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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카페 Jul 18. 2022

나조차도 속여버린, 리플리증후군

 안녕하세요 마인드카페입니다. “믿는 순간, 거짓도 진실이 된다” 이름, 가족, 학력, 과거까지...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 수지 주연의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의 소개입니다.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을 가진 유미(배수지 분)는 거짓말을 하게 되고,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아 점차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되는 이 드라마는 리플리증후군이라는 단어를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습니다. 대부분은 거짓말을 심하게 하는 것을 리플리증후군으로 알고 계실 텐데 오늘은 이 리플리증후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리플리증후군은 현실을 부정하면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상습적으로 거짓된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지칭하는 정신 상태입니다. 공식적인 병명으로 보이지만, 실제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리플리증후군과 같은 증상을 공상 허언증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리플리증후군이라는 명칭은 1955년 출판된 ‘재능 있는 리플리’의 주인공 이름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소설은 주인공인 리플리가 친구이자 재벌의 아들인 디키 그린리프를 죽인 뒤,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으며 그린리프의 삶을 가로채 살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리플리증후군은 왜 생기는 걸까요? 리플리증후군은 과도한 성취욕에 비해 이를 뒷받침할 개인의 역량이 부족할 때 생기는 피해의식과 열등감에서 기인합니다. 본인만의 허구 세계를 만들어 높은 이상과 낮은 현실 간 괴리를 메우려는 시도가 리플리증후군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리플리증후군의 증상은 허구의 세계를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거짓말과의 차이점은 불안과 양심의 가책에 있습니다. 거짓말은 들킬까 봐 불안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만 리플리증후군 환자는 거짓말이 들킬까 불안해하지 않고,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습니다. 자신이 만든 허구를 진실인 것처럼 믿는 것입니다.

리플리증후군은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허구의 세계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충분히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임을 일깨우는 작업을 통해 개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리플리증후군은 환자들이 허구의 세계 속에 머물기를 희망하고, 증상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의 질병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다루기가 쉽지 않습니다. 거짓말을 밝혀도 인정하지 않고 음모로 치부하는 때도 있습니다. 

높은 지위, 화려한 인맥 등 거짓된 세계에서 본인을 찾는 리플리증후군 환자들의 모습을 보면, 경쟁이 만연한 사회가 낳은 질병 같기도 해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이럴수록 우리에겐 타인의 평가나 시선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가 나 자신을 정의할 수 있는 단단한 자존감이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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