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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퀸스드림 Jan 31. 2022

나이 때문에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읽어보렴.

괜찮아. 네 나이는 실패해도 괜찮을 나이야.

안녕! 딸!     

오늘은 여직원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가 ‘후회’에 대한 말이 나왔단다. 

“지금까지 살면서 후회되는 일이 뭐예요?”라는 질문을 했는데, “그때 그 일을 하지 못했던 거요.”라며 

자신이 하려고 했었는데 어떤 사정 때문에 하지 못했던 일들을 가장 많이 후회하더라.    


      

살아있는 현자들이 하는 후회와 같더구나. 엄마가 읽었던 책에서도 보면 마음먹었던 일들을 시도하지 못하고 포기했던 것들을 가장 많이 후회한다고 했었단다. 그래서 엄마는 그 책을 읽었기 때문에 ‘똑같은 후회는 하지 말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단다.  아마 그래서 지금도 여러 가지 도전하면서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중에 엄마는 분명할 말이 많은 재미있는 할머니가 될 것 같아. 그렇지 않니? ^^          



함께 한 사람들은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아가씨들이었어. 왜 그때 그 일을 시도하지 못했는지 물어봤단다. “그때 제가 좀 나이가 많아서요. 그래서 뭔가 새롭게 시작하기가 두려웠어요.” “응?? 지금보다 어렸으면 20대 때 아니에요?” 하고 되물었단다. 40대 중반인 엄마가 봤을 때는 20대면 뭐든 시작해도 좋을 나이라고 생각하거든.          






하긴 뒤돌아 생각해 보면 엄마도 그랬던 것 같구나. 그냥 내 나이가 그때마다 가장 많았던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아무리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는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그것도 여자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 않다는 것은 사회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 수 있지.   


       

엄마는 24살 때 일본에 공부하러 갔었는데, 그때 어학원에서 엄마는 나이가 많은 편이었단다. 일본에서 대학을 가려고 온 친구들이 많다 보니, 그 친구들에 비해 엄마는 나이 많은 사람이 되었었지. 24살이면 젊디 젊은 나이인데, 그때는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대학을 들어가려고 하는 친구들 사이에 졸업한 사람이 있었으니 당연하긴 하지만, 그때는 그 이유만으로 일본에서의 1년이 조급함으로 가득 찼던 것 같다. 보통 취업하는 나이인데, 나는 일본에 와서 새롭게 공부한다고 했으니 그것만으로도 늦었다고 생각했던 것이지.    



      

덕분에 1년 뒤 일본어 능력 시험 1급을 따고, 이번에는 호주로 갔단다. 그곳의 생활도 참 좋았었지. 유유자적하는 생활이 잘 맞는 사람들이라면 호주라는 나라는 매력적인 것 같아. 자연의 아름다움도 너무 좋았고, 글로벌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것도 참 좋았단다. 하지만 그때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아. 빨리 영어를 공부해서 다시 한국으로 가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했던 것 같다. 만약 그때도 조급함이 없었더라면 호주 생활이 더 즐거웠을 것도 같구나. 뭔가 빨리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마음에 호주에서도 불안한 마음이 있었단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바심 내면서 있었던 게 안타깝구나.   



       

그때 누군가 엄마에게 다른 조언을 해 주었다면 다른 각도로도 생각해 봤을 텐데, 당시 엄마는 너무 어렸고, 계속 나이가 많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보다 많이 뒤처졌다는 생각이 늘 있었던 것 같아. 그리고 알게 모르게 엄마에게 주입되었던 남들과 똑같은 시스템에 맞게 살아야 하고, 교육받아왔던 대로만 살아야 잘 사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지.        



  

학교를 졸업하면 취업해야 하고, 그리고 돈을 모아서 결혼하고, 애도 낳아야 하고, 아이도 잘 양육해야 한다는 것. 매번 사회 누군가가 정해놓은 시스템을 기준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엄마는 이미 그 시스템을 벗어난 늦깎이 인생을 사는 사람이 돼버렸단다.         



 

대학 졸업 후 취업한 친구들은 그때쯤이면 ‘계장’으로 승급해서 이제 막 병아리 티를 조금 벗은 상태였는데 나는 그때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하니까 막막했던 거야. 그래서 호주에서 오자마자 2달 만에 바로 취업해서 일하기 시작했고, 나 역시 그들과 같은 시스템에 맞춰서 살았던 것이지. 40대 중반이 돼서 다시 생각해 보면 그때 엄마가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였는데…. 그때 세상을 더 넓게 볼 수 있었는데, 내가 조금 더 나에 대해서 생각하고, 삶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었던 기회였는데, 스스로 조바심을 냈기 때문에 그런 기회들을 잡지 못했던 게 매우 아쉽단다. 역시 인간은 생각하면서 살아야 해. 그렇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한다는 말이 참 무섭단다.          







