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적봉은 오늘도 새벽밥을 짓습니다
영산강 물을 길어 쌀을 씻어 안치고
간간한 바다를 풀어 우럭국을 끓입니다
유달산 꼭대기에 해가 소복 떠오르면
너울 굼뉘 가르며 돌아오는 고깃배들
주름진 큰바위얼굴 그제야 웃습니다
끼룩끼룩 갈매기 떼 밥때를 알리면
목포진 지키시던 장군님도 돌아앉아
수평선 바라보면서 아침밥을 먹습니다
아주 먼 옛날부터 흘러온 쌀뜨물이
다도해를 보듬고 섬을 먹여 살립니다
열두 명 자식을 키운 울 할머니 같습니다
*목포문학상 동시 당선작인데 동시조입니다.
할머니 자식이 하필 12명인지 장군의 일대기를 보면 아실 거예요.^^
*굼뉘는 바람이 불지 않을 때 치는 큰 파도를 일컫는 순우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