 않아서 오직 채소로만 맛깔나게 차린 식사야. 밥은 뷔페식이라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고, 발우공양을 하진 않지만 자기가 먹은 설거지는 각자 해!


 겨울이라 해가 빨리 져서 저녁을 먹은 뒤에는 얼른 숙소로 돌아갔어. 멧돼지 나올까봐... 산책하는데 산책로에도 '멧돼지를 만났을 때 대처법' 이런 게 붙어 있더라고. 높은 바위나 나무에 올라가라는데 어려울 것 같으니 숙소에서 시간을 보냈어. 가지고 온 차도 마시고, 책도 읽었지. 근데 진~짜 조용했어. 밖은 자연의 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더라. 오랜만에 느끼는 고요함이라 괜히 마음까지 차분해졌어.


 밤에는 별을 보고 싶었는데, 날이 흐려서 안보이더라고. 그런데 새벽 5시, 새벽예불을 하러 일어나서 밖을 보니 별이 보이더라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었는데, 꽤 잘 담겼지? 실제로는 아주 별이 쏟아지더라. 진짜 좋았어.





 새벽예불은 극락보전에서 진행되는데 자율 참석이야! 이왕 온 거 해봐야지 싶어서 새벽같이 일어났지! 어떻게 하는 건지 유튜브 찾아봤는데, 딱히 안 나오더라고? 그래서 멀뚱멀뚱 가서 옆 스님들이 절할 때 따라 절했지 뭐� 30분가량의 새벽예불을 마치고 1시간 정도 쉬다가 7시부터 아침 공양 시작이라 밥을 먹었어! 아주 꿀맛! 밥을 먹고는 절 앞의 저수지 산책로를 한 바퀴 돌고, 짐을 정리한 후 퇴실했어.


 1박 2일,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의외로 많은 깨달음을 얻었어. 친구와의 대화에서, 다른 일행과의 대화에서, 템플 사무실 직원과의 대화에서 등 평소라면 흘려듣고 말 이야기에서 나도 모르게 인생의 진리(?)를 찾게 되더라고. 이것이 바로 템플스테이의 효과인가! 일상에 지치고, 현실이 버겁다면 모든 걸 내려두고 한 번쯤 다녀오길! (참고로 천은사는 템플스테이 옆에서 공사 진행 중이어서 낮에는 소음이 심하더라고. 방문한다면 올해 12월 이후를 추천해!)




▶취향탐정단의 평가

1년에 한 번은 꼭 가려고 마음먹었어.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 아 근데 유명한 절보다는 작은 절이 좋은 것 같아. 템플스테이 참가자가 별로 없어서 진짜 조용하게 지내다 올 수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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