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맞아요. 잦아요. 근데 왜 잦았는지 아세요?
사실이다.
이력서에 나와있는 경력기간만 바라본다면, 끈기 없는 사람으로만 보일 수 있다.
회사 1 - 1년 1개월 | 구매 총괄
회사 2 - 1년 6개월 | 인사이드 세일즈(1년), APAC 채널 오퍼레이션(6개월)
회사 3 - 10개월 | APAC 영업개발
회사 4 - 3개월 차 재직 중 | 리뉴얼 세일즈
이직이 잦다 ≠ 끈기가 없다
한국에서는 이직이 잦은 것이 끈기가 없다고 바라보는데, 싱가포르에서는 조금 다르다.
여전히 끈기가 없다고 바라보는 면접관도 있지만, 회사 재직기간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의 회사에서 성과는 어떠했고, 이전에 이직을 한 이유는 무엇이고, 왜 지금 또 이직을 하고 싶은지를 바라본다.
싱가포르에서는 오히려 3년 이상 한 회사에 다니면 바보 취급받기도 한다. (이직을 하면 연봉이 20% 정도 이상 오르는데, 이직을 하지 않고 회사에 재직 중이면 연봉 인상률이 5% 내외이기에, 많아야 10% 정도.)
중요한 점은, 이직을 한 이유가 확실해야 한다. 본인이 어떠한 그림을 그리며 이직을 하는지 면접에서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기에, 나는 면접을 볼 때, 항상 간단한 PPT를 들고 들어간다.
왜 1 회사에서 2 회사로, 2 회사에서 3 회사로, 3 회사에서 4 회사로 이직을 했고, 이직을 꼭 해야 했었던 대한 명확한 이유와, 내가 재직할 때 이루어냈던 성과들을 토대로 면접을 이끌어 나갔다.
정말 신기한 것은, 싱가포르 현지에서 근무하는 한국인이 아닌 분들과 면접을 볼 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데, 한국지사나 한국인과 면접을 보면 항상 문제를 삼는다.
내 면접의 승률은, 한국분들이 면접을 보느냐 마느냐에 따라 달린 것 같다.
이번에는 꼭, 오래오래 다녀보고 싶다. 나중에 혹시라도 한국에서 근무를 하고 싶을 수도 있는데, 더 이상 잦은 이직으로 내 경력이 트집 잡히고 싶지 않다.
3년은 다니면서 바보 소리도 들어보고 싶다. 연봉 인상 협상도 하면서 내부에서 승진도 해보고 싶다.
내가 이직이 잦았던 이유는 이렇다.
회사 1 이직 이유
: 너무 적은 월급, 매뉴얼적이고 변하지 않는 업무방식, 인신공격, 인종차별
-> 커리어 발전성 0, 생활물가 높은 싱가포르에서 생활이 어려움.
회사 2 이직 이유
: 고객사와 계약 만료로 원치 않았던 팀 이동, 팀 이동을 하며 변경된 직무가 영업-> 오퍼레이션으로 변경, 중견 MNC경험으로 스타트업에서 업무를 해보고 싶었음, 영업 최전선에서 일을 해보며 세일즈 사이클을 더 깊숙이 알고 싶었음
-> 원하는 직무로 이동을 희망 & 스타트업에서 근무 경험 쌓고 싶었음.
회사 3 이직 이유
: 코로나 여파로 인한 마켓 문제들, 스타트업이라 커뮤니케이션이 더 다양할 줄 알았으나-미국 지사로부터 내려오는 수직적인 방식의 의사소통 및 결정, 영업하는 플랫폼을 내부에서 다시 바라보니 경쟁사 대비 기술력&현실화&마케팅&영업성 갭이 너무 떨어짐, 영업 최전선으로 하루에 12시간은 넘게 근무하고, 주말에도 근무(회사에서 요청한 것은 아니지만, 하지를 않으면 업무 진행의 어려움), 영업 리소스의 부족.
-> IT엔지니어링 공부를 하고 싶었고, 개인 삶의 시간이 필요해져 큰 회사의 안정적인 직무로 이직을 희망.
회사 4 재직 중
: 안정적인 리뉴얼 세일즈로, 처음에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으나, 적응 후에는 개인 시간과 일과 분리가 뚜렷해졌고, 총판과 파트너들을 관리하며 더 나아가 추후 채널 세일즈로의 커리어 발전성.
업무를 마친 후에도, 하고 싶었던 취미생활 및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가 생김.
감정을 배제하고 생활적으로, 커리어적으로 왜 이직을 했었는지 적어보았다.
얼마나 고된 시간을 보냈고, 어떠한 심리적 타격이 있었는지에는 TMI일 것 같아서, 서술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이유들이 타당하게 보일 수도, 여전히 끈기 없게 보일 수도 있다.
오래 재직하기 어려웠던 뚜렷한 이유가 있었고, 재직할 때 이뤄낸 성과와, 이직을 하면서 이뤄내고 싶은 목표를 확실하게 설명하고 싶다면, 꼭 면접을 들어가기 전에 간단한 PPT를 준비해서 들어가기를 추천한다.
이전보다 훨씬 높은 면접 합격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 PPT를 준비했었고, 면접을 이끌어나갔는지는 다음 포스팅에 작성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