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소재를 찾는 삶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삶

by 아직


매일 글쓰기를 도전해 볼까 생각하다가, '쉽지 않겠는걸' 하는 생각이 곧바로 뒤를 이었다.


쉽고 어렵고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무엇에 대해 쓰지?'라는 질문에 선뜻 펜을 들지 못하고 끙끙 앓다가 사방이 막힌 방에 갇힌 것 같은 막막함을 느낀 적이 있다. 글을 시간이 충분한데 쓸 거리가 없어 가만히 있는 골몰하다 보면, 생각 의자에 앉아 벌을 받는 아이의 마음을 조금 알 것만 같다. 그렇게 글의 소재를 쥐어짜는 고통에 시달리다가 글쓰기가 싫어질 수도 있고, 질려버릴지도 모른다.


일상의 다양한 소재로 얼마든 글을 쓸 수 있다. 그럴 수도 있지만...나는 귀찮음과 게으름을 달고 사는 사람이라, 끈덕지게 달라붙는 게으름을 이겨내고 글을 쓰도록 나를 일으킬 수 있는, 그런 의미 있는 소재가 필요하다. 어찌 됐든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결국 글을 자주 쓰자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고, 나에겐 의미 있는 소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변의 사람이나 자연, 사물들을 주의 깊게 보아야 한다.


그러다 민들레 씨앗처럼 정처 없이 헤매던 무언가가 내 마음 어딘가로 안착하는, 그리고는 내 마음의 척박하게 굳은 어딘가를 깨고 자유로이 피어나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그곳을 체험하는 새로운 경험이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주의 깊게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런 생각을 이어가다가 글의 소재에 대한 생각 너머로 커다란 무언가 보이기 시작했다. 앞에 보이던 생각이 흐릿해지면서 그 너머에 초점이 맞춰지고 선명해졌다. '글의 소재를 찾는 삶'


글의 소재를 찾는 삶을 위해서는 내 주변을 주의 깊게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런 태도를 지닌 삶은 글과 무관하게 내 마음을 풍요롭고 찬란하고 아름답게 만든다.


'주의 깊'게 '보'는 행위는 대상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자 애정하는 마음이다. 나태주 시인의 말처럼 세상의 모든 존재는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아름답다. 선뜻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도 마음에 담을 수 있게 된다. 그러한 관심과 애정은 마음에 관심과 애정이라는 종의 다양한 꽃을 심고 가꾸는 것과 같다. 그런 마음을 가지려는 노력은 타인을, 사회를, 자연을, 그리고 나를 아름답게 바라보는 마음의 텃밭을 일구는 일이다. 이런 생각에 이르니 글의 소재를 찾아야겠다는 생각보다 더 마음이 가득 채워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받고 싶었던 선물은 아닌데, 받고 보니 오히려 그보다 더 마음에 들고 기쁜 것처럼, 친해지고 싶은 친구를 바라보다가 우연히 사랑하는 사람을 발견한 것처럼.


처음엔 글을 자주 쓰기 위해, 글의 소재를 찾기 위해 시작한 생각의 여정이었지만, 이제는 삶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서라는 목적으로 바뀌었다. 글의 소재를 찾다보면 생각만큼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면 다시 소재를 찾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사실 그 너머에 더 중요하고 사랑해야 할 가치가 있음에도 지나쳐 버리는 것이다. 마음이 한결 더 편해진 듯하다.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삶, 글이 써지는 삶. 그렇게 나아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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