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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택 Feb 24. 2021

하금테는 어떤게 이쁠까

다른 브랜드의 하금테 둘러보기

 막상 하금테를 그리려니 욕심이 났다. 정말로 이쁜놈으로 만들어야지-. 두근두근 시장조사를 나간다. 어떤 하금테들이 이쁠까. 어떤 부분이 하금테를 멋지게 만들까. 샵을 좀 돌아본다.



AARON by UNCOMMON

UNCOMMON


얼마전 합정역 5번출구로 매장을 옮긴 우리의 이웃 언커먼. 근처 갈일이 있어서 간 김에 슥- 들어가봤다. 옮긴 매장은 처음이라 낯설 줄 알았지만 반가운 언커먼 테들이 반겼다. 그중에 내 취향을 터치하는 안경발견. 말해뭐하는가. 매혹적이다. 하금테 클래식한 구조의 두꺼운 맛을 그대로 살리며 세련된 느낌까지 낸다. 착용해 봤더니 마치 내 서랍에서 꺼낸 안경처럼 착 들어 맞았다. 47□22 사이즈가 딱 맞아들어왔다. 하금테는 아세테이트와 금속의 조화가 어쩐지 박쥐가 날개를 편 형상을 닮았다. 언커먼의 박쥐는 굉장히 온화하고 든든한 박쥐의 느낌이다. 사이즈 대비 과하지 않은 두께감이 이 테를 멋지게 만드는 것 같다.





H711 02 LB by alpen

alpen


제품 종류가 적은만큼 아주 신중하게 테를 만들고 유려한 곡선을 사용하는 브랜드 알펜의 하금테다. 사실 정확하게 따지자면 위 모델은 하금테가 아니다. 렌즈 아랫쪽을 투명한 줄로 지탱하는 반무테다. 이번엔 같은 스타일로 묶어서 이야기해보겠다. 우선 이 브랜드가 가진 특유의 그 유려한 곡선은 이 하금테스타일에서도 나타난다. 유려한 곡선에 브라운칼라와 브릿지 아랫쪽으로 더 내려오는 부분 때문인지 박쥐보다는 부엉이이미지가 강하다. 이게 핵심이다.

 다른 테에서는 보통 브릿지가 엔드피스 보다 높다. 하금테는 반대로 브릿지가 낮고 엔드피스부분이 치솟아있다. 위 알펜 안경은 다른 테 처럼 엔드피스가 낮다. 이게 반무테라서 그런게 아니라, 부드러운 하금테 스타일로 제작된 멋진 테이다. 안경을 만들 때 착용 시 인상을 어떤 식으로 연출해야지-하는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성난 인상은 피하고 싶을 때는 요런 방법을 쓰기도 한다.





Haute Classic 01 by Haute Eye

Haute Eye


 함께 재밌는 안경시장을 만들어가는 협력사 오뜨아이에서 출시한 시그니처 모델이다. 많은 이들의 얼굴에 어울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형태와 비율을 오랜시간 고민했다고 한다. 실제로 써보면 일단 빅광대에 좁은 하관인 나도 잘어울린다. 내 하트형두상 적합성을 통과하는 테다. 다른 얼굴에 착용한 모습은 오뜨사장님과 봉태규씨 밖에 못봤다. 두분다 안경이 너무 잘어울리니 일단 패스. 가진 요소요소들이 정말 클래식한데다 어쩐지 트렌디한 느낌을 가진다. 그건 아마도 비율에서 나오는 것 같다. 적당히 넓은 브릿지와 작은 알크기에, 많은 범위의 얼굴너비를 커버하는 가로로 긴 아세테이트 파츠의 조화가 아주 기가막히다. 두껍다는 느낌보다는 작고 적교한 느낌이다. 실제로 투명 테에 보면 재미있는 결합구조가 명확하게 노출되어 그걸 보는 재미도 있다.





Pollack by Oliver Peoples

Oliver Peoples


 금속부분을 보자. 일반 홈선을 말아만든 구조가 아니라 금속판을 깎아다가 형태를 구성한 제품이다. 나는 이 판깎기테가 상당히 좋다. 홈선에서 나오지않는 또렷하고 각진느낌을 자아낸다. 위 테는 렌즈는 둥글지만 어쩐지 판깎기 특유의 선명함이 돋보인다. 판깎기의 장점은 홈선과는 다르게 정면에서 봤을 때의 면적을 다양하게변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폴락은 그런 면적의 변화로 박쥐느낌을 많이 뺀 디자인이다. 아래를 보자.


키홀스타일 브릿지

 브릿지 아래 쪽을 보면 코기둥이 결합되는 부분의 면적이 넓다. 이는 보통 뿔테에서 많이 쓰이는 스타일로 열쇠구멍을 닮았다하여 '키홀'이라고 불리는 디테일이다. 이게 없는 뿔테도 있는데 키홀이 있고 없고에서 테의 밀도차이가 엄청 느껴진다. 이걸 모르는 사람들은 이 부분을 잘 안본다. 하지만 여러분은 이제 이 글을 읽었으니 돌이킬 수 없다. 안경을 볼 때마다 이게 보일 것이다. 아무튼 이 깊이감을 더해주는 디테일을 하금테에 적용하면 자칫 밋밋할 수도 있는 테에 무게감을 더할 수 있다.




지극이 주관적인 감상이다. 그래서인지 느껴진다, -해 보인다 이런 표현을 많이 적었다. 뭐 당연하다.

내 감상을 공유하고 싶다. 이처럼 누군가에게 내가 만들 테의 멋짐도 공유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antennaman_

정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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