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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응민 Dec 23. 2020

[리뷰] 이말년 수필_침착한 수작(1)

참 착한 이 시대를 침착하게 사는 법

들어가며


이번 리뷰에 앞서 몇 가지 밝혀두고 싶다. 우선 필자는 리디북스를 통해 <이말년 수필>을 대여해 읽었다. 이후 해당 도서를 다시 읽기 위해 검색해본 결과, 피키캐스트 웹사이트를 포함해 리디북스, 네이버북스 등 플랫폼에서 무료 연재 및 상업적 판매를 중단한 상태였다.


침튜브 애청자로서 비탄을 금치 못하던 찰나, 우연히 <이말년 수필>을 다시 볼 수 있는 웹사이트를 찾았다. 이에 해당 페이지를 공유하며 문제 시 삭제할 예정이다. 이말년을 넘어 침착맨 브랜드를 구축한 지금 <이말년 수필>은 장르적 측면에서 한층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이말년 수필> 피키캐스트 페이지 (~14화 업로드)


※<이말년 수필>은 총 24화 분량이나 아래 페이지는 14화까지 업로드 된 상태다.

※ 상기 페이지는 PC 환경에 한정해 읽을 수 있다. 모바일 환경에서 각 에피소드 클릭 시 '해당 페이지를 찾을 수 없다'는 랜딩 페이지로 넘어간다.




<이말년 수필> 리뷰는 장르적 특성과 내용을 고려해 '침튜브' 언급을 통해 이어간다. 현재 이말년이 스트리머 활동에 집중해 만화가로서 활동을 중단한 상태이기 때문. 또한 이번 만화는 크게 두 파트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중 이말년이 피키캐스트에 만화를 연재하게 된 경위를 다루고 있어 그와 관련된 내용을 다룰 예정인 까닭이다.


다만 <이말년 수필> 그 자체보다 이말년과 침튜브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 우려된다. 더욱이 침튜브 애청자로서 찬사와 미사여구가 반복될 수 있다. 그러니 이 점을 감안해주길 부탁한다.


거창하게 서두를 열었지만 필자는 전문가도 아니고 타이틀만 리뷰일 뿐 감상문과 다름 없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길 바란다. 특히 리뷰는 읽지 않더라도 <이말년 수필>을 많은 예비 침덕(침착맨 오타쿠)들이 접하기를 희망한다.


마지막으로 이말년에 관해 전문적인 지식을 취득하고 싶은 침덕은 하기 도서를 참고하길 바란다.



<만화웹툰작가평론선 : 이말년> 알라딘 도서 보기




침착하게 사는 법 : 이말년에서 침착맨으로


현재 이말년은 네이버에 연재한 <이말년씨리즈 2018>을 끝으로 작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 자신도 침착맨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만큼 새 연재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린 적 있다고 밝힌 적 있다. 즉 앞으로 만화 연재를 재개해도 더 이상 이말년의 만화가 아닌 '침착맨'의 만화로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아 부담이 더욱 커진 것. 특히 MCN 회사와 계약을 맺고 콘텐츠 제작 지원을 받는 등 본격적으로 스트리머 활동에 뛰어들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어 만화가로서 회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사실 이말년의 방송 경력은 적지 않다. 방송 <마리텔>로 주목받기 이전부터 아프리카TV, 트위치 등 플랫폼을 통해 방송을 진행해왔다. 적어도 5년 이상 스트리머로 활동해 방송인의 내공을 쌓은 셈이다. 이런 가운데 웹툰 연재도 병행해 한계를 느꼈다. 실제로 최근 방송과 2년 전 방송을 비교해보면 이말년과 침착맨의 피로감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올해 8월 방송한 <침펄풍 토크쇼>(좌)와 2018년 8월 방송한 <다이어트먹방>(우). 최근 방송과 비교해볼 때 목소리 톤부터 발언까지 상당한 변화를 보인다.


이후 네이버 웹툰 연재를 마치고 방송 활동에 탄력을 받았다. 웹툰 연재를 끝내고 일정 상 여유를 찾은 점도 있지만 이전까지 라디오 프로그램, 케이블 방송 등에 출연하며 캐릭터를 구축했고 여기에 작가 주호민, 김풍 등이 참여해 방송 콘텐츠가 풍부해진 것이다.


필자는 하스스톤과 '시공', 심지어 롤조차도 모르지만 몇 년 전부터 침튜브를 시청했다. 여타 인디 게임 실황이나 이상형월드컵부터 가족이 등장하는 일상 콘텐츠에 관심 있었다. 작년 초에도 침튜브 구독자는 20만 내외였다. 그 전설의 방송 콘텐츠가 업로드 되기 전에 말이다.


주호민 작가와 진행한 방송 콘텐츠 시리즈. 시즌1이 끝날 무렵 구독자는 50만을 넘겼다.                                


