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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a Feb 17. 2024

거절하기에는 너무 잘생긴걸요

우연히 너를 만나버렸다

한 해가 끝나가는 연말.

나와 내 친구는 삶에 대한 고민을 하다 비슷한 시기에 퇴사를 했다.

시간은 넘쳤고, 새로운 경험을 핑계로 놀러 다니며 새로운 친구들을 만들었다. 

그러다 얼마 전에 만난 친구의 파티에 초대받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친구와의 파티는 재미없었고, 우리는 한 해가 끝나가는 흥에 취해있었다. 

이렇게 오늘 하루를 끝을 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음.. 맞다 핑계다.

그냥 클럽에 가고 싶었다.

흥겨운 분위기에 취해서 사람들과 잔뜩 춤을 추고 소리를 지르고 뛰어놀고 싶었다.

그렇게 우리는 홍대의 한 클럽을 가게 되었다.


그즈음 나는 새로운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있었고, 그래서 클럽에서 외국인 친구들과 노는 것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나는 또 새로운 친구들과 춤을 추고 노느라 여념이 없었고

그런 나를 그가 발견해 버렸다.


춤을 추는 나에게 다가온 그는 춤을 같이 추자고 했고, 나는 또 흥겹게 춤을 추었다.

춤을 추며 조명 아래에 있는 그의 얼굴을 봤을 때 나는 잠시 세상이 느리게 흘러가는 기분을 느꼈다.

아니 왜 여기에 계신 건가요.

내 이상형이 내 눈앞에 서있었다.


잘생긴 남자 앞에서 심장은 너무 빠르게 뛰었고, 나는 좀 요상한(?) 춤을 추게 되었다.

나중에 그 남자가 말해주기를 내가 너무 우스꽝스럽게 춤을 추었는데 그게 너무 웃겼다고 했다


진귀한 경험이었다.

나는 평생 한국인이 나의 취향이라고 확신을 하며 살아왔는데, 이 남자는 왜 이렇게 잘생겨 보이는지.

내 술에 누가 나쁜 짓을 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클럽은 어두웠고, 빨간 불빛이 휘향찬란했다.

그 아래에서 잘생긴 남자가 나를 바라보며 춤을 추고 있었다.

나는 이 순간이 길고 길게 이어지길 바랐다.

그렇게 우리는 계속 춤을 추었고, 그 남자나에게 밖에 나가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다.


아니 이건 너무 전형적인 레퍼토리가 아닐까 생각했다.

이 남자 나와 함께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고 하겠지 생각했다.

사실 마음이 조금 짜게 식었다.

그런데 그냥 거절하기에 이 남자가 너무 잘생겼다.

밝은 곳에서 이 남자의 얼굴을 한 번만 더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 세상에 잘생긴 남자는 너무 희귀하고, 그 남자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줄 가능성은 더 희귀하단 말이다!

거기다가 이 남자 키도, 몸매도 너무 내 취향이라고!

결국 감성이 이성을 이겨버렸다.

나는 그 남자의 손을 잡았고, 그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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