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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백수 Jan 24. 2023

문화예술교육 실태조사: 문화예술교육 참여율 12.2%

19세 이상 성인이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2022 문화예술교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하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12.2%라고 한다. 아동의 문화예술교육 참여는 24~63퍼센트로 꽤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으나 19세 이상부터 10퍼센트 미만으로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다. 성인들의 교육프로그램 참여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따른 이유중 1위는 '시간이 없어서'가 64.1%로 1위라는데, 당연히 우리는 바쁘다. 하지만 우리는 어떻게든 휴일을 즐기는데, 고려 범위에 문화예술교육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첫째로 홍보가 부족하고, 둘째로 부담감이 있는 활동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안에서 뭘 해야 한다는 압박감,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잘 모른다는 두려움에 기인한 것이다.

   대중들 사이에서는 ‘전시’라고 말할 때 흔히 홍보가 잘 된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DDP 등의 전시를 먼저 떠올리는데 이들의 입장료는 그들이 감당하기에 저렴하지도 않고, 줄을 서야 한다. 그나마 무료 전시가 있는 서울시립미술관도 입장료가 비싼 전시만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 경향이 있다. 서양미술사 책속 화가들의 대표적인 작품들이 놓여 있는 전시를 더 선호하는데, 이는 올해 가장 관람객이 많았던 아트페어 프리즈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프리즈에서 현재 주가가 높은 외국 작가들인 로렌 퀸, 제니퍼 귀디, 자데파도주티미 등의 작품이 걸려 있었지만 관람객들은 에곤쉴레, 피카소, 프랜시스 베이컨 앞에 서 있었으니 말이다(지금 핫한 작가들을 보라는 뜻보다는, 자신의 취향을 찾아나가는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은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중앙박물관의 인기가 많아져 줄을 서게 되었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전 작가들에 대한 조명도 중요하고 이것을 찾으러 가는 그들의 취향에 대해 고나리질을 할 일은 아니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크고 작은 공간들의 전시를 하나씩 찾아본다면 돈을 많이 내지 않고도 ‘지금의’ ‘동시대적인’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마련할 수 있게 될 것이다(작은 공간이나 갤러리의 방문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아무도 당신에게 그림을 강매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 눈길조차 주지 않을 테니 여러분들도 신경을 써서 전시를 보면 된다).

   가서 ‘보기만’ 하면 되는 전시도 이렇게 어려워하는데 가서 ‘내가 해야 하는’ 교육프로그램의 참여가 쉽지 않고 망설여지는 것은 당연한 현실일 것이다. 게다가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알기 쉽지 않다(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 2위는 '참여하고 싶은 교육프로그램이 없어서'이다). 대중들이 굳이 문화예술교육 플랫폼을 찾을 일도 없겠지만, 국내에 서 진행되고 있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모아놓은 플랫폼이 사실상 없기도 하다(차라리 Frip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 SNS등 온라인 정보는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맞춰지기 때문에 문화예술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사람들의 SNS에서 문화예술교육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없다. 다시 말해, 내가 관심을 두고 그들을 ‘팔로우’ 하지 않는 이상엔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결국 오프라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다소 촌스러운 방법이겠지만 우리가 다니는 길에 그것들이 눈에 띄어야 한다. 버스 광고판도 가능하고, 우리가 흔히 여가시간을 즐기는 번화가인 광화문, 혜화, 강남 일대에 프로그램 홍보를 해야 대중들이 프로그램의 ‘존재’를 알아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또한 문화재단에서 다양한 문화예술교육단체들의 기반을 마련해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화재단들은 민간단체들의 자립을 위한 재정적인 노력을 꾸준히 지속해 오고 있는 듯하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이들의 프로그램을 홍보할 수 있는 플랫폼 앱 사업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면 참여자들도 앱 하나로 주변 지역의 교육프로그램을 확인하고 손쉽게 신청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사업을 구축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물론 유명한 전시, 교육프로그램은 대기를 받을 수 없을 정도로 관람객이 넘쳐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이건희 컬렉션, 그리고 리움미술관의 멤버십 교육프로그램은 관람하거나 참여하려면 언제나 피 튀기는 전쟁을 해야 한다(정말 놀라운 것은 리움미술관의 ‘멤버십’은 개인권이 1년에 10만원으로, 이 미어터지는 사람들은 모두 10만 원 이상의 멤버십 결제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한 쪽에서는 훌륭한 강사를 모시거나 신박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도 사람을 모집하지 못해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거나 초라한 모습이 되곤 한다. 정확한 수치 앞에서 이야기하기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미술관 관람이나 예술교육 참여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권유했을 때의 반응들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이들의 반응은 둘로 갈린다. ‘오, 네 덕분에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겠다’ 또는 ‘뭘 할지도 모르겠고, 부끄러워서 못 하겠어’. 문화예술교육, 특히 미술과 관련된 교육은 ‘내가 뭔가를 만들어 내야’ 할 것 같단다.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받은 설문지는 ‘뭔가를 만들고 표현하며 스트레스가 풀리고 치유가 된다’인데 말이다. 뭔가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내지는 표현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환경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문화예술교육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이들의 문턱을 어떻게 넘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속에서 해결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예술작품 감상법에 대해, 그리고 예술이라는 그 자체에 대한 질문을 나에게 던지는 경우들이 꽤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내가 싫으면 싫은 것, 자신에게 솔직해졌으면 좋겠다’. 라고 대답한다. 예술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그것에 대해 관심이 생긴다면 저절로 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을 ‘공부’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생경한 밈의 뜻을 찾고서 재미있다고 느낀 적이 있다면, 예술작품을 밈으로 바라봐도 재미있을 것이다. 밈이든 예술작품이든 세상에 외치는 언어와 비언어가 섞인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술로써 더 즐겁고 풍족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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