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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퀸스드림 Jan 27. 2022

하고 싶은 일이 자주 변경하게 될 때 읽어보렴.

자책하지 마라. 자신을 위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는 너를 칭찬해.


안녕! 딸!!



엄마는 요즘 하루하루가 금요일 같다. 연휴를 무척이나 기다리고 있는 어린아이 같다고나 할까? 새해가 되었다고 새벽 기상을 시작했더니 하루를 길게 쓰고 있어서 참 좋은 것 같다. 그런데도 연휴까지 바라다니….

읽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이 쌓여서 이번 연휴 때는 과자를 듬뿍 사다 놓고 따뜻한 방에서 뒹굴뒹굴하면서 책을 읽고 싶다. 넷플릭스로 밤늦게까지 영화도 봐야지. 아~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엄마는 사장님 마인드는 아닌가 봐. 쉬는 날만 생각하다니... 우훗!







우리 딸 하고 싶은 게 너무나 많아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더구나. 더 어릴 때는 발레리나가 되고 싶다고 하더니, 요리가 재미있다며 요리사도 되고 싶고, 강아지가 예뻐서 수의사도 되고 싶고... 아이돌을 보면 아이돌이 되고 싶고, 유튜브를 보면서는 유튜버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너. 뭐든 다 좋다. 네가 행복한 일을 꼭 찾아서 했으면 좋겠어. 어떤 일을 하던 네 마음이 이끄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엄마의 바램이다. 꼭 그렇게 되길 응원할게.




네가 이 편지를 읽을 때쯤이면 너도 30대 후반. 곧 40대를 바라보는 나이겠구나. 엄마 생각인데 말이야... 아마 그때가 돼서도 너는 같은 고민을 할지도 몰라. 왜냐하면 직업은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거든. 평균수명도 길어지고, 또 요즘같이 변화가 빠르게 변화되는 시대라 한 가지 직업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다른 직업으로 전환할 수도 있어. 그리고 너 또한 육아를 통해 잠시 경력이 단절될 수도 있단다. 다시 일을 찾을 때는 아마 그전에 했던 일보다는 다른 일을 찾을 수도 있을 거야.




그때도 너의 일이 자주 바뀔 수가 있단다. 20대 때는 잘하는 일도 해봤고, 30대 때는 하고 싶은 일을 해봤단다. 그리고 경력단절 기간에는 일이 수도 없이 바뀌었지. 그때마다 엄마는 좌절했었어. 그리고 자기 자신을 탓하곤 했었지. “나는 왜 이렇게 잘하는 일이 없지?” “나도 어렸을 때부터 무언가 했다면 지금쯤 어느 경지에 올라와 있었을 텐데... 왜 우리 엄마는 나에게 그런 거 하나도 안 시켰을까?” 하며 애꿎은 엄마를 탓하기도 했었지.




이런 고민은 30대에 가서 끝날 줄 알았는데, 40대 때도 마찬가지더라. 그리고 그때는 내가 아직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좌절했었단다. 나의 50대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 매번 이런 고민을 하다 보니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가 정말로 고민이 되더라.




그러니까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찾는 거야. 그 사실이 더욱 슬펐단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이렇게 없다니... 특히나 대한민국에서는 나이 많고 가방끈 긴 여성이 뭔가 새롭게 일을 시작한다는 게 쉽지 않다. 아이 엄마라는 이유도 말이야. 만약 결혼을 안 했다면, 나이 많은 여성이 결혼도 안 했고, 아직 아이도 안 낳았다는 이유로 취업하기 어려운 것처럼 이미 그 시기를 다 지낸 여성들도 마찬가지더라. (제발 30년 뒤에는 이런 이야기 자체가 없어졌으면 좋겠구나)







엄마 친구들을 봐도 비슷해. 결혼 전에는 대기업에서 잘 나가던 여성이었는데, 육아로 인해 일을 그만두고 난 뒤 다시 그전과 같은 일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았지. 그러다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육아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된 경우는 더더욱 그렇단다)을 찾아서 하는데, 그렇게 찾은 일은 행복과 먼일이란다.




아이의 학원비 때문에, 경제적 보탬이 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하는 일이 되어 버린 거지.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사는 삶이 되더라. 참 그게 슬펐어. 많은 여성이 그렇게 공부도 많이 하고 자신의 꿈을 꿔왔으면서도 결국에는 이렇게 된다는 사실이...




엄마 주변에도 많아. 엄마가 하는 모임 안에서도, 대학원 동기들도, 또 박사학위를 받은 지인들도 이런 여성들이 많지. “내가 이러려고 공부한 거 아닌데….” 하면서 오히려 더 선택의 폭이 좁아진 것 같다며 이제는 정말 무엇을 해야 할지 더 난감하다는 사람들도 많더라.