지금 와서 보면 2년을 해외에서 보냈던 나와, 졸업 후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던 친구들과 비교해 보면 누가 더 좋고 나쁨은 없거든. 2년 더 먼저 일했다고 더 큰 부자가 된 것도 아니고, 더 큰 성공을 거둔 것도 아니더라. 각자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고, 최선을 다해서 자기 삶을 그려 나가면 되는 것이었어. 그런데 이것을 그때는 정말 몰랐었단다.          




이 편지를 읽을 때쯤 너는 30대 후반이겠구나.

그런데 있잖니... 엄마도 많이 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 더 살아본 사람으로서 말해주는 건데... 뭔가 시작하기에 절대로 늦은 나이는 없는 것 같다. 어떤 나이 든 그 나이에는 실패해도 괜찮은 나이란다. 너는 네 나이가 많다는 생각이 들지? NO!!! 절대 그렇지 않단다. 30대인 네 나이는 40대가 바라는 “10년만 젊었으면... ” 하는 나이이고, 엄마의 지금 나이는 50대 언니들이 봤을 때 “내가 그 나이만 됐어도…. ” 하는 나이란다. 우리가 몇 살이든 간에 우리 나이를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지.   



       

누군가는 말하더라. “그 나이에 실패하면 일어서기 힘들어요!” NO!!! 엄마는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건 나이 때문이 아니라 욕심 때문이란다. 욕심부려서 한 일들은 다시 시작하기가 힘들 수도 있지. 하지만 나이는 아니란다. 너는 몇 살이 되건 네 나이가 많다고 생각할 거야. 나이 핑계를 댈 수도 있어. 왜냐면 그게 가장 쉬운 방법이거든. “나이가 많아서 못 할 것 같아요.”라는 핑계가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기 쉽고 가장 편안하게 말할 수 있는 하얀 거짓말이라는 것이지.          







딸아. 오늘은 네 삶에서 가장 젊은 날이란다. 그러니까 실패해도 괜찮은 나이라는 것이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누구나 다 실패할 수 있어. 떨어질 수 있어. 좌절할 수도 있지. 네 나이는 잘못해도 그것 자체가 큰 배움이란다. 실패를 통해서 사람은 가장 많이 배울 수 있어. 게다가 나이 들어서 실패는 겸손이라는 얻기 힘든 것을 덤으로 얻을 수도 있단다. 그러니 나이 때문에... 나이가 너무 많아서 못하겠다는 핑계는 대지 않았으면 좋겠다.          




70대, 80대의 나이에도 새롭게 시작하시는 분들이 많아. 우리가 그분들처럼 대단한 사람이 되려고 하는 거 아니잖아. 그냥 네 나이가 몇 살이든 언제든 네가 마음먹었을 때 시작하더라도 괜찮다는 말을 엄마는 해 주고 싶구나.      



    

네가 너 자신을 도울 수 있도록 그런 노력과 시도를 절대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엄마 또한 그런 모습을 네게 보여줄 거야. 70이 돼도, 80이 돼도 계속 일을 할 것이고, 어떤 일을 하던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패하는 모습을 네게 보일 거란다. 실패가 두렵지 않냐고? 아니... 엄마도 두려워. 엄마도 실패하는 것이 두렵고 떨어지는 것도 두려워. 그걸로 인해 엄마가 좌절하는 것은 더더욱 두렵단다. 하지만 그보다 더 두려운 것은 엄마가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고 그냥 재미없게 사는 거야.         



 

분명 그렇다면 나중에... 나중에 더 많이 후회할 것 같아. 100살이 되어서 90세 때 시도하지 못했던 일을 후회한다면 얼마나 안타깝겠니... 그래서 엄마는 그런 후회하지 않도록 사는 것이 엄마의 인생 목표란다. 이미 우리는 살아있는 현자들이 어떤 후회를 많이 하는지 알았기 때문에 엄마가 그 나이가 되었을 때는 부디 다른 후회를 하기 바래.          




우리 인생 재미있게 도전하며 살자!! 넘어지면 일어나면 되고, 또 넘어지면 또 일어나면 되지. 그때 서로를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꾸나.          





늘 새로운 도전으로 재미있는 인생을 사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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