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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재 Aug 28. 2023

별의 기억


 한 밤중, 별은 옛 기억에 잠겼다. 아스라지는 몸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때 빛으로 가득했던 심연의 골짜기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잊고 있던 생의 첫 감각이 떠올랐다. 단지 기억의 실타래에 가려져 있었을 뿐, 모든 것이 처음이던 그 순간들은 여전히 지금과 이어져 있었다. 별은 더 깊은 심연으로 들어갔다. 갈라진 몸 사이로 푸른색 화산이 이글거렸다. 시간은 더 느려졌고 공간은 한없이 작아졌다. 지독한 어둠 사이로 잘게 조각난 빛 입자들이 반짝거렸다. 그리고 소용돌이 한가운데, 저 멀리 문이 보였다. 문을 향해 주변의 모든 먼지가 큰 원을 그리며 떨어지고 있었다. 별도 그중 하나였다. 별은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며 생각했다. '지난 시간은 결코 허무하지 않았고 뜻대로 이루어질 것이.'. 문이 점점 가까워졌다. 희미하게 열린 문 틈 사이로 혼돈이 보였다. 생각은 점점 흐릿해졌다. 곧이어 그의 몸이 모두 산산조각 나며 거대한 동이 일었다. 끝의 시작이었다. 웅크리고 있던 태초의 빛이 반대편 문을 등지고 온사방으로 뻗어나갔다. 세계는 다시 빛으로 물들었고 자연은 금세 고요해졌다.

ᆢᆢ


"아빠, 그러면 별은 죽을 때 많이 아파?"

"글쎄, 별은 사람처럼 몸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 아프지는 않을 거야."

남자는 누워 있는 딸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그녀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그녀의 호기심을 모두 충족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녀 역시 그를 닮아 지적인 호기심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녀 또래의 모든 아이들은 원래 호기심이 아주 많았다.

"왜?"

"응? 아프려면 몸이 있어야 느낄 수 있으니까."

"아니 아니, 별은 왜 몸이 없어?"

"별은 아주 큰, 거대한 바위야. 바위는 동물들처럼 몸도 없고 아픔도 못 느끼지. 살아있지는 않아. 생명이 없거든."

"그러면 별은.. 처음부터 죽어있었어?"

"음.. 별은 아예 생명이 없으니까 죽은 적도 없어."

그녀는 눈을 크게 뜨며 조금 놀라는 목소리로,

"별은 불쌍해!"

"불쌍하다고?"

남자는 딸의 생각이 정말 귀엽게 느껴졌다. 오직 아이들만 가질 수 있는 순수한 생각이 그리워졌다.

"응! 생명도 없고, 죽을 때 폭발하니까 아플 것 같아."

이불 위로 빼꼼히 내놓은 작은 얼굴에서 잠이 달아난 듯 보였다. 남자는 이야기가 더 길어지기 전에 딸의 호기심에 마침표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 근데 모든 별이 폭발하는 건 아니야. 별은 마지막에 초신성이 될 수도 있고 블랙홀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별이 될 수도 있어. 그리고..".

"아니, 근데 왜 우리만 생명이 있어?"

"어? 그건.. 그건 말이지.."


ᆢᆢ

  아주 오래전, 문이 열리고 보라색 바람이 불자 문 틈 사이로 영문 모를 빛이 새어 나왔다. 자연은 기꺼이 혼돈의 문을 열고 세계로 들어왔다. 아주 잠깐 동안 모든 것이 쏟아져 나왔다. 마치 절대 열어선 안 되는 문이 실수로 열리기라도 한 듯 문은 금방 닫쳤지만, 그 짧은 시간에 결국 시작과 끝이 정해졌다. 영원의 고리가 하나의 직선으로, 가능성이 존재로,  온누리의 먼지들은 축 늘어진 우연을 따라 정처 없이 방황하기 시작했다. 자신과 자연이 무엇인지 그들은 아무것도 몰랐다. 먼지들은 연분홍 빛을 따라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하며 서로의 간격을 조금씩 벌렸다. 시간은 점점 빨라졌고 공간은 커져만 갔다. 이것은 정확히 자연이 꿈꾸던 이상이었다. 혼돈의 틈에서 숨죽이고 있던 작은 우연이 드디어 필연으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세계는 신비로웠다.


