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는 늦잠 자고, 주말에는 일찍 기상. 이게 무슨... 아무튼 오늘의 시작은 그러했다. 수타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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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기상.
너무 일찍 일어나버려서 집안 청소도 하고, 주말에는 잘 안 하던 화장도 했는데, 시간이 님았다. 이럴 수가. 이런 일은 처음이라 당황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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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봉사활동.
고양이 봉사활동에 가는 날. 집에서 보호소까지 가까워서 30분도 걸리지 않는다. 부랴부랴 가서 조금 늦었지만, 내가 제일 먼저 도착해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정말 청소만 하고 헤어지는게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내가 저녁을 참여하기 못하고 매번 돌아가기 때문... 다음에는 꼭 참여하기로 약속했다. 제발 내가 하루에 두 가지 약속을 잡지 않아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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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봉사활동 끝나고, 부여로 출발.
오늘은 외조부모님을 찾아봐러 부여로 가기로 한 날. 세월이 흘러 주름마 깊어지는게 아니었나보다. 어느새 나에게 중요한 존재가 된 두 분이 많이 아프다고 하셔서 저녁을 마다하고 부여로 곧장 내려갔다. 이번이 혹시 마지막 만남과 식사가 될까봐 걱정된다. 그리고 운전하며 계속 졸음이 쏟아진 나도 걱정되었다. 두 눈을 부릅뜨고 운전에만 집중하며, 입은 노래를 크게 불렀다. 옆 차에서도 나의 떼창이 들렸을 것이다. 하지만, 눈을 감지 않으려면 이 방법 뿐이었다. 빨리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만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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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마자 할머니 할부지 집 도착.
어무니 아부지 집과 가까운 할무니 할부지 집. 집에 내려가기 전에 할무니 할부지 부터 보았다. 나를 보고 단감이며, 인절미며, 곶감을 건네주는 할무니 할부지. 그들에게 나는 아직도, 성인이 아닌 어린 손녀딸임이 분명했다. 한 껏 사랑받고 어무니를 만나 같이 집으로 돌아왔다. 표정에서 웃음이 많이 사라진 할부지가 신경쓰이고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애써 계속 웃어보였다. 할부지, 내가 내가 더 많이 웃어줄게. 우리 남은 시간 많이 웃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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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사진.
어릴 적에는 정말 자신감도 자존감도 없었다. 그 작은 아이가 왜 자신을 부끄러워했는지 모르겠는데, 지금 다시 본 나의 어린 모습은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정말 어릴 때는 웃고 있는데, 점점 성장할수록 나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부끄럽고 자신을 부정하는 아이의 표정은 웃음끼가 없었다. 나는 저 때 뭐가 그렇게 힘이 들었을까. 지금 만나지 못하는 그 때의 내가 안쓰러웠다. 이제 너는 웃고 있어. 그때의 너가 있어주어서 지금의 내가 있는 거야. 살아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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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아저씨.
스스로를 믿지 않으면 누구도 당신을 믿지 않을거에요. 그러니 누가 뭐라고 하든 자신을 믿어보세요.
정말 힘이 되는 말이어서 다이어리에 적어두었다. 아무도 믿지 않을 때 나는 나를 믿어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데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사실을 상기 시키는 것 같다. 아저씨 고마워요. 덕분에 저 오늘 제 자신을 믿으며 살았던 하루에요.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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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 나의 것.
나의 인생을 어떻게 하면 잘 살아갈 수 있을 까.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낼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들이 깊어지고 있다. 나를 알아주고 나를 보살피는 것을 넘어서 나는 정말 어떤 것을 하며 살아가고 싶은지도 궁금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떤 것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할지도 고민이 된다. 많은 고민이 되지만, 좌절하지는 않을 것이다. 삶은 그 답을 찾는 과정이니까. 나는 열심히 살아가다보면 그 답과 가까워져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지금은 그런 마음으로 살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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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