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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딩 Mar 09. 2020

싱가포르에서 겪은 황당한 사건들

직업차별, 사는 지역차별, 인종차별

이 글은 이전에 개인 블로그에 수록했던 글 각색 + 싱가포르에서 3년 생활한 후 느낀점을 추가한 글임을 알립니다.



싱가포르에서 차별이라니?

다양한 국적, 인종, 직업이 있는 싱가포르에서 차별이라니?


라는 생각을 먼저 할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다문화 다인종의 싱가포르에서도 다양한 차별이 존재한다.

오늘의 포스팅은 일화를 같이 담을 것이어서, 긴 포스팅이 될 것 같다.


1. 직업차별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이 있긴 한데, 난 직업에도 귀천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무슨 매니저 레벨과 사원 레벨의 귀천, 이런것이 아니고, 자신의 성, 삶을 판매하는 일은 정말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은, 성매매가 합법인 나라로, 동쪽의 한 거리를 가면 홍등가가 있다고 한다. 난 아직 가보지 못하였는데, 동쪽뿐만 아니라, 시티 중심가에도 여성 남성을 제공하는 노래방 같은 업체들이 있다.

한번은 전혀 그렇게 안생긴 오차드 지역에서 스시를 먹으러 가다가, 스시 집이 2층이었는데, 그 위층들은 죄다 아가씨, 선수들이 있던 노래방이어서 조금 충격을 받은적이 있다.


난 내가 직업차별을 받을 수 있을거라는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그런 일이 일어났다.


친구랑 같이 금요일 저녁에 회사 업무를 마치고 사교모임을 나갔다. 이 모임은 100명 가까히 오는 큰 사교모임이라 진짜 친구를 사귀고 이야기하러 나오지 이상한 성적으로 엮이는 모임이 아니다. 3년동안 참석하면서 스파클 튀기며 눈맞아서 나가는 커플 2번 보았다. 나가고 향한곳이 더 서로를 알고 싶어서 데이트를 하러 간것인지 육체적인 기쁨을 즐기러 간것인지는 성인이니 별로 관심도 없고 신경도 안쓰인다.


사교모임에서는 마시고 싶은 드링크 한잔을 들고 돌아다니거나 테이블에 앉아서 여러명이서 이야기를 하는데, 친구랑 한시간 넘짓 신나게 다른분들이랑 이야기하다가 한적한 테이블에 앉아 쉬고 있는데, 한 남자가 다가왔다.


"너네 한국인이야?" - 남자


"응. 어떻게 알았어?" - 나


"그냥, 한국인처럼 화장했어서." -남자


여기까지 짧은 대화로는 그냥 화장에 관심있거나 한국여자에 관심있는 평범한 사람처럼 보였다.

그러더니, 이어지는 대화는 실소를 금치 못하게 만들었다.


"너네 호텔에서 일해?" - 남자


"아니? 왜?" - 나


"한국인들이 호텔에서 많이 일하더라고." - 남자


"응. 프론트나 F&B 에서 많이 일하는거 알고 있어." - 나


(싱가포르 호텔에는 한국인들이 많이 일하고 있어서, 웬만한 호텔을 가면 어디서든 한국인을 찾을 수 있다. 호텔에서 고객을 상대하고, 스케줄로 일하는 동생 언니들을 보아와서, 그 업무가 얼마나 고되고 외로운지 잘 알고 있다. 호텔리어, 호텔종사자분들 화이팅!)


"호텔에서 일 안하면, 가라오케에서 일해?" - 남자


"뭐? 가라오케?" - 나


(이 남자는, 나와 내 친구에게 업소에서 일하냐고 물었다. 어떻게 호텔에서 가라오케로 넘어가는거지? 생각이 굉장히 이상한 사람이구나. 호텔이랑 가라오케랑 동급취급을 하고, 나와 내 친구를 깔보는 것이었어서 기분이 더러웠다.)


