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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바람 Jul 23. 2022

먼저 떠나간 너를 그리워했다.

먼저 떠나간 너를 그리워했다.


슬퍼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허무하고 헛되다 느꼈다.


그리고 때로는 그런 네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떠나간 네가 부럽다는 뜻이 아니다.


 마음속에 좋은 기억만을 남기고 떠나간 네가 부러웠다.


왜냐면 난 누군가에게 그럴 자신이 없다.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더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먼저 떠나간 너로 인해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한 가지를 더 배웠다.


이별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


그리고 언젠가는 반드시 나에게도 그 순간이 찾아올 것이라는 것.


하지만 그것은 영원한 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것도.


그러기 위해 난 좀 더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조금씩 누군가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어간다면


어쩌면 언젠가 찾아올 영원한 이별을 조금 더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넌 나에게 꽤 오랜 기간 동안 아무 소식 없이 불현듯 먼저 떠나갔지만


난 너의 생전 그 어느 기간보다 널 기억하고 너로 인해 깨달았다.


나도 누군가의 가슴속에서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면.


삶이 조금은 덜 두려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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