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문명의 동물들
투뿔
투뿔은 아르헨티나 팜파스에 있는 한 소규모 농장에서 자라났다.1) 투뿔은 드넓은 평원에서 농장 주인의 딸 '리아'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만, 어느날 새벽 갑자기 트럭에 실려 도축장으로 향하는 신세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자신을 보호하는 비밀 결사 조직 '그라스 페드'(Grass-fed) 2)의 도움으로 인간들로부터 탈출하는데 성공하고 결국 동물들의 비밀 요새인 파타고니아로 향하게 된다.
청년 시절
파타고니아에서 도착한 투뿔은 자신이 동물 세계 최고의 천재였던 무의 300대 자손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늑대의 도움으로 공부를 시작한다. 공부를 하게되면서 '정의'에 관심을 가지게 된 투뿔은 늑대와 함께 밤새 토론하며 동물 세계 최고의 법학자이자 파타고니아의 리더로 성장하게 된다.
투뿔 귀에 붙은 귀표
투뿔의 귀에는 소가 태어난 농장, 성별, 품종 등이 기록된 바코드 귀표(ear-tag)가 붙어있다. 인간의 구속에서 벗어난 이후에도 투뿔은 왠일인지 이 증표를 떼지 않았고, 파타고니아의 동물들 사이에서는 귀표를 한 투뿔의 모습이 인간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투뿔 자신은 왜 증표를 떼지 않았는지에 대해 한 번도 설명한 적이 없다.
1) 아르헨티나의 농장은 흔히 에스텐시아 "Estancia"라고 불린다. 투뿔이 태어나고 자란 "라 에스텐시아 델 데스티노" (La Estancia del Destino, 번역하면 '운명의 농장')는 재정난으로 문을 닫게 되고, 투뿔과 다른 어린소들은 다른 곳으로 팔려나가게 된다.
2) 그라스 페드(Grass-fed)는 '무'의 적통 자손을 보호하기 위해 결성된 소들의 비밀 결사 모임이다. 참고로 그라스페드(Grass-fed)라는 이름은 초원에서 풀을 뜯으며 자라나는 소들을 지칭하는 이름이다. 아르헨티나의 소고기는 밖에서 자라기 때문에 마블링은 적으나, 육질이 쫄깃하고 고소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새벽 늑대
늑대는 "새벽에 깨어난 늑대"라는 의미로 Lobo Aurion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투뿔의 보디가드이자 조력자이다. 늑대는 농장에서 탈출한 '투뿔'의 영민함을 알아보고 파타고니아로 그를 데려가 투뿔이 리더로 성장할 때까지 그를 돕는다.
늑대의 특이한 전공
먹을 것을 찾아 농장 주변을 배회하던 늑대는 사심을 가지고 '축산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처음에는 축산품의 대량생산에만 관심을 가졌지만, 이후 동물들이 처한 딱한 상황을 알게 된 늑대는 혼자 책으로 공부를 하며 '동물복지'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결국 전향을 결심한다.
늑대가 억울해 하는 자신의 이미지 중 하나는 자신이 양을 습격하려고 항상 기회를 노리는 동물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이다. 1) 파타고니아에서 늑대는 양들의 복지를 둘러보기 위해 자주 순시를 다니며, 양들과 깊은 친분을 가지고 있다. 양치기 소년이 '늑대가 온다!'라고 외쳐도 양들이 꿈쩍 않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1) 아르헨티나 남부 파타고니아는 양 사육의 중심지이다. 이 곳의 양모(Wool)과 양고기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