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어프리 #서울숲 #풀씨놀이터
영어마을에서 처음으로 외박을 해보기도 하고, 은행에서 진행하는 어린이 경제교육에 참여해 물건을 팔아보기도 하고, 보이스카우트를 하면서 밖에서 야영도 해봤다. 그 당시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프로그램이 많아서 이런 경험을 했었지만, 모두가 나처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비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비해 발달장애 가정의 아동들은 비장애 아동들과 달리 교육이 힘들뿐더러, 발달장애 아동들을 받아줄 수 있는 시설과 단체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이번에 스포츠콕에서 경제적 부담 없이 사회성이 발달하는 만 5세 전후 발달장애 & 느린 학습자 아동들이 함께 어울려 숲에서 함께 뛰고 웃을 수 있는 '풀씨놀이터'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풀씨놀이터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해 지난 토요일, 현장에 직접 가봤다.
토요일 낮 1시 30분. 풀씨놀이터라는 프로그램명에 어울리는 서울숲에 도착했다. 도착 후 서울숲 방문자 센터에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모여 교육 장소로 이동했다. 교육 장소로 이동 후 민기쌤이 콩주머니 활동, 대형스카프 활동, 긴 줄넘기 활동 등 액티비티별 프로그램에 관해 설명해줬다. 민기쌤은 장애인, 비장애인 차별없이 스포츠를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교육하는 특수체육 마스터이다. 풀씨놀이터는 14:00~15:00(1부) / 16:00~17:00 (2부)로 나뉘어서 진행된다. 설명을 마친 뒤 곧이어 오늘 풀씨놀이터를 즐길 1부 아이들이 도착했다.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 뒤 본격적인 활동이 진행되었다. 민기쌤이 먼저 시범을 보인 뒤 해보고 싶은 아이들을 나와서 혹은 제자리에서 시도했다. 줄넘기 줄 사이에 있는 봉을 잡고 왕복달리기를 하기도하고, 알록달록한 터널을 지나가기도 했다. 콩주머니를 머리, 어깨, 손, 손등에도 올려보고 통 안에 넣어보기도 했다.
처음 하는 활동에 낯을 가리거나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민기쌤과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먼저 다가가 함께 어울려서 같이 놀이를 즐기다 보니 어느덧 아이들도 놀이를 즐기는 모습이 서서히 보였다. 이후에도 스카프 던지고 잡기, 대형스카프를 통한 낙하산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의 웃음꽃이 서서히 피우기 시작했다.
바지에 흙이 묻는지도 모른 채 함께 놀이를 즐기다 보니 어느덧 1시간이 훌쩍 흘렀다. 모두 제자리로 돌아와 인사를 나눴다. 같이 활동한 1시간이지만 약간의 정이 들었는지 다음에 또 같이 놀자는 이야기를 했지만, 아이들은 쿨하게 부모님께 돌아갔다.
수업하기 전, (원래 성격이 뭐든 하기 전에 걱정하는 편이지만) 솔직히 약간의 걱정이 있었다. 원활한 진행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데 오히려 방해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등 안 해도 될 걱정을 하고 있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수업을 하기 전에 나도 모르게 편견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교육을 하는 내내 다른 또래 아이들과 같이 노는 것을 좋아하는 똑같은 아이들이라는 것을 교육하면서, 그리고 교육을 마치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느꼈다. 특히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 그리고 교육을 마치고 난 뒤 행복한 웃음을 짓던 부모님들의 모습은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아른아른하다.
장애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생겨 한정적이라 생기는 답답함에서 벗어나 풀씨놀이터에서 봤던 웃음기 가득한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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