  이윽고 아득한 시간이 흘렀다. 시간의 기둥 위로 수많은 사건들이 자연에 아로새겨질 동안, 한 편에선 작은 돌 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고 있었다. 겹겹이 쌓인 먼지들이 뭉쳐졌다가 폭발하고, 다시 뭉쳐졌다가 폭발하기를 수백만 번 반복했을 때 비로소 작은 돌 하나가 생겼다. 생긴 건 평범했지만 특별한 돌이었다. 돌은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며 광활한 허공 위로 황금빛 홍염을 토해냈다. 조금씩 원형을 닮아가던 은 예상외로 모든 면에서 적절했다. 적당한 크기와 밀도, 알맞은 속력, 충분한 양의 물질과 에너지, 적당한 위치, 어느 하나 어긋나지 않고 조화로운 모습이었다. 가끔 허공을 떠돌던 불순물돌과 부딪칠 때도 있었지만, 낯선 우연들은 돌 안에서 빠르게 소용돌이치는 물리법에 닿자마자 금세 돌의 일부가 되었다. 가능한 것은 현실이 되도록, 불가능한 것은 가능한 것의 마지막 열쇠로 남겨두도록 돌은 묵묵히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중이었다.


  다른 먼지들과 마찬가지로  역시 허공을 맴돌며 자신이 머물던 모든 곳에 자취를 남겼다. 사소한 자국들은 빛에 실려 모든 선으로 퍼졌고 선은 면이 되어 결국 하나의 이야기가 되었다. 자연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때마다 이곳의 일을 저곳의 일과 같게 만들었다. 그러나, 모든 이야기가 녹록한 건 아니었다. 처음 그것은 아주 보잘것없이 작은 크기다. 그것은 어떤 형태도 없이 복잡한 신호로만 존재했다. 그것은 누가보아도 세계에 생긴 흠집이자 심각한 오류였다. 어둠 속에서 피어난 어설픈 감각이었다. 그것은 죽음 가운데 유일하게 실존을 갈망했다. 그것은 자신의 주변에서 폭발하는 수소들을 느꼈다. 느낀다는 것이 무엇인 지 스스로 알 지는 못했지만, 그것은 자신의 감각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경험은 감각의 폭을 넓혔고 감각은 다시 새로운 경험을 원했다. 그것은 에너지가 고여있는 공간들을 거쳐 점차 주변으로 확장했다. 또 중력을 타고 돌의 모든 곳을 여행하기도 했다. 그것은 점점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알아갔다. 단지, 허공에 가로막혀 더 이상 자신을 확장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특히 세계가 자신의 존재를 철저히 외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것은 계속 돌에 머물기로 했다. 그리고 머지않아 그것은 마침내 스스로 이 되었다.


  그는 무한한 허공을 느꼈다. 그다음에는 자신이 여기서, 별이란 사실을 알아채기까지 다시 영겁의 세월을 보냈다. 그는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는 물체를 인지하고 사실을 규정하고, 규정한 생각맞추어 더욱 구체적인 인지활동을 해나갔다. 또한 모든 것이 궁금했고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그에게 답변을 줄 수 있는 존재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오직 그 자신만이 질문이자 해답이었다. 별은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들과 얘기해보려 애썼지만, 다른 것들은 여전히 죽어있었다. 별은 하는 수 없이 깊은 명상에 빠졌. 명상을 하다 보면 관찰로 얻을 수 없었던 생각과 감정이 생겨났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자연의 모든 것을 느끼고 또 느끼는 일이었다.


  별은 바람을 타고 많은 곳을 떠돌았다.  무리가 지나간 자리를 따라 끝없이 가보기도 했고, 초록빛으로 물든 구름 위에 앉아 새로운 별의 탄생을 축하하기도 했다. 다음 명상을 끝내고 눈을 떴을 때, 주위에 무수한 별들이 보였다. 은하계가 보였다. 하얗게 빛나는 중심을 향해 수 천억 개의 별들이 떨어지고 있었다. 아름다웠다. 별은 시공간의 그늘 뒤로 가려진 자연의 본모습을 떠올리며 세계의 아름다움을 한껏 감상했다. 자연의 이상에 부합하는 모든 모습들이 그를 안도하게 할 때, 그는 그런 감정을 일으키는 모습들을 아름다움이라 규정했다. 아름답다는 것은 자연이 혼돈으로부터 충분히 멀리 도망쳐 왔음을 보여주는 일종의 신호였다. 그리고 문득, 별은 자신의 운명이 눈앞으로 비켜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ᆢᆢ


"솔직히 조금 당황했어요. 딸이 제게 그런 질문을 하리라고는.. 전혀 예상 밖이었거든요. 천문학자로서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부분이에요. 부끄러웠죠. 는 지난 수십 년간 천체와 그들의 현상을 연구해 왔지만, 정작 우리 인간과 생명 역시 천체의 일부라는 사실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어요. 이건 어쩌면 오만이었을 테죠. 관찰자 역할을 너무 충실히 한 나머지 내가 누구인지 신경조차 쓰지 않았으니까요. 그날 밤 이후 저는 아주 당연하게도 우리는 우주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맞잖아요? 우리는 우주의 일부가 맞죠? 우리는 우주의 일부가 아니다고 생각하는 분?"

