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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mz Mar 03. 2023

Sparkle

반짝이는 별들을 위한 행진곡



Sparkle(スパークル)



 반짝임. 아마 처음 '반짝임'에 관하여 생각해 보게 된 일은, 한 영화의 OST를 듣고 난 후일 것이다. 이는 바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君の名は。)>. 이 영화는 '혜성'이라는 소재를 기점으로 전개되었던 만큼, 그야말로 환상적인 영상과 다채로운 색채의 집합소였다. 이를 더 폭발적으로 강화시켜 주었던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음악'이다.

 어떤 이야기를 서사적으로 써 내려가는 음악가가 있는 반면, 악기 소리로 한 장면을 선명히 그려내는 이들도 있다. 이 영화의 음악을 담당했던 RADWIMPS(래드윔프스)는 후자의 모습에 더 가깝고, 이 영화에서 그 빛을 발한 것 같다. 별들이 무수히 쏟아져 내리는 장면은 물론이거니와, 시골의 정겨운 풍경과 두 주인공의 유쾌한 상황, 엄숙하거나 신비로운 분위기까지 세밀하게 만들어냈다. 음을 다루는 가수임에도, 붓터치가 세심한 화가로서의 면모가 느껴지는 것이다.



Sparkle



 그중 말하고 싶은 노래는 이름부터 반짝이는 'スパークル(Sparkle)'이다. 이를 듣고 있으면 말 그대로 반짝반짝한 것들이 눈에 아른거린다. 사실 이들의 다른 노래를 들어봐도 알겠지만, 원래 별똥별 같은 사운드를 잘 만들어내던 가수이다. 끊김 없이 오르내리는 건반과 화려한 현악 반주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노래 또한 그런 특징이 잘 스며들어 있고, 짧게 울리는 기타 소리가 가느다란 별줄기에 조금 더 무게감이 있도록 빛을 첨가한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의 영화적 상황과 나의 감정, 가슴을 톡톡 두드리는 듯한 멜로디가 모두 맞물려 있던 것이 기억난다. 음악이란 단순하게는 청각에 관여하는 예술이라 할 수 있지만, 언제나 다른 자극들과 결합되어 있기 마련이다. 마을을 부숴버릴 혜성이 느릿하지만 빠르게 내려오던 때, 잊어버린 기억들과 그럼에도 기억해내려 하는 의지 그리고 지켜내고자 하는 용기. 이 모든 것이 떠오르는 순간, 그 뒤로 흐르는 현들의 합주와 함께 가장 아름다운 반짝임을 보았다.

 이 곡은 그저 내려오는 별 뭉터기의 목소리를 그 어떤 것보다 가장 잘 나타내었다. 쏟아지기 시작하려는 모양, 여러 갈래로 나뉘는 아찔함과 부서지고 어딘가에 닿아 사라지기까지, 별들의 일생을 담아 놓은 듯한 흐름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의미를 담으려 하지 않았다. 여러 색깔의 물감을 튀기듯 뿌려놓은 큰 화폭마냥, 혜성이 가진 색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했다. 마치 별을 위한 행진곡처럼 말이다.

 제목 자체로도 알 수 있듯 애초에 '반짝임'을 그린 노래가 맞다. 멜로디만으로도 이미 그렇고, 가사나 영화 내용적으로도 서로가 서로를 기억해 내는 그 순간을 스파클이라 볼 수도 있다. 그렇기에 반짝이는 음악이라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날 수밖에 없지만, 반짝임을 가장 잘 표현한 노래임엔 또 반박할 수가 없다. 언젠가 내 눈으로 떨어지는 별을 보게 된다면, 그 옆엔 이 노래가 흐르고 있었으면 한다. 아니, 매 순간 반짝이는 날들에 흘러주길 바란다. 그 어떤 시간도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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