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정 Aug 23. 2023

아내 사랑도 때와 장소를 가려주세요

2023.08.22.

 후회한다고 달라지는 것 없고, 다른 사람 탓한다고 어차피 변하는 것은 없기에, 최대한 좋은 마음으로 생각하고, 내 인생이나 행복하게 살려고 이렇게 일기를 쓰는건데, 


 이 공간에 분노보다는 반성이나, 생각의 정화를 쓰고 싶었는데


정말 시아버지는 참을수가 없다. 


 며칠전 남편이 또 문제가 생겼고, 그것을 스스로 밝혔다고 글을 쓴적이 있다. 그것에 대해서 이것저것 확인하던 와중에 시부모가 나와의 약속을 어기고 남편을 몰래 도와준 일을 알게되었다. (가제는 게편이지, 근데 이게 본인 아들에게 해가 되는 행동이라는데도 도대체 왜그러는걸까). 뭐 그사람들에게 기대도 없어서 이제 화도 안나는데, 아무튼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 다시는 그런 일이 있지 않도록 다시한번 시어머니께 정중히 부탁드렸다. (하 시어머니에 대해서도 할말이없는것은아니다. ) 


 그리고 그 소식을 들은 시아버지가 전화가 왔다. 정말 전화를 받고 싶지 않지만 어쨋든 받았는데... 정말 내용이 가관이다. 내연락을 듣고 아내가 놀랐다. 아내가 놀라서 마음이아프다. 아내만 보면 마음이 아프다. 이런얘기를 쉬지도 않고 내얘기는 듣지도 않고 반복한다. 지금 자기 아들이 사고쳐서 가장 속상하고 피해본 사람인 며느리한테 전화해서 고작 한다는 말이 아내에 대한 사랑 타령인가????(도대체 그런데 나보고 어쩌라는건가?) 자기 아들이지만 자기들은 어쩔수없다. 자기는 자기아들 보고싶지도 않지만 아내떄문에 보는거니까 니가 알아서 해라 (말이야 방구야)


도대체 그놈의 아내 사랑 타령도 좀 적당히 정도껏 해야하는거 아닌가? 


결혼초에 남편이 사고를 쳐서 내가 살이 거의 10키로가 한달안에 빠셔서 송장처럼 다닌적이있다. 그때 우리 친정식구는 물론 회사사람들도 나를 보고 너무 놀랐다. (다른사람들은 원인조차 모르니 ) 시부모는 이 모든것을 알면서도 속여서 결혼을 시킨 장본인들이었는데, 어쩃든 그때 만난 시아버지는 나를 붙잡고 한 말이 자기아들때문에 본인들이 너무 힘들고  자기 아내가 살이 빠져서 너무 속상하다. 아내가 힘들어해서 힘들다. 아내가 너무 살이빠져서 걱정이 되어서 아내 보약을 해먹였더니 좀 나아진것 같다.


진짜 미친 집단 아닌가? 본인들은 몰랐던 일이라고 해도, 결혼하자마자 엄청난 일이터져서 며느리가 저렇게 송장처럼 살이 빠졌으면 안부 부터 물을텐데 (솔직히 나 살빠진것도 모르는 눈치였다.) 아니 아들이 사고를 친 상황이아니라도 며느리한테 시어머니 보약해준 자랑은 도대체 왜 하는지 이해가 안가는데, 지금 자기아들떄문에 귀한 남의집딸을 송장처럼 만들어놓고 고작 한다는게 아내가 아들때문에 힘들어해서 속상하고 그런 아내 보약을해줘서 기분을좋고 어쩌고 저쩌고


 한번은 내가 임신중이었는데, 회사에 일하고 있는 내게 다급히 연락이 왔다. 시간되면 전화좀 달라고, 나는 무슨일인가 해서 전화를 했더니 시어머니가 일 다니더니 손목이 아프다그런다고.... 자기가 본인 아들떄문에 얼마나 힘들게 고생하며 살고있으며 시어머니가 일해서 마음이 아프고 어쩌고저쩌고.... 하 임신했을떄 나는 입덧이 정말정말 심한 와중에도 병가 한번 못내고 회사 다니고있었고, 병가가 뭐냐 만삭까지 주말출근에 야근까지 하면서 일하고 있었다. 휴직을 하면 그 모든것에 벗어날 수 있었겟지만 자기아들이 친 사고때문에 만삭이되어서 퉁퉁 부은발로 몇번씩 갈아타고 다니면서 출퇴근 하는 며느리한테 그게 할 소리인가??