숨죽인 청중들이 잠시 서로의 주변을 둘러본다.

"그래서 생명은 우주의 감각을 담당하는 부분이에요. 사람의 몸으로 비유하면 우리는 우주의 생각하는 부분이죠. 그러니 우리의 생각과 행동들은 일종의 천체현상이에요. 이렇게 생각하니까 조금 재밌지 않나요? 저 밤하늘에 떠있는 수 억 개의 별들보다 단 한 명의 인간이 이 우주에서 더 중요할 수도 있어요. 비록 크기로 따지면 우리는 한 없이 작은 존재지만, 크기가 절대적으로 사물의 중요성을 결정하지는 않거든요."

남자는 잠시 말을 멈추고 강단의 끝에서 끝으로 걸어간다. 오직 또각거리는 그의 구둣소리만 강연장을 채울 뿐, 다른 수 백명의 호흡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사람들은 남자의 말을 차분히 기다린다.

"한 번 상상해 볼까요. 인간은 물질을 잘 다뤄요. 때로는 새로운 걸 만들어내죠. 마치 별처럼. 인간의 창작행위는 어쩌면 그 흔한 화학반응일지도 몰라요. 인간이라는 천체가 다른 사물과 만나 반응하는, 그들의 필요에 맞게 자동차나 빌딩을 만드는 것은 가까이에서 보면 아주 복잡하고 거대한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지만, 1광년쯤 떨어진 곳에서 그 모습을 관찰한다면, 그 역시 물리법칙대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자연현상으로 보일지도 몰라요. 그렇다고 그 일이 하찮다고 말하는 건 아니에요. 관점을 바꿔보자는 거예요. 아 물론, 이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뭐 특별히 유익하거나 자동차의 단차를 완벽하게 맞출 수 있는 노하우가 생기는 건 아니겠죠. 그래도 이런 생각은 제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줍니다. 여러분도 그런가요?"


ᆢᆢ

  별은 모든 것에 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연히 주어진 이 감각 역시 언젠가는 다시 자연에게 돌려주어야 했다. 정말 애석한 일이었다. 인연은 우연으로 시작해 필연으로 끝날 것이다. 한편으로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모든 것의 결과를 다른 것의 원인으로 만들지 않는다면, 자연은 찰나의 순간에 파멸할 것이 분명했다. 더 이상의 원인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는 더 이상의 가능성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은 그토록 꿈꾸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끝을 끌어안아야 했다. 별은 이런 과정 또한 아름답다고 여겼다. 비록 그의 존재는 다른 것으로 변할 테지만, 새로운 존재의 시작을 위해 기꺼이 받아들여야 할 필연이었다. 별은 운명처럼 은하의 중심에 다다랐다. 그 중심으로 사라져 간 다른 먼지들과 빛들과 돌들을 기억하며, 두려움과 환희를 느꼈다. 그는 자신의 마지막을 결코 관찰할 수 없다는 사실 보다 마지막이 지난 후에 펼쳐질 새로운 가능성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전에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거대한 압력을 느끼며 점점 투명해졌다.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와 달리, 존재를 완전히 지워버릴 만큼 그곳은 실로 어둠 속의 어둠이었다. 그의 몸은 순식간에 안으로 붕괴했다. 별에 남아있던 모든 에너지가 별의 중심을 향해 쏟아졌다. 시간은 점점 느려졌다. 별은 작은 바위로 변했다. 시간은 더 느려졌다. 작은 바위는 더 작은 돌로 변했다. 드디어 시간이 멈추었을 때, 그는 영원을 경험했다. 그는 밖에서 비추어 오는 풍경들을 천천히 감상했다. 제일 먼저 거대한 폭발이 보였다. 검은 구멍은 태초의 빛으로 차오르다가 별에서 시작한 폭발을 이어받아 더 큰 폭발을 일으켰다. 자연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었다. 분열된 그의 의식이 먼지에 실려 세계로 퍼져나가자 그의 의식을 이어받은 생명과 문명이 보였다. 때로 생명은 자취를 감췄다가 다시 부활했다. 어떤 거대한 문명은 실수로 별 몇 개를 파괴하기도 했다. 어느 작은 얼굴도 보였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근심으로 가득했다. 그들 대부분은 아주 운이 좋은 편이었지만, 정작 그 행운을 만끽하고 있는 얼굴은 아주 드물었다. 그리고 한 가지 이상한 점은 그들은 서로의 의식이 구분되어 있다고 여긴다는 점이었다. 그래도 별은 그들을 사랑했다. 비록 별은 그 작은 생명들과 조우할 수 없는 운명이었지만, 그들의 역사와 생각, 예술에 깊이 매료되었다.

