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가 먼저 보내는 첫 편지.
나롱아, 안나롱.. 이름만 불러도 가슴이 먹먹한 우리 나롱이.
이름만 두 번 불렀을 뿐인데, 벌써 눈에 눈물이 한가득 차올라..
어제 나롱이를 보낸 지 딱 한 달이 되는 날이었어.
처음 보냈을 때는 매일.. 지금은 이틀에서 삼일에 한 번꼴로 너를 찾아가고 있지만, 어제는 꼭 가야 할 것만 같았어.
매일 똑같이 흘러가지만, 벌써 30일. 한 달이 지났다는 게 믿기지가 않더라.
날도 갑자기 너무 추워져서, 추위를 많이 타는 나롱이가 잘 있나 걱정이 되기도 했고..
사실 토요일에도 갔었는데 말이지.. 이틀 만에 가는 거면서 아주 오랫동안 못 본 것 같은 기분이었어.
그 이틀 사이에 날이 더 추워져서 그 사이에 어떠한 변화가 생겼을지 궁금하기도, 걱정이 되기도 하더라.
어제 너를 만나러 가는 길에, 선루프를 살짝 열고 "나롱아! 안나롱! 보고 싶어! 누나 지금 가고 있어!"라고 외치는데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하염없이 울고 말았어.
나롱이 앞에 가서 울지 않으려고, 차 안에서 모든 슬픔을 털어 내려고 했는데.. 어제 나롱이 앞에서 그만 처음으로 울어버렸지 뭐야..
원래 나롱이 앞에서는 밝은 모습 보여주려고 누나 한 번도 안 울었는데, 어제는 울어서 많이 놀랐지?
행복한 추억만 떠올리라고, 그래야 나롱이가 누나 꿈에 나온다고 이야기해 줬는데도.. 누나가 아직도 많이 힘들어하고 슬퍼하고 자책하는 모습에 나롱이가 많이 실망했을지도 몰라.. 그치?
그런데, 아직 많이 힘들어.
계속 힘들 것 같아.
언제 나아질지도 모르겠어.
행복한 추억을 떠올려도 슬프고, 너의 마지막 눈빛을 떠올려도 슬프고, 너의 온기, 너의 촉감, 그 무엇을 떠올려도 미소보다는 눈물이 먼저야 아직은.
괜찮아질 수 있을까?
시간이 약이라는데, 거짓말 같아.
가족을 잃은 슬픔을 시간으로 지울 수 있을까?
너는 나에게 가족인데..
왜 자꾸 그 정도 살았으면 잘 살았다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이제 그만 보내주라고 하는 거야?
아무리 잘 살았어도, 아무리 행복하게 살았어도, 이별은 너무 슬픈데..
그것도 다시는 볼 수 없는 이별은 마음이 찢어지는데..
내 찢어진 마음은 봐주지 않고, 자꾸 잊으라고만 해..
그래서 누나는 더 힘들어.
나롱이 없는 누나는 이제 내편이 아무도 없는 것 같아서.
온전히 누나만을 생각해 주는 내 편이 아무도 없어 나롱아.
그 잘 먹던 밥도 나롱이가 옆에 없으니까 잘 안 넘어가고, 맨날 소화가 안 돼.
맨날 두통에 시달리고, 가슴이 두근거려.
그런데, 또 어떤 날은 괜찮을 때도 있어.
이제 아무렇지 않은 건가? 싶으면, 어김없이 또 눈물이 흐르지만..
그래도 잘 버텨낼 거야.
그래야 누나가 잘 살아야 나롱이도 강아지별에서 행복하게 미소 지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나중에 이쁜 할머니가 돼서 나롱이 만날 수 있으니까.
힘든 이야기만 써서 미안해.
나롱이한테 투정 부려서 미안해.
그래도 영원한 누나 편 안나롱, 누나 이야기 잘 들어주고 이해해 줄 거지?
누나 내일 또 갈게.
내일은 나롱이 보고 싶어 하는 단골 카페 누나도 함께 가기로 했어.
나롱이가 나와서 반겨줘.
그럼, 내일 봐 내 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