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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디디 Nov 10. 2024

스타트업 디자이너 채용이 점점 어려워지는 진짜 이유는?

최근 만난 클라이언트사의 대표님들은 디자이너 채용이 어렵다고 하십니다. 반대로 온라인 커뮤니티의 많은 디자이너들은 취업 시장이 얼어붙어 이직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왜 이런 현상이 지속될까요?


디자이너들은 다닐 만한 회사가 적다고 하고, 회사들은 쓸만한 디자이너가 없다고 불평합니다.

저는 이 문제가 단순한 경제 지표의 영향이 아니라 다음 세 가지 실패로 인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1. 역량 매핑의 실패


역량 매핑은 구직자의 역량이 회사의 니즈와 얼마나 맞는지 평가하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이를 잘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필요한 역량의 우선순위가 없다면 막연히 '잘'하는 디자이너를 원하게 됩니다.



즉, 회사의 니즈와 별개로 디자이너의 커리어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이 됩니다. 주로 연차와 이전 회사의 평판에 의존하지만, 이는 디자이너의 강점과 성향을 알려주지 않으며, 디자이너도 회사에 대해 알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채용이 이루어졌다면 양쪽 모두 충분한 고민을 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이는 막연한 목표를 가진 회사와 인재가 만난 경우로, 서로 핏이 맞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2. 자아 성찰의 실패

역량 매핑을 잘하려면 회사와 구직자 모두 자아성찰이 필요합니다. 회사의 규모, 구성원 조합, 서비스 성장 단계 등에 따라 조직의 정체성은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조직이 마켓핏을 찾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검증된 MVP를 고도화해야 하는지 등 상황에 맞는 역량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자아성찰이 부족한 조직은 의사결정자가 자신의 결정을 '위임'합니다. 이는 '자율성'과 다릅니다. 사업의 존재 이유를 디자인 과정에서 누군가 구체화해야 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기 어렵습니다. 이런 의사결정자와 일하는 사람들은 수동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디자이너의 자아성찰 실패는 포트폴리오로 자신을 설명하려는 데서 나타납니다. 디자이너는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사람입니다. 작업물을 보여줄 때도 당시 팀과 시장 상황을 어떻게 인지하고 문제를 해결했는지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프로젝트에서 강점을 보였는지, 성숙한 서비스에서 효율을 개선했는지, 둘 다 갖췄다면 이를 증명할 포트폴리오를 고민해야 합니다.


3. 기대치 설정 실패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기대치 설정입니다. 기대치 설정은 결국 앞서 말한 2가지 요소들과 연관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면 더 중요하고, 더 먼저 필요한 것에 대한 정리가 없으면 왠지 필요하 것들을 다 시키게 되거든요. '이거 정말 다 필요한 겁니다'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과연 조바심에 다 하고 싶은 것인지, 혹은 다른 태스크의 결과에 따라 실행 여부가 결정되는 건 없는지 점검하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일 것입니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멀티 태스커를 고용하면 왠지 회사입장에서 돈을 아낀 것과 같은 착각이 들 수 있지만 실상은 이 디자이너가 제일 잘해야 할 것에 집중하게 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 경영활동일 것입니다. A, B , C, D를 한주먹에 잡고 병에서 꺼네지도 못하는 어리석은 아이의 모습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A를 먼저 제대로 해결하고 B, C, D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세요.



그다음으로 디자이너가 가져야 할 첫 번째 기대치는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인가 두 번째는 이 장점이 회사의 이익으로 이어지는 걸 증명할 수 있는 구조인가입니다. 디자인은 이성, 감성, 비즈니스의 교집합이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평가받고 개선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소수의 의사결정자에 의한 정성적인 평가에만 의존한다면 디자이너의 퍼포먼스와 리워드 측면에서 둘 다 좋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상적인 채용과정은 위에서 언급한 현실적인 기대치들을 상호 솔직하게 의논할 수 있어야 하며 설사 채용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각자 필요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깨닫게 되는 계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4. 마치며

저는 2곳의 스트타업에서 UX 디자이너와 프런트엔드 리드를 경험하며 현재는 Data Driven Design이라는 에이전시를 운영 중입니다. 직업 특성상 계속 다른 스타트업들의 대표님들 그리고 직원들과 소통할 일이 많은데 그때마다 제가 이전 회사에서 겪었던 경험과 비교하게 됩니다.


신기하게 시간이 변해도 사람들이 겪는 근본적인 문제들은 크게 바뀌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고용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들을 저에게 의뢰기 때문에 구인난 자체가 저에게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 고질적인 원인을 살펴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일단 많은 스타트업들이 생존해야 저에게도 좋은 기회가 찾아올 텐데, 위에서 언급한 고민들의 부제로 예산을 엉뚱한 곳에 허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의 조언을 가장 잘 듣는 클라이언트들은 이미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은 회사들이고 이러한 경험이 있기 전에는 올바른 접근을 설득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살입니다.


더 군다가 최근 고용 및 기타 외주 프로젝트에서 좋지 못한 경험을 했던 클라이언트들을 만나면서 단순히 고용난, 인력난의 문제가 취업 시장의 문제는 아니라고 느끼면서 그 근본적인 원인을 제 관점에서 풀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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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ddesign.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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