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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진 Dec 21. 2023

나만의 리듬 찾기

1. 취미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자주 하시는 분들은 가끔 인바디로 체지방이나 근육량을 체크해 보신 적 많으실 텐데요. 모든 부위에서 고르게 표준 이상의 근육량을 얻거나 소위 말하는 인바디 점수로 만족할만한 높은 스코어를 받기가 꽤나 어렵습니다. (90점 받는 게 학교 다닐 때보다 몇 배는 더 어려운 듯합니다)

저도 가끔씩 체크를 하곤 했는데, 운동을 나름 꾸준히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인바디 수치가 좋지 않거나 들쑥날쑥하면 괜히 숫자에 집착하게 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 같아서 어느 순간부터 '눈바디파'로 전향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마음은 훨씬 편해졌는데, 지나고 보니 제 딴에는 근육량이 늘었다고 생각한 것이 결국 대부분 체지방으로 판명되거나 벌크업을 한답시고 불렸던 체중으로 인해 지방간을 얻는 등의 부작용도 발생했습니다.

조금 더 냉정한 자기 객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때부터 다시 정기적으로 인바디를 체크해 보고 주변 트레이너의 조언을 받아 운동법에도 조금씩 변화를 주었습니다. 그 결과 체중은 꽤 많이 감량했음에도 근육량은 오히려 증가하는 등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2. 운동 용어 중에 '네거티브(이완)' 동작이 중요하다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요. 네거티브 동작을 쉽게 설명하면 벤치프레스 할 때 내리는 동작, 스쿼트시 내리는 동작 등이 네거티브(이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스포츠에서 보면 네거티브 동작은 사실 비효율적인 방법입니다. 대부분의 스포츠에서 요구되는 순발력, 근력 등은 이완 보다는 수축성 운동(포지티브)에 초점을 맞춰야 효율이 높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근성장을 목표로 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포지티브 동작과 이에 이어지는 네거티브 동작은 계속된 근육의 긴장상태를 줘서 근발달의 효율을 높여준다고 합니다.

트레이너들이 운동할 때 너무 빠르게 하지 말고 자극을 느끼면서 '지긋이' 하라는 표현이 이런 맥락입니다. 근육의 수축으로 다룰 수 있는 중량보다 이완할 때 다룰 수 있는 중량이 보통 더 크기 때문에 근육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원리죠.

3. 인바디를 체크할 때도 느낀 재밌는 부분이 있는데요. 너무 몸에 힘을 빡 주고 경직된 상태로 인바디를 체크하는 것보다 힘을 빼고 이완된 상태로 체크할 때 결과가 더 좋더군요. 저는 반대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미세한 전류가 인체를 통과하면서 발생하는 저항값에 기반해 근육량이나 체지방량을 계측하는 기계 특성상 수치는 매번 예민하게 바뀔 수밖에 없을 텐데요.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 대체로, 몸에 힘을 빼고 편안한 상태로 체크한 수치가 더 좋았습니다.  

4. 이직이나 취업을 준비할 때도 운동과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명확한 자기 객관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특정한 조직이나 집단에서 고정된 역할을 오랫동안 지속하다 보면, (성실하고 열정적인 인재 분들일수록 조직에 대한 몰입도가 높으셔서) 그 안에서 필요로 하는 스킬과 역량은 충분히 갖출 수 있지만 그것이 현재 시장 내에서도 범용성이 높고 그 가치를 내부만큼 인정받을 수 있는 부분인지는 조금 다른 문제인 경우도 있습니다.

오래 몸담고 있던 곳에서 핵심인재로 인정받게 해 준 특정한 성향과 능력치가 다른 곳에서는 의외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한 조직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여러 문제를 해결해 내고 나름의 성공 케이스를 만들어본 분들은 어느 조직에서건 빛이 날 인재라고 믿는 편입니다만,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충분조건이라기보다 필요조건에 가까운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연차가 높아지고 내부적으로 핵심인재라고 인정받는 분들일수록 지금 당장 이직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본인의 커리어 경험에 대해 객관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는 분들(저 같은 헤드헌터가 될 수도 있고, 아예 다른 인더스트리에서 일하시는 지인 분들도 좋습니다)과 정기적으로 점검을 해보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5. 그렇게 조금은 다른 관점과 맥락에서 자기 객관화가 선행되었을 때 비로소 조금 힘을 빼고, 스스로를 뒤돌아볼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운동과 마찬가지로 업무나 커리어에 있어서도 매일 경주마처럼 달리기보다는 의식적인 '네거티브'를 통해 균형을 찾는 것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6. 커리어 여정에 있어서도 본인만의 '리듬'을 잘 찾아가시길 기원드리며, 혹시 나만의 고유한 리듬을 찾는데 도움을 받고 싶다! 는 분들은 언제든 편하게 연락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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