내가 임산부가 아니라고 해도, 맞벌이 하는 며느리앞에서 평생 일안하고 지내다가 처음 한두달 일하러 나가는 자기아내떄문에 마음이 아프다고 하는 자체가 정상인이 할 소리인가??


그 전에도 말도안되는 헛소리를 많이 늘어놓았지만 말을 못하고 할말이 없어서 듣고있던게 아니라 너무 기가차고 어이가없어서 그냥 넘어갔는데, 그날은 내가 너무 화가나서 

어떻게 만삭으로 일하는 며느리한테 전화해서 그런 말씀을 하시냐. 나는 바보라서 결혼초부터 계속 일해서 돈을 벌고있고 지금 이렇게 배나와서도 주말에 출근하고 야근하는지 아냐고 했더니


그건 니가 선택한 니 인생이잖니


정말 미친 영감탱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시부모를 험단하고 비난하는게 남편에게도 좋지 않는것 같아서.정말 참고싶은데 정말 참아지지가 않는다.


도대체 자기가 자기 아내를 사랑하는데 나보고 어쩌라는건가??

그 사랑 영원히 둘이서 알아서 하시길 빈다.


(그렇다고 뭐 솔직히 아내를 호강시켜 준 케이스도 아니다. 그냥 시어머니가 맞벌이만 안했을 뿐 ) 



 친구가 강아지 행동교정 프로그램을 봤는데, 강아지 주인이 너무 어이가 없다며 말했다.

 강아지가 다른 사람을 무는데도 목줄조차 하지 않는다. 훈련사가 문제가 있는 강아지라고 했더니 '우리개가요?" 라는 말만 한단다.

 내가 그건 강아지 주인으로서의 자질 문제가 아니라 '인성' 문제라고 했다. 이유가 어쩃든, 자기 강아지가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주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쓰지 않고 있다는 것 아닌가??


 그리고 그 강아지 주인을 보는데 마치 우리 시부모를 보는것 같았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던말던 (그게 피해인지 모르는것 같기도 하고 하..) 자기네가 힘들고 슬픈것만 중요하고, 자기네만 피해자고 자기네만 억울하고 ..... 자식한테도 자기들이 자식 마음 아프게한건 기억도 못하고 자식한테 피해 당한것만 억울하고 슬프고 그렇게 살았으니 자식이 저러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언제나 느끼는건데 문제개- 문제주인/ 문제아- 문제부모 한세트다.나도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자식이 정말 마음대로 되지않는것을 알아 함부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지만... 어쨋든 시부모를 보고 느끼는 바는 이렇다.)


 중요한건 시부모는 자기들은 착한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착한게 아니다. 이기적이고 못되고 누구보다 자기들만 아는데, 다만 다른사람에게 피해를 줬음에도 본인들이 피해를 줬다고 인지하지도 못하는 것도 있고, 누군가에게 소위 말하는 '갑질'이라는 걸 할 능력이 그냥 없는 삶을 살았을 뿐이다. 



 그리고 요즘 든 생각인데, 시아버지는 꼭 이런일이 터지면 자기 아내 핑계를 댄다. 나는 안하려고했는데 아내가 사정해서 어쩔수 없었다. 아내가 해달라고 해서 그랬다. 뭐 얼핏보면 아내바보고 아내 사랑타령의 일종인것 같기도 하지만, 어제 내가 든 생각은 비겁한 남자라는 것이다. 


 맞다 시어머니 성화에 해줬을 수도 있다. 실제로 그랬을것이다. 근데 그걸 굳이 며느리한테 밝혀야하나? 시어머니가 아무리 난리를 쳤어도 최종 선택은 본인이 한것이다. 그냥 자기가 했다고 본인이 사과하고  넘길수도 있는거 아닌가? 다른건 며느리한테 잘 속이면서 왜 그문제만 그렇게 솔직해 지는가??? 너무사랑해서 시어머니만 봐도 마음이 아프지만, 며느리에게 시어머니 명예가 실추되는 것은 아무렇지 않은가???



그래도 오늘의 즐거운일

1.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즐겁다. 우리아이가 오늘은 두번이나 뒤집고, 오전내 열심히 놀아줘서 기분이 좋았는지 많이 웃어주었다.   

2. 남편이 저녁에 사온 순대국이 맛있었다.

3. 좋아했던 친구의 '임신'소식을 들었다. 오랫동안 임신으로 고생한것을 알고 있었는데, 드디어 '임신'을 했다고 하니 진심으로 기뻣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그네의 옷을 벗긴 것은 햇빛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