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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랭지배추 Dec 04. 2022

28살 디자이너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당신에게 목표가 없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요즘 목표를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몰입하고 성취하는 걸 즐겼던 3년 전 내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퇴근 후 강아지를 산책시키거나 게임을 하며 매일 비슷한 하루를 살아간다. 나의 의지로 살고 있지 않고 관성에 의해 살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여자친구와 통화를 하며 이런 내 고민을 털어놓았고, 그녀는 내게 3년 후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냐고 물었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앞으로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을까? 일요일 낮, 카페에 앉아 곰곰이 생각했다. 남들이 알아주는 대기업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면 어떨까? 기분은 좋을 것 같다. 제일기획에서 인턴을 할 때 대학 동기들이나 고등학교 친구들에게 은근한 부러움을 받았으니까. 연봉도, 복지도 좋을 거고 부모님도 자랑스러워하시겠지. 하지만 회사의 이름은 빌려 입는 옷 같은 것이라, 내가 그 옷을 영원히 가질 수 없다. 이르면 40살에, 오래 버텨도 60살 전에는 돌려줘야 한다.


나의 일생을 120살(의학의 발전 덕분에)이라 예상한다면, 은퇴 이후 6-80년을 살아야 한다. 노동력과 경쟁력이 떨어진 상태로 살아온 인생의 절반 이상을 더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은퇴한 이후의 대한민국은 어떨까? 부족한 견식으로 40년 뒤 대한민국의 미래를 예상한다면, 감소하는 노동인구와 심각한 초고령화(노인빈곤율 40%는 덤)가 구매력을 하락시킬 것이다. 노인복지 예산은 점점 더 커질 것이고, 모자란 세금은 기업에 전가할 수밖에 없다. 세금은 높고, 시장은 작고, 구매력은 낮은 대한민국을 기업은 떠날지도 모른다. 통일 정도의 큰 이슈로 노동력이 보충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경제는 천천히 죽어갈 것이다.


내가 나의 인생 전체를 온전히 책임지기 위해서는 지금,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성과를 내고 세상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는 산업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경험을 쌓으며 투자해야 한다. 향후 그 산업이 향후 대한민국 경제의 중요한 축이 될 때, 나는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옷을 돌려주지 않아도 될 수 있겠다)


결국 내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는 건 두 가지다. 미래의 대기업은 누가 될 것인지 알아볼 수 있는 눈노동 없이도 살 수 있는 현금흐름 창출이다. 첫 번째는 지금부터 앞으로 30년을 위해서이고, 두 번째는 은퇴 이후 60년을 위해서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위해 오늘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뻔하지만 이보다 나은 방법은 없다. 이다. 나는 두 목표를 준비하기에 너무 무지하기 때문에 미래 산업과 투자, 사업에 대해 더 공부해야 한다. 올해 초에 일주일에 한 권 책을 읽자는 비장한 목표를 세운 적이 있다. 4주도 못가 무너졌지만,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나는 루틴대로 사는 걸 좋아하는 인간이다. 계획과 규칙, 목표는 나를 움직이게 만들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를 활용해야겠다. 매주 일요일 2시독후감 발행일로 정해야겠다. 부끄럽지만 세 달째 읽고 있는 보도 섀퍼의 '돈'을 차주 일요일에는 꼭 발행해야겠다. 이외에도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무엇이라도 접한다면 스몰 아티클로 생각하고 비정기적으로 발행해야겠다.


지금은 초라하지만 몇 년 뒤에는 김짠부님의 채널처럼 많은 사람들이 유익하게 생각하는 창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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