<침vs펄 토론> 시리즈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침튜브. 이말년도 거품이라고 염려할 만큼 인기몰이를 했다. 이후 MCN과 계약을 하고 유수의 기업 광고를 진행해 승승장구했다. 특히 <냉부해>에도 출연해 그 위용을 과시했다.



2015년 용돈벌이로 여겼던 유튜브 채널은 작년 기준 대기업 임원 연봉에 해당하는 수입을 창출한다. 이에 관련해 다소 오해가 있다고 방송에서 해명한 바 있다.


이말년의 진가는 이제부터 드러난다. 이는 뛰어난 언변이나 재치를 뜻하지 않는다. 이미 웹툰 연재 초기부터 인터넷 상 밈을 자유롭게 활용하며 사회적 현안이나 트렌드를 엮는 데 능숙했다. 또한 앞서 밝혔듯 방송 경력이 적잖아 공중파 출연 등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진가는 '선'을 지키는 데 있다. 이는 평소 태도에서 드러난다. 타인에게 불편함을 비롯한 피해를 주지 않고 자신도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을 것. 이러한 원칙을 기반으로 방송을 진행하고 유저들과 소통한다. 침착맨은 필연적으로 논란을 불러오는 주제를 언급하지 않는다.


실제로 주변의 웹툰 작가들이 논란에 휩싸여 고배를 마실 때 침착맨은 언급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혹자는 무책임하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이는 침착맨의 개인의 판단에 따른 선택이므로 한 스트리머에게 공인으로서의 윤리를 강요하기 어렵다.


이처럼 침착맨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인기몰이 중이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스트리머를 대상으로 뒷광고 논란이 일었을 때 침착맨은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 지적이 있기 전 선제적으로 특정 게임 광고 영상의 편집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점을 밝혔다. 그런데 유저들은 오히려 침착맨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른 바 충성고객을 확보한 것이다.


前 만화가 이말년?


방송에서 이말년은 만화가로서 커리어를 이어가는 데 스스로 자신이 없는 듯하다. 그 자신을 스트리머로 소개하는 한편, 대중매체 등에서 웹툰 작가로 소개 받는 경우 굉장히 멋쩍은 표정을 짓는다. 이 외에도 방송 등에서 만화가로서 진로를 고민하는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시청자와의 문답에서 '생각은 있으나 그리고 싶지 않다'는 발언을 자주해 한동안 그의 신작 소식은 요원해보인다.


그러나 필자는 만화가로서 다시 한번 재기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여긴다. 스트리머의 방송 진행 능력과 만화가로서 구상, 연출, 작화 등의 능력을 바로 대응하기 어렵지만 '이야기꾼'으로서 재능은 여전하다고 생각한다.



대본 없이 <삼국지>를 각색해 수다를 떤 결과다.


자매품으로 <원피스> 설명회도 있다. 조회수 100만을 넘겼다.                                


이는 방송을 통해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특히 풀영상을 업로드한 '긴착맨' 채널을 살펴보면 물 흐르듯 자신의 캐릭터를 살리며 방송을 이어가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이말년과 침착맨은 동행할 수밖에 없으며 <서유기> 같은 새로운 이야기 콘텐츠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장르적인 전환을 꾀하고 이에 한동안 집중하는 수밖에 없다. 즉 하나의 브랜드로 거듭난 그 자신을 중심으로 수필, 에세이 등의 만화를 이어가는 것. 이에 따른 만화가로서 수명 단축이라는 위험도 존재하나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이다.



<토미에>보다 100배는 무서운 이토준지의 만화 에세이


실제로 에세이 장르의 만화 연재를 통해 이전의 작품이 재조명 받거나 연재하는 작품이 탄력을 받는 경우가 으레 있다. 특히 작품 이외 독자와 소통이 적은 만화가의 경우, 효과가 극대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말년은 평소 방송을 통해 소통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지만 스트리머로서 담을 수 없는 내용을 다룬다면 성공적인 결과를 낳으리라 추측한다.



<도박묵시록 카이지>를 패러디해 음주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더욱이 그동안 연재한 만화를 통해 인터넷 밈과 각종 패러디를 통해 스토리를 구축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 만큼, 활용할 콘텐츠가 있는 한 이말년 만화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여겨진다.



인터넷 밈을 활용하는 방식은 작가 이말년의 전매특허다.


그래서 <이말년 수필>이 어떻다고?


이렇듯 만화가로서 이말년의 행보를 짐작할 수 있는 만화가 바로 2015년에 연재한 <이말년 수필>이다. 그런 연유로 5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번 <이말년 수필>을 조명하는 것이다.


염려한 대로 작가론에 집중해 정작 <이말년 수필>은 다루지 못했다. 침튜브 애청자로서 당연한 귀결이었을까. 다음 번 포스팅에서 가볍게(?) 해당 만화를 살펴볼 예정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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