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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mz Aug 26. 2018

Ryuichi Sakamoto: LIFE, LIFE

사카모토 류이치와 함께하는 피크닉(Piknic) : 전시회 관람 후기



2018.06.08


사카모토 류이치와 함께하는 피크닉(piknic)




피크닉(piknic)



 사카모토 류이치 전시회(Ryuichi Sakamoto: LIFE, LIFE)를 감상하기 위해 피크닉(piknic)에 다녀왔다. 결론은 대만족, 너무나도 많은 영감과 감동과 생각을 느낄 수 있었다. 지하 1층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전시는, 제일 첫 공간에서만도 1시간은 있을 수 있겠다 싶었다.


 이 곳은 총 5층, 10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한 층을 느끼고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또 한 공간을 느끼고 옆 공간에 발을 내밀면서 다음에는 또 어떤 보물을 찾을지 마치 모험을 떠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모든 작품은 정말 말 그대로 그의 삶(life)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시대의 자연과 소리가 맞물리는 것들, 다양한 매체와 메시지의 결합들이 쏟아졌다.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것이 정말 많은데도 불구하고, 촉박하지 않고 멈춰진 시간을 다니는 것 같은 기분은 참 신기했다. 


 그는 오히려 '음악'보다 '소리'를 사랑하는 듯하다. 일상과 자연을 표현하고자 했던 그에게 소리는 이에 더 가깝게 맞닿아있던 소재였기 때문일까? 빗소리와 흙과 풀을 밟고, 바람이 스치는 소리를 담아 이를 다시 들을 때의 그의 미소를 잊을 수가 없다.


 이것저것을 긁어보며 만들어진 소리 위에 한 음, 한 음 올려 겹쳐가던 모습은 경이로울 만큼 아름다웠다. 그의 음악은 빗방울이 수면에 똑똑 떨어지듯 섬세하고 깨끗한 소리들이 모여있었다. 안개에 흐릿해진 시야에도 분명 맑은 소리가 뚫고 나오고 있었다. 이것이 그가 사는 방식 일까도 생각해본다.




 


 그의 음악뿐만 아니라 전시회 자체의 기획력도 엄청났다. 관람객들이 그의 숨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모든 방식을 최대한으로 사용했다. 어떻게 이렇게 소리를 들려주고 보여줄 수 있는지, 매 순간마다 공간에 압도되는 경험을 선사했다. 음악을 어떻게 전시할까 궁금했는데, 이것이 정답이구나 싶을 만큼 감격스러웠다. 


 또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작품의 설명들이었다. 간혹 전시회에 가면 작품 설명이 과하게 추상적이라 이해는 둘째 치고, 작품과 무슨 연관인지 동떨어진 느낌을 받을 때도 많다. 그러나 이 곳에서의 설명은 작품을 이해하기에 앞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을 또박또박 잘 짚어주었다. 'LIFE'라는 큰 틀을 통해 그의 삶과 연관을 지어, 작품이 만들어진 이유와 담긴 의미를 차근차근 알려주었다. 설명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옆을 보면 글로 표현된 세상이 존재하던 것이었다.


 아무튼 그와 함께하던, 피크닉이라는 공간에서 걸어 다니던 시간은 물리적으론 내 인생에서 작은 부분이겠지만, 아마 내 인생을 끌고 갈 가장 큰 시간일지도 모른다. 다음에 다시 가게 된다면 또 다른 감흥을 얻을 것 같다.


 소리가 전하는 것은 언제나 상황에 따라 다른 순간을 전한다.






LIFE, L I F E 티켓



 옥상에 올라왔을 때는 마침 아름다운 노을이 지고 있을 때. 참 장소를 잘 활용했구나 싶었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삶을 공감하고 이해하고 정리할 수 있었던 공간. 이 곳에서 여운을 남기고 여정을 기억하기에 충분했다.




RYUICHI SAKAMOTO EXHIBITION : LIFE, L I F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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