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보통 새 안경을 접할 때는 진열대에 수십가지 놓여진 상태를 본다. 혹은 온라인샵에서 한눈에 여러개가 보이는 페이지로 접한다. 그 수많은 브랜드와 각각의 안경들은 각자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보는 안경 몇개 정도는 그 이야기를 알게 된다. 어떤 생각으로 그 안경을 만들었는지, 이 부분은 왜 이렇게 생겼는지.. 그 이유들이 희미하게는 느껴진다. 그마저도 아마 겉햝기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안경을 받아들일 때는 1차적으로 어떤 형태인지, 2차적으로는 나와 잘어울리는지를 본다. 안경에 조금더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면 안경의 디테일을 보기도 한다. 그 사람들에게는 그 작은 것들이 굉장한 즐거움이다. 나는 그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싶고, 또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알려주고 싶다. 내가 만든 안경의 이야기를 마구마구 해주고 싶다. 매장에 오거나 안경박람회 참가할 때 우리 부스를 방문하여 물어봐준다면 상세히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접근이 제한적이고 한정적인 일이다. 그래서 글을 쓰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뷰티포인트라는 채널을 개설하여 유튜브에서 자사에 여러가지 실험을 하는 영상을 게시하기 시작했다. 빵칼로 잘라서 바닥에 짓누르기도 하고 대뜸 갈판에 갈아내고 또 물총을 쏘듯 힘껏 짜내는 등 평소 화장품에 절대 할 수 없는 것들을 한다.
그 이유는 바로 '화장품을 직접 발라보지 않고 영상만으로 질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내가 지금 글을 쓰는 이유와 비슷하다.
나는 사람들에게 내 안경이 어떤 생각으로 만들어졌고, 이 부분은 왜 이런 곡선인지, 또 이게 사람들의 얼굴에는 어떻게 어울리는지와 같은 숨은 이야기를 해주기 위해 글을 쓰고 있다.
정성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