엄마도 다시 직장에 오기까지 수많은 일들을 거쳤단다. 혼자서 소규모 무역도 해보고, 일본어를 가르쳐보기도 하고, 강의도 하고, 책도 쓰고…. 계속 뭔가를 하려고 꾸준하게 노력했던 것 같아. 엄마의 마음이 건강할 때면 이렇게 노력하면서 살아온 나 자신을 칭찬해 주는데, 내 마음이 건강하지 못할 때면 자책하게 되더라.







나의 달란트는 무엇일까? 분명 하나님은 우리를 이 세상에 보낼 때 달란트를 주셨다고 했는데... 아무리 봐도 나는 나의 달란트를 모르겠다는 거야. 뭘 해도 잘 안 되는 것 같고, 그렇다고 열심히 안 한 것도 아닌데, 그래도 보면 뭔가 계속 꾸준히 하고 있는데 왜 나는 잘 안 되는 걸까?




이런 생각 할 때가 가장 속상하지 않니? 엄마는 그렇더라. 엄마 회사에는 회장님 아들이 있는데 그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회장님 아들이었잖아. 물론 그도 회장님 아들로 살기 위해 미국에도 가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나름의 노력도 많이 했겠지만, 출발선 자체가 다른 그들은 이런 고민 자체를 안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은 부럽기까지 하더라.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 그럴 수 없다면 일찌감치 내려놓는 게 낫겠지. 그들은 그들이고, 나는 또 나니까. 비교할 수 없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나만 불행해지더라. 우리 그렇게 어리석은 사람은 되지 말자.



다행인 건 이런 나는 자꾸 변화하고 성장하려고 한다는 거야. 그 자리에 멈추지 않았고 어떻게든 나를 둘러싼 이 굴레를 벗어나려고 하는 거지. 그러니까 새벽 기상도 하고, 일부러 지하철을 타면서 독서 시간도 확보하고, 늦은 밤 스터디를 만들어서 공부한 것을 나누기도 한단다.







이렇게 공부하다 보니 자꾸 하고 싶은 일도 변하고, 내가 하려고 하는 일들도 조금씩 변하더라. 분명 이전 같았으면 이런 변덕을 가진 나를 자책했을 거야. 분명 너도 이럴 때가 있을 것이다. 열심히 살았지만, 네가 생각한 대로 되지 않고, 무언가 자꾸 하고 싶은 일이 변하는 너 자신을 자책하는 날이...




엄마가 해 주고 싶은 말은 “자책하지 마라. 자신을 위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는 너를 칭찬해 주렴. 너는 네 인생에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야. 단지 우리에게는 인내가 필요하단다. 책 한 권 읽는다고 사람의 인생이 달라지지 않다는 거 잘 알잖아. 100권 정도 읽어야지 그 분야에 대해서 조금 알아가는 거라고 하더라. 네 인생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다면 좀 늦어도 괜찮아.




엄마가 성공한 사람들의 책을 많이 읽어봤는데, 50대에 성공하는 것이 좋다고 하더라. 그전에 성공하면 다시 실패할 확률도 있고, 사람이 겸손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대. 성공도 그렇고 돈도 양날의 칼을 가지고 있단다. 분명 너를 행복하게 해 주는 도구가 되지만, 반대로 너를 죽이는 도구가 되기도 하지. 돈 관리를 잘하려면 너 또한 돈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단다. 그만큼 너 또한 성찰해야 하고, 큰돈을 잘 쓸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거지.




그러기 위해서 더 많이 넘어져야 하고, 더 많이 겸손해야 하며, 더 많이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단다. 너 아직 40살도 안 된 거잖아. 아직 10년이 더 남았다. 네 인생에서 롤러코스터를 탈 시간이 말이야…. 엄마는 몇 년 후 50살이 될 거거든. 나이로는 성공해도, 부자가 돼도 괜찮을 나이가 되어간다. 그래서 엄마는 엄마의 50살이 기대돼.




하고픈 일들이 자주 바뀐다는 건 네 인생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하고 계속 발전하며 자기 삶에 충실하다는 거야. 그러니까 너 자신을 칭찬해 주렴. 엄마는 너를 특급 칭찬한단다. 너는 잘될 거야. 그냥 네게 듣기 좋은 칭찬이 아니란다. 엄마가 매일 너를 놓고 기도하고 있고, 너 또한 이렇게 충실하게 사는데  어떻게 네가 안 될 수가 있겠니... 그러니 믿음을 가지고 조금 더 기다려보자. 분명 너는 잘될거야. 

엄마의 모든 것을 다 걸고 장담하마! 

지금까지 잘했고, 지금도 잘하고 있고, 앞으로는 더 잘 될 것이다!! 





너의 성공을 확신으로 기도하고 있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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