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어떨 때 제일 힘들까.. 궁금해?
해외 생활하면 어떨 때 제일 힘들어?
2014년 8월 말부터 현재 2020년 8월 말, 해외 생활 만 6년 차.
친한 친구들 혹은 스쳐가는 지인들이 자주 묻는다.
글쎄, 딱히 어떨 때 제일 힘든지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6년을 꽉꽉 채운 생활중에서 기억나는 일화들은 이렇다.
- 중국에서 유학할 때 전 남자 친구에게 사기? 먹었을 때
사기라고 하긴 좀 무리일 수 있으나, 물질적, 심리적으로 뒤통수는 제대로 맞았다.
- 싱가포르로 처음 넘어왔을 때 에이전시가 잡아준 첫 직장에서 쥐꼬리도 안 되는 월급 받고 1년을 살았을 때
지금 생각하면 그다지 힘들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그때 블로그에 공개글, 비밀글로 작성해놓았던 글들을
보면 절절하고 정말 힘들었구나 싶다.
- 잘만 일하고 있던 고객사 팀이, 다른 회사로 인수 합병되면서 내가 설 자리가 없어졌을 때.
이 때는 고객사 쪽에서 미리 나에게 귀띔을 해줬어서, 내가 일할 팀이 없어진 것에 대한 충격보다는,
그걸 매우 늦게 알려준 회사에 대해 실망했다. 내가 아무리 성과가 좋고 업무 태도가 좋아도,
휴지 쪼가리가 되는 기분으로 한동안 힘들어했었다.
- 인종차별을 씨게 당했을 때
별 말 같지도 않은 것으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에게 당했던 인종차별
- 언어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
언어는 평생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을 매번 느낀다
- 인간관계 문제에 대해선 많이 해탈한 거 같다.
안 맞으면 안 만나면 되는 것이고, 친한 사람도 아닌 스쳐 지나갈 인연들이 뒤에서 내 흉을 보던,
욕을 하던 이제는 타격도 없다.
위에 나열한 것들은 해프닝이고, 제일 힘들고 고독한 건 요즘이다.
가족들이랑 아무리 영상통화를 하고, 자주 연락을 해도 가족이 그리운 것을 견디는 건 참 어렵다.
특히, 나는 아버지랑 부녀 관계도 매우 좋아서, 분기에 한 번은 꼭 여행 가서 추억을 만들고 그랬는데, 요즘은 여행은커녕, 만날 수도 없는 게 문제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아서 계속 흐르고 있고, 그 흐르는 시간을 얼마나 더 의미 있게 보내야 하나 애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