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준생 예비강사
지난 주말, 올해 첫 필라테스 지도자 자격증 교육(Day2)이 있었습니다.
3주 만의 교육인지라, 주말 아침부터 부산스럽게 일어나 준비하는 것이 어색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수업부터는 해부학 쪽지시험이 있어 오래된 연습장을 꺼내 지난주 내내 암기하고 공부했습니다.
한 번의 벼락치기는 저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아, 조금씩 조금씩 머리에 복부 근육의 이름들을 눌러 담았습니다.
다행히 쪽지시험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이번 교육을 진행해주신 패컬티 선생님은 세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셨어요.
지난 글인 '교육담당자였던 나는 왜 필라테스 강사가 되려고 할까'라는 글에 제가 필라테스 강사가 되려고 하는 세 가지 이유 중 세 번째 이유가 있어요.
나이가 들었을 때도 전문성을 가질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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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덜 벌더라도, 꾸준히 나만의 경쟁력과 전문성을 쌓아 아이를 낳고도 40대, 50대까지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대학 졸업 후, 필라테스 강사의 길을 쭉 걸어오신 분인데요.
아이를 셋 낳고도 현재 열심히 본업을 하고 계시며 바시필라테스에서 패컬티 강사도 하고 계시니 같은 여자로서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가 이 직업을 선택한 것에 대한 확신이 더욱 강하게 들었어요.
필라테스 강사는 육아하기에 상대적으로 시간의 자유로움이 있고, 개인 스튜디오 운영이나 교육강사 등 나이가 들어서도 전문성을 갖추고 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직업인 것 같습니다.
첫 교육은 Fundamental 매트 동작들을 배웠다면,
이번 교육은 난이도 Intermediate의 매트 동작들의 이론과 자세들에 대해 배우고 동기 교육생 분들과 연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총 12 동작을 배웠는데 난이도가 한 단계 올라가서 그런지....... 내 몸뚱이가 제대로 따라오지 않는 것은 물론........ 복부가 사시나무처럼 덜덜 떨리다가 근육통을 얻었습니다 :D
자괴감이 들던 중,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연습은요. 한 번에 오랜 시간 하는 것보다는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같이 자주 해주세요. 그럼 도움이 될 거예요!"
한 번에 오래 하는 것보다 매일매일 조금씩.
다리 드는 것조차 버거워하던 필린이(필라테스 초보)였던 제가, 포기하지 않고 필라테스를 해왔고 지금의 자리에 온 것을 보면.
꾸준함이 무기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갈 것 같습니다.
필라테스 강사를 준비하기 시작하며, 제가 항상 마음속에 품는 말은 '조급함을 버려라.'예요.
내가 지금 아무것도 되지 않았다고 해도, 조급하게 무언가 이루려고 무리하여 서두르는 것보다 차근차근히 나의 속도에 맞춰 잘 달려보자.
선생님도 말씀하시길, 요즘 회원들은 필라테스를 많이 접하고 오래 운동하는 분들이 많아 강사가 전문성이 조금이라도 떨어져 보이면 바로 알아본다고 해요.
내가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꾸준히, 경험하고 실력을 쌓고 정진하는 길밖에 없겠죠.
그래서 선생님은 이렇게 말하신 것 같아요.
'차근차근 가는 길이 제일 빠른 길이다.'
처음부터 힘을 너무 쓰고 가속하면 지속할 에너지가 부족하니까요. 지금 나의 속도는 어떤지, 속도가 너무 빨라 도로를 벗어나지는 않았는지, 앞에 있는 누군가를 따라잡으려다 넘어지지는 않았는지.
연초에 새로운 계획을 잡아보는 것도 좋지만, 현재의 내가 어떤 상태인지 체크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이번주에는 복부의 힘이 없어 제일 힘들었던 Corkscrew라는 동작을 많이 연습해볼까 합니다. 이 동작은 허리의 힘이 쓰이면 안 되는데, 저같이 복부의 힘이 부족한 경우에는 아래 허리가 뜨면서 통증이 생길 수 있거든요. 하지만 이 동작은 쉽지 않은 만큼, 복직근과 복사근 강화에 좋은 운동이라서 꼭 성공해 내려고요!
하루에 10분이라도 꾸준히 연습하면 다음 주에는 자세가 좀 더 나아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