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상 봉 Oct 03. 2024

원영적, 우희적, 펠리컨적 사고

상봉 조감도 : 2024년 6월

아래 내용은 '상봉 조감도' 뉴스레터의 2024년 6월 호입니다. 뉴스레터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다면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유독 아라비아 숫자가 아닌 한글로 표현하고 싶은 유월입니다. 딱히 이유는 없습니다. 6에서 자음 'ㄱ'이 사라지면서 발음하기에도 보기에도 둥글둥글 사랑스럽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시월'도 비슷한 까닭으로 느껴지고요.


사랑스런 유월의 주제는 '긍정적 사고'입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그리고 누구나 강조하는 단어지만 사실 일상에서 쉽게 흘려보내는 단어기도 하죠. 한 해가 절반이 지나가는 이 시점에 다시 한 번 긍정의 힘을 나누고자 합니다.


때마침 긍정과 연결되는 단어들이 새롭게 나타났습니다. 장원영 님의 영어 이름에서 비롯한 '완전 럭키비키잖아'라는 문장과 함께 '원영적 사고'가 가장 유명하겠죠. 같은 일이라도 긍정적인 부분을 콕 집어내는 능력이요.



또 최근에는 천우희 배우님의 '우희적 사고'도 주목할 만합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좋은 일들이 벌어지려고'라는 마음으로 지금의 부정적 상황을 이겨낼 힘을 만들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인터넷에 떠도는 밈도 다시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른바 '펠리컨적 사고'라는 '일단 부딪혀 본다' 내지는 '일단 실행해 본다'의 느낌으로, 생각과 고민만 하는 사람들에게 액션의 중요성이라는 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죠.


그래서 이번 호는 다양한 긍정적 사고의 관점에서 이번 한 달을 미루어 본 내용을 담았습니다.




긍정적 사고


사실 이번 달의 주제를 먼저 정해두고 보름을 지냈습니다. 심신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요가'와 '명상'을 선택하여 매일 동작을 수행했습니다. 요가는 이전부터 배워보고 싶었고, 자연스레 명상까지 하고 싶더라고요. 유튜브로 기초 동작을 배우며 내 몸과 호흡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효과는 굉장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요가로 시작하는 하루가 점점 상쾌해지더군요. 찌뿌둥한 몸을 이끄는 것은 잠시였을 뿐, 정해진 시간에 몸을 깨우고 활기찬 에너지가 순환하며 오늘을 무사히 보낼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방도 깔끔하게 청소하며 하나의 루틴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확신이 드는 것이 있다면, 바로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몸이 건강하면 마음도 자연스레 튼튼해집니다. 반대로 몸에 이상이 오거나 무리를 하면 바로 정신적인 피로를 입죠. '몸'과 '마음'의 순서를 바꿔 문장을 만들어도 성립하는 듯합니다.


아무튼, 요가와 명상으로 유월의 절반을 무사히 보내다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올해 초부터 가지고 있던 피부염이 크게 악화되었는데요. 엄청난 가려움과 진물을 동반한 '화폐상 습진'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일상생활이 불가할 정도라,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습니다.




원영적 사고


불가피하게 병원을 오가며 심신은 더욱 지쳐갔습니다. 루틴으로 만들었던 요가와 명상, 청소와 글쓰기 등은 전부 멈출 수 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러다 문득 '오히려 좋다'는 마음을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종의 원영적 사고 덕분이었을까요.


문득 최근에 들었던 '완전 럭키비키잖아'가 떠올랐습니다. '럭키비키니시티'를 비롯한 수많은 패러디를 만들어 낸 문구가 지금에서야 진정한 긍정으로써 제게 다가왔습니다. '지금 이렇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시기에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잖아, 아주 럭키비키잖아?'



하지만 이러한 생각만으로는 병이 쉽게 나을 리가 없었죠. 오히려 새벽에 자꾸 깰 정도로 가려움은 심해졌고, 진물이 나는 범위는 더욱 넓어져만 갔습니다. 안 좋은 생각도 함께 말이죠.


