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데워진 콤콤한 털 냄새가 맘을 진정시켜준다.
책 출간을 목표로 새벽 3시 기상도 불사하며 글을 쓰던 날, 나는 지독하게도 외롭고 졸렸다.
찬바람은 2 중창을 쉼 없이 두드리고 있었고 틈새로 스며든 찬기운 때문에 책상 아래 발가락이 시렸다.
몸은 물에 젖은 스펀지처럼 무겁고 눈꺼풀은 추를 매달아 놓은 것처럼 아래로 쳐졌다.
간이 찌릿찌릿해지는 속 쓰린 느낌이 왔다.
침대에 누워 잠시 쉬고 싶은 생각에 안방으로 들어갔다.
방안은 살짝 더운 느낌이 들었다.
방에는 잠든 아이가 침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중간에 대 자로 누워있었다.
그 옆에 작고 까만 우리 집 강아지가 몸을 똬리처럼 틀고 함께 자고 있다.
나는 아이의 몸을 피해서 침대 가장자리에 몸을 한껏 구부려 누웠다.
강아지가 내 인기척에 일어나 내게로 왔다.
강아지의 털은 침대의 온기로 따뜻했고 털에서는 살짝 콤콤한 냄새가 났다.
나는 강아지의 흰 가슴털에 코를 깊이 박고 심호흡을 했다.
강아지의 안쪽 가슴털은 부드러웠고 따뜻했다.
강아지의 가슴에 코를 대고 호흡을 하는 순간 마음이 평화로워졌다.
알맞게 잘 데워진, 콤콤한 냄새가 나는 하늘이. 가만히 가슴팍에 코를 대면 안정이 몰려온다.
(이 그림은 아들 진진이가 그린 그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