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금토나와
나는 주 6일 일한다.
학원강사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산지 17년째.
그래도 고등부 때는 일요일 하루도 못 쉬는 날도 많았지만, 좀 더 편하게 살고자 중등부로 온 지금은 일요일과 공휴일, 대체공휴일까지 쉰다.
근데 사람이 참 간사한 동물 아닌가.
일요일, 공휴일, 그리고 대체공휴일에도 쉼에 감사함을 느끼며 살았던 것도 잠시.
이제 주 5일제가 부럽다.
불금이 부럽다.
샌드위치 휴일에 연차가 부럽다.
하지만 나에게 허락된 건 7일 중 단 하루의 휴일뿐.
하루뿐인 이 소중한 휴일을 처음에는 잘 활용했다.
캠핑도 가보고,
나들이도 가보고,
친구도 만나보고,
대청소도 해보고,
등등등.
그런데 또 이 간사한 나란 동물은 ‘오늘만 쉬는데, 움직여야 돼?’라는 게으른 생각에 사로잡히고야 만다.
자기 합리화가 시작된 것이다.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싸고.
일명 먹.잘.싸.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그 소중한 단 하루의 휴일을 날리고 있다.
어떤 날에는 ‘그래, 하루 쉬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쉬는 게 맞지 ‘라고 생각하다가도, 어느 날에는 ’ 시간을 너무 허투루 보내나? 너무 무기력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에 우울해지기도 한다.
월요일이 되면, ‘이번 일요일은 정말 알차게 보내보겠노라’ 다짐하지만 이미 게을러진 몸뚱이는 또 소파와 한 몸이다.
날 놓아주질 않는다. 거머리 같은 놈.
(소파 왈 : 네가 일어나 인마, 나도 좀 쉬자.)
단 하루뿐인 휴일.
밀린 집안일, 하고 싶은 일, 보고 싶은 영화, 너무나 많은 위시리스트가 있지만 오늘도 그 위시리스트는 내 머릿속에서 삭제되어 휴지통으로 사라진다.
‘단 하루니까 괜찮아’
‘그건 게으른 게 아니야 ‘
라는 마음속에 외침에 속아 또 다른 위시리스트는 쌓이고, 휴지통에 버리길 반복한다.
여러분은 휴일에 무엇을 하시나요?
: 그래도 오늘은 나롱이에게 바다를 보여줬다.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