취업과 커리어에 대한 스트레스, 지금의 피부염, 그리고 조감도를 비롯한 하고 싶은 것들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다는 상황 등이 섞이며 몸과 마음이 소화할 수 없는 크기가 되었습니다. 수면의 질은 떨어지고 불안함과 답답함은 날로 커졌습니다. 게다가 가려움은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였고, 진물과 딱지가 번갈아 생기면서 삶의 질은 뚝 떨어졌습니다.




우희적 사고

순간마다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왜 이런 병이 나한테 왔을까'부터 시작해서, '언제 완쾌할 수 있을까'하고 앞이 깜깜하게 막힌 터널에 주저앉은 느낌이었달까요. 하지만 이런 것들은 지금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후에는 한탄 내지는 해탈의 경지에 들어섰던 것 같아요. '어떻게든 낫겠지' 혹은 '이것도 곧 지나가겠지'하며 능력 밖의 일을 애써 바꾸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봤던 유퀴즈에서 천우희 배우님의 생각과 말 한 마디가 스쳐지나갔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좋은 일이 많길래'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숱한 오디션 낙방에도 굴하지 않고 긍정했던 천우희 배우님처럼,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고자 노력했습니다. 물론, 치료도 열심히 받으면서요.


현대 의학기술의 덕택이 크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현실의 따가움과 불편한 열감 앞에서 미래를 긍정하며 '암오케이, 아임파인, 괜찮아'하지 않았더라면, 이 길고 긴 피부염 생활을 이겨내기 쉽지 않았을 듯합니다.




펠리컨적 사고

일단 시도해본다


이렇게 의술과 심(心)술에 의해 상태는 매우 호전되었습니다. 유월의 마지막날이 가까워지면서 일상생활로 돌아올 수 있었고요. 몸과 마음은 가벼워지고 또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쇠뿔도 단 김에 뺀다고, 실제로 이런저런 일들을 벌였습니다.


먼저, 조감도를 어떻게 하면 더 '조감도스럽게' 운영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실제 행동을 취하고 있습니다. '취향을 공유하고 각자의 취향을 찾게 돕는다'는 방향성을 유지하며, 구독자분들과 더욱 관계를 쌓을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서요.


또 좋은 기회로 제가 애정하는 축구에 대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협업하는 분과 앞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겠지만, 이분 덕에 좋아하는 것을 더욱 좋아하게 되었고 나아가 앞으로의 삶과 꿈을 명확히 그릴 수 있었습니다.



자신보다 훨씬 큰 동물도 일단 삼켜보겠다는 펠리컨의 의지. 겉보기엔 그 무모함이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빛나는 도전정신 내지는 실행력 따위가 왠지 모르게 유독 와닿았던 이번 유월입니다.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이라면, 제게 펠리컨은 긍정의 아이콘이 되었네요.




인스타그램을 통해 접하게 된 내용이 있었습니다. 삶이 이익이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신념에 의해 이루어진다면 너무 좋겠다는 골자의 글이었는데요. 본인만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우리는 언제나 크고 작은 이익 또는 감정에 영향을 받기에 이를 인지하고 지혜롭게 풀어나갈 또 다른 힘도 필요합니다.


이때 유용한 도구로 '긍정'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경험한 부정적 상황을 극복한 것처럼, 1. 다른 시각으로 살펴 보거나 2. 더 나아질 미래를 그리거나 3. 또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바로 실행에 옮긴다면, 터널 저 끝에서 희미한 빛줄기를 마주할 수 있을 겁니다.



결국 긍정적 사고도 라이프스타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내 삶을 구성하는 요소로서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어쩌면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할 수 있겠죠.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순간들을 긍정하며 삶을 다채롭게 꾸미고, 그것이 우리의 취향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에게 긍정의 순간은 언제였나요?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감을 느꼈던 때도 좋고, 어려운 때를 슬기롭게 극복했던 경험도 좋습니다. 여기를 클릭해서 여러분의 소중한 기억과 순간을 나눠 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삶이 참 영화같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