"응. 가라오케. 싱잉룸!" - 남자


"아니? 우리 그런데에서 일 안해." - 나


"그럼 너네 뭐하는데?" - 남자


"나는 세일즈 하고, 내 친구는 마케팅해. 어때? 너 생각이랑 많이 다르지? 너는 무슨일하는데?"- 나


"난 지금 일은 안하고, 일할 기회를 찾아보고 있어." - 남자


이 대답으로 정말 어이가 가출했다. 지금 자신이 취업한것도 아니고, 무슨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저딴식으로 사람을 대한거고, 그러면서도 너무 당당하게 '난 궁금해서 물어보고 싶은것을 물었을뿐이야.' 라는 자세로 눈을 땡그랗게 뜨고 답을 하는데, 눈을 콕 찔러주고 싶었다.


"아~~ 그렇구나~~ 너 지금 일이 없구나~~어머, 힘들겠네~^^. 혹시 리퍼 필요하면 연락해. 우리 회사 사람뽑거든. 아 근데 너 내 번호 없겠네? 굳럭!" - 나


"아.. 오케이 오케이." - 남자


씁슬하게 테이블을 떠나는 남자의 모습에, 시원하기도 하면서 저런식으로 저사람한테 당한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하는 생각을 했다.


친구는 엄청 시원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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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는 지역 차별


2017년도 싱가포르의 우드랜드에서 살 때, 내가 새로 만나는 사람은 한국인이던, 싱가포리안이던, 외국인이던 우드랜드에 산다고 하니, 다들 내가 돈을 못번다, 돈이 없고 가난하다는 느낌으로 대해주었다.

물론, 그때는 지금보다 많이 가난하긴 했다.


우드랜드를 산다고 하면, 돌아오는 말들.


"거기 집값 싸지? 얼마나 해? 와, 우드랜드 집값 엄청 싸네, 거기면 지금 내 방값으로 스튜디오 하나 빌려서 잘 살겠다! 그래도 뭐, 시내에 살아야 사람사는것처럼 살겠지? 난 시내 사는게 좋아. 우드랜드는 ..."


이런식으로, 싼 집값을 부러워하면서도 나는 절대 거기 살 일은 없을거야라는 애매하게 불쾌한 포지션으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다가, 지금은 싱가포르의 시내, 카페 및 로컬 맛집들이 많은 티옹바루라는 곳에서 산다.


티옹바루를 산다고 하면, 돌아오는 말들.


"거기 방값 비싸지 않아? 오, 잘 버나보네~ 방값 얼마정도 해? 방값은 월급의 20-30프로 이내여야하는데, 그럼 너는 얼마나 벌라나~~~?"


이런 말을 듣는다. 물론 티옹바루랑 우드랜드랑 방값차이가 많이 난다. 그런데 그거로 사람의 위치와 가치를 폄하하는 저렴한 짓은 하지 않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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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종 차별


아직 싱가포르에서 직접적이고 뚜렷한 인종차별을 당해본적은 없다.


그런데, 그 차별을 목격하여 기분이 상한적은 많았다. 좋은 회사에 갈 수록 목격은 줄어드는데, 내 첫 회사인 싱가포르 로컬회사에서 인종차별은 극에 달했다.


모든 인도인을 싸잡아서 욕하는 사장과, 일본을 극혐하는 어카운트 팀, 인도인 말고는 다 싫어하고 깔보는 현장팀 등 이 사람들을 어떻게 화합시키고 같이 일을 해야할까 하는 총체적 난국을 겪어보았다.


싱가포르는, 특정 나라사람이 특정 직무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게 좀 양극화가 되고 있어 안타깝다.


한국 : 호텔 or 다른 여러 직종

인도: IT Engineer/developer or 건설현장 워커

필리핀: 메이드 or 영어 관련 업무 종사


위 세 국가가 이렇게 나뉘는 경우가 많다.


이전에 내 매니저는 필리핀 여성이라고 하니, 메이드가 아니어서 놀랍다는 식으로 반응한 사람을 보았다.


뭔가 인식이 저런식으로 깔려있는게 불쾌하고, 고치고 싶은 욕구가 뿜뿜 끓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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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많은 차별이 존재하는 나라인데 난 왜 아직 여기에 머물고 있는가?


아직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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