ᆢᆢ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빠르게 지나가는 여러분의 주말처럼 짧다고 할 수 있을까요? 시간은 상대적이라 그 길고 짧음을 절대적으로 측정하기는 어렵겠지만, 앞서 여러분께 말한 대로 인간을 하나의 천체로 생각해 본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과연 특별히 짧은 것인 지, 조금은 가늠해 볼 수 있어요.

가령, 한 인간의 수명이 90세라면 다음과 같은 기준치들을 생각해 볼 수 있어요."

남자의 뒤에 있는 거대한 스크린에서 자료가 나타난다.

'당신의 수명이 90살이라면


지구의 공전 90번

90광년(우리 은하의 지름은 10만 광년)

지구의 나이 46억 년 중 0.00000019%

우주의 나이 138억 년 중 0.00000065%'

"우리를 천체의 일부로 보았을 때, 위 수치들은 오히려 우리가 천체라기보다는 천체의 현상에 가깝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요. 존재보다는 어떤 현상이라는 거죠. 천체로 존재하는 시간대에 한참 못 미치는 매우 짧은 시간, 그 층위와는 전혀 동떨어져 있죠. 이건 마치 바다의 파도, 별의 홍염, 대기의 구름, 지각의 지진, 지구의 인간처럼 그 일부의 현상이 잠깐 천체의 존재 곁에 머물다 가는 형태와도 같다는 얘기예요. 우리는 분명 별의 자녀들이지만, 그들이 누리는 시간에 비하면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될 만큼 턱없이 짧은 시간에 잠깐 존재하고 있어요. 허무하게 느껴지나요? 그런데 기준점을 천체의 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니라, 인간이 존재하기 위해서 그동안 얼마나 오랜 세월이 필요했는지, 필요충분시간으로 생각해 보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마냥 허무하지만은 않을 겁니다.


우주는 당신이 출현하기까지 138억 년이 걸렸고,

지구는 그중 46억 년을 기다렸어요.

만약 그 시간을 지나오지 않았다면 우리는 여기에 없었을 겁니다. 그 가운데 많은 일들이 있었을 거예요. 거대한 은하단이 다른 은하단과 합쳐졌다가 다시 떨어지거나, 블랙홀과 만난 어느 별무리가 아주 거대한 초신성을 일으켰거나, 지구에 바다를 만들기 위해 물을 머금은 수 천만 개의 소행성이 지구에 떨어졌고, 그 사이 생명이 생기고 진화를 했고, DNA는 박테리아와 물고기, 공룡을 거쳐 인간이 되었겠죠. 그 긴 시간 동안 일어났을 법한 모든 가능성을 상상해 봤을 때, 그 상상 중 대부분이 실제로 일어났을 겁니다. 무수히 많은 조건들이 중첩된 결과로 지금 이 순간, 이곳당신은 살아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건 다소 주관적인 표현이지만, 생명은 또는 인간은 우주가 그토록 오랜 세월 찾아 헤매던  귀중한 천체현상이에요."


ᆢᆢ

  이것은 별의 처음 기억이다. 그는 생각했다. 언젠가 이 돌을 벗어나게 된다면,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지금은 별이었지만, 그는 되고 싶은 게 많았다. 행성의 고리, 성운, 더 큰 별, 작은 바다나 들판이 되고 싶었다. 또는 더 독특한 무언가가 되고 싶었다. 그에게 자연은 무한했다. 어딘가에서 어딘가로. 무언가에서 무언가로 변할 동안 별은 아무래도 괜찮았다. 그래서 기억할 수 있는 모든 것의 기억 속에는 여전히 별의 기억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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