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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택 Mar 11. 2022

드로잉하기

AXH 첫 모델





 오뜨아이의 안경왕 이도민 사장님과 첫 프로젝트를 함께하기로 했다.

이른바 Antennaman X Hauteeye 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콜라보 표기는 왜 X일까?


그렇다고 합니다.






05 제품 드로잉하기


이도민님도 요즘 트렌디한 아넬 쉐입에 주목한다고 이야기한다. 사실 이제는 너도나도 찾는 스타일이라 이미 여러가지 아넬형 쉐입이 많이 나와있다고 했다. 그러면 그 다음은 무엇인가? 우리의 안경왕은 A사의 Flex-fit 모델에 주목했다.



좌. 아넬 쉐입 // 우. 플렉시핏 쉐입



 뿔테 모양의 역사에서 큰 획을 그은 모델들이다. 나의 평은 이렇다.

이런저런 아넬 쉐입이 많이 존재하지만 전체적으로 이제는 익숙한 모양이다. 기본적으로 두께가 좀 있고, 사각형 베이스의 형태이다. 가장자리가 둥글둥글하게 부드럽게 가공되어 얼굴에 올렸을 때 부드러움을 만들어준다. 반면에 플렉시핏은 비교적 '날이 선' 느낌이다. 국산용 말로는 엣지가 있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양끝 라인이 사선인데다 위로 올라가 있어 착용하면 날카로운 느낌을 줄 것 같지만, 의외의 정갈함과 세련미가 연출된다. 확실히 더 깔끔한 느낌이다.




리-디자인 들어갑니다



 최초의 플렉시핏이 나오고 세월이 많이 흘렀다. 그동안 A사에서도 때에 따라 다른 버전의 모델로 개량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밸런스로 이 모델을 만져보려고 한다. 하나씩 보자.




(1) 브릿지 조정하기


 우선 정면에서 봤을 때, 브릿지 아랫부분의 곡선이 다른것이 눈에 보인다. 뿔테에선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왼쪽이 키홀(keyhole), 오른쪽이 새들(saddle)이라고 한다. 키홀은 안경의 밀도를 올려주고 그 곡선이 주는 조형감이 강해서 클래식한 분위기를 만든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디자인의 선택지가 되었다. 브릿지 아래부분이 두꺼워지면서 열쇠구멍모양을 만드는데, 이것은 코받침을 붙일 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형태이다. 새들은 군더더기 없이 딱 떨어지는 모습. 깔끔한 인상을 만든다.

 플렉시핏은 대부분 새들브릿지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밀도를 올려주는 키홀브릿지를 적용해보기로 했다.


방금 합성했는데 실제 도면과 굉장히 비슷하다.


위 이미지들을 합성해보았다. 15초쯤 걸렸는데 그럴싸-하다. 이미 벌써부터 멋진 Fit이 되었다... 두근두근...

이대로만 써도 굉장히 이쁜 안경일 것만 같다. 이제 이 실루엣을 가지고 두께조정에 들어간다.






(2) 형태와 두께


착용의 편안함과 인상의 만족도를 위한,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다. 무엇보다 렌즈의 모양이 중요하다. 똑같은 사각형 베이스의 안경도 0.5mm의 작은 차이로도 인상이 확확 바뀐다. 아래가 좁은 사다리꼴 모양이지만 특히 윗변이 5각형에 가까울 정도로 배가 부른 곡선이다.



통상적인 사람 눈의 너비가 있지만 모양에 따라 어울리는 밸런스는 늘 다르다. 이를 위해 같은 모양에 다양한 사이즈를 레이저커팅하여 직접 얼굴에 대본다. 이 과정을 여러번 반복하여 가장 잘맞는 사이즈를 찾는다. 정면에서 봤을때 테의 너비도 중요하다. 너무 두꺼우면 답답해보이고, 너무 얇으면 쨉실이처럼 보인다.




프론트와 다리의 두께를 정해야한다. 너무 두꺼워 무겁지않게 혹은 다소 무겁더라도 멋스럽게. 이것이 늘 딜레마이다. 이번 모델은 오래썼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무난-한 두께로 그려본다. 착용하는 과정에서 휘어짐이 적도록 브릿지를 5.8mm, 다리연결부의 두께를 6.0mm로 세팅했다. 무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렌즈가운데 부분은 얇게 가져간다. 




뒷면을 깍은 디테일이 들어간 용접용 보안경


그리고 테 뒷면 윗부분을 사선으로 깎기로 했다. 일명 면치기. 이는 안경이 조금이나마 가벼워지고, 테의 시각적 무게감이 앞쪽으로 쏠려 플렉시핏의 또렷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투명한 재질에 면치기가 들어가면 여러 빛들이 굴절되어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뿔테의 밀도가 올라간다. 






(3) 작은 디테일들


비슷한 폰트들도 선의 끝이 조금씩 다르다. 그 작은 부분들이 합쳐져서 그 폰트의 매력을 만든다. 안경도 그렇다. 이번 모델의 끝은 어떻게 구성할까?


 


● 리벳의 모양

이도민님은 다이아몬드 리벳을 써보자고 제안하셨다. 리벳은 작은 점 두개가 완전 기본이지만 다이아몬드 모양도 또하나의 클래식이다. 연출하고픈 날렵한 이미지과 잘 어울리는 모양이다.


● 다리팁

둥글둥글 넓은 팁을 그렸다. 비대칭의 식칼 혹은 날개모양들 보다 안정적이고 호불호가 없는 모양이다. 이 부분에 부피감이 있어야 착용감도 좋고, 접었을때 보기도 좋다. 고민 없이 선택 완료했다.3


● 코받침

투명의 얇은 코받침이다. 금속코기둥을 심어 티타늄 혹은 다른 고급진 코패드를 넣는 디자인도 있었지만, 뿔테의 근본은 이거다. 최신식 기술로 만드는 뿔테의 코받침은 유려하게 테와 이어지지만, 이 작은 코패드는 따로 가공하고 살짝 붙인 느낌이다. 정면에서 봤을 때 이게 눈에 들어와 불편하다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나는 전혀 그 감각이 없지만, 그들에게 이 디테일은 엄청난 환영을 받을 것이다.







@antennaman_

정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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