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계형변호사 Oct 23. 2020

여러분, 따라 해 보세요. 참 쉽죠?

예? 아니 뭘 혼자 다 해놓고 참 쉽대...



아... 처음 메일을 받았을 때 두 번 세 번 고민해봤어야 했다.


'안전제일', '호의호식'을 인생 모토로 살았는데... 어째서인지 그 순간엔 '오 재밌지 않을까?'라는 욕정에 휩싸여 섣부른 짓을 해버렸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나란 놈의 정체가 뭐야...


익명의 장막에 숨어 호쾌한 딸깍질이나 일삼던 온라인 키보드 워리어잖아...


지난주까지만 해도 '에이 아직 멀었지 머'라고 생각했는데 과연 헛되이 보낸 시간은 공포를 따블로 움켜쥐고 돌아온다.


꿩은 포식자에 쫓기다 도주할 길이 막히면 머리를 땅에 박고 숨는다던데 그 꿩이 지금 나다. 한참 동안 책상에 엎드린 채 머리를 파묻고 있었지만 허사였다.


하... 어쩌지...


문득 20살의 2월 14일이 생각난다. 갓 서울 올라와 코딱지만한 방에 찌그러진 채로 "흥 발렌타인데이 따위... 몽땅 망해라 커플놈들"을 중얼거리며 눈가에 차오르는 습기를 연신 닦다 잠들었더니 부질없는 쵸코데이가 지나버려서 몹시 상쾌했었는데...


내일부터 시름시름 아프기 시작해서 혼절했다가 일요일 18시쯤에 기적같이 낫고 싶다.


후... 진짜 어떡하지 이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무려 청. 소. 년 대상 프로그램인 건 함정 >



feat. 2020 서울국제도서전 <XYZ:얽힘>




작가의 이전글 사슴과 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