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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슬 스커트 Nov 16. 2021

주말에 강아지로부터 배우는 인생의 지혜

좀 널브러지면 어떠니?

집순이인 나는 금요일이 되면 주중에 최대한 참으려고 노력했던 (그러나 매번 더 강한 현재의 나에게 지고 마는 ㅜㅜ) 맥주를 죄책감없이 마신다.

주말 아침은 평소보다 늦게 시작된다.

코로나가 있기 이전에도 집 밖에 나가는 걸 딱히 즐겨하지 않는 우리 가족은 코로나 이후에 주말에 침대에 누워 티비보는 것이 아주 그냥 당연해진 듯 익숙해졌다.

30년이 넘은 24평 아파트에서 하나는 옷방, 하나는 아이방, 집순이 집돌이 부부가 있을 만한 공간이라고는 부엌과 경계가 모호한 좁은 거실이나 큰 침대로 공간의 4/5가 점령당해버린 안방 밖에 없다.

안방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눕게 되고 티비를 켜게 된다.


늦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오전을 대충 보내고 난 뒤 안방으로 들어가면 눈치 빠른 반려견 하늘이도 재빨리 따라온다. 


침대에 누우면 하늘이도 그 옆에 따라 자리를 잡는다.


넷플릭스 시리즈를 정주행하는 동안 가끔은 '아, 주말에 이렇게 널브러져도 되나..'하는 죄책감이 살짝 든다.

그러다 하늘이의 코고는 소리를 들었다.

벌러덩 배를 까고 누워서 한없이 널브러져있는 모습. 



* 진진이가 그린 하늘이 이모티콘 







'인생이 뭐가 있어? 주말엔 널브러지는거야.' 









나 : '그래 하늘아, 주말엔 좀 널브러져도 돼~!'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지금도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히 아무것도 안 하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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