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를 찍는 이유는 한숨 쉬어가기 위해서이다. 글에서만큼이나 삶에서도 쉼표가 중요한 법, 그래서 나는 삶의 이곳 저곳에 쉼표를 찍곤 하는데, 올해 나는 삶에서 가장 기다란 쉼표를 찍게 되었다.
그리고 그 쉼표는 어제를 기점으로 완전히 하나의 점으로 찍혀졌고, 오늘이라는 시간에는 어제의 그 쉼표의 흔적이 아닌 새로운 삶을 시작이라도 한다는 듯 굴어댔다. 그렇게 회사라는 공간에 다시 발을 들였고, 이내 내가 왜 쉼표를 찍을 수 밖에 없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쉼표를 찍기 전까지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던 날, 이대로 한숨 돌리지 않으면 더 이상의 산소는 내게 남아있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도망치는 듯, 제풀에 꺾인 듯, 아니면 이제 정말 어떠한 산소 한줌도 남아있지 않은 듯 모든 것을 내동댕이 치고 휴직을 했다.
휴직을 하고 나서 내가 가장 많은 시간 공을 들인 것은 휴식이었다. 사람들은 물어봤다. 쉬는 동안 무엇을 했느냐고. 그런데 어쩐지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마치 내가 어떤 것도 하지 않았던 것이 삶을 아깝게 허비한 것만 같은 기분마저 드는데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야 깨달은 점은 내가 바로 그런 시간을 갖으려고 노력했기 때문이었다. 뭐라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무엇에도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시간. 아깝게 허비한 듯한 시간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었다. 꼬리를 모두 그려내고 나서야 쉼표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오늘의 시작으로 쉼표의 꼬리를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