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아침생각
아침창가
크러치 조절하면서 도로를 달리다보면요.
도로 위에 반짝이는 대형전광판을 보게 됩니다.
'현재 대기오염지수는 얼마입니다'라면서
정상기준치와 대기오염지수를 비교해 보여주는 거요.
곧이어서는 그 전광판엔 나무가 정화해내는 공기의 양을 공개하면서
'나무를 심자'라는 메시지가 뜨는 걸로 화면이 바뀌던데요.
전광판뿐이 아니죠.
도로를 달리다 보면 또 한가지 '나무를 심자'는 캠페인의 증거물인듯
도로 위 차량 양옆으로
줄지어 늘어선 가로수가 한 눈에 확 들어오지요.
매연 내뿜는 차량 사이로는 가로수가 햇살 분말을 떨궈서
눈 감아버리게 할 만큼 반짝이며 광명 비추고 있는거에요.
햇살을 잔뜩 들이마신 활엽수림은 만족스레
한 낮의 횃불 싱싱하게 켜두었더군요.
요즘 '자외선 지수다, 뭐다' 해서 환경오염에 대한 말들이 참 많지요.
나무들은 엽록소가 햇살 밥을 잔뜩 먹고 나서는 그 에너지로
주변 탁기를 청명한 기운으로 세척해놓습니다.
나무는 이렇게 우리가 더럽혀놓은 대기를 정화해주죠.
청정에너지의 배출로 밥값은 제대로 한다 이 말입니다.
어쩌면 십자가인 양, 그래, 그렇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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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하니까 생각나는 애니메이션이 있어요.
화면에는 마구잡이 전투적으로 산림의 나무들을 모두 배어내서는
그 나무로 종이를 만들고
그 종이는 어느 검은 공장으로 보내져 주먹형상에 전쟁을 선동하는
'WAR ! 라는 문구가 적힌 참전을 선동하는 전단지'로 찍혀 나오는 모습이 한 동안 흘렀지요.
그런데요. 이 공장에 비틀비틀 무거운 페인트통을 나르던 소녀인부가
그만 실수로 검은 점을 살짝 떨어뜨리고 말았거든요. 그러니까요.
'검은 주먹'은 다시 그 포스터의 원료였던 '나무'의 형상으로 변형돼있는 거예요.
그리고요. 전쟁을 뜻하는 글자 'war'라는 문자는요.
나무의 온화함을 뜻하는 'warm'자로 찍혀 나오고 있었구요.
그렇게 되니까 검은 공장지대는 이내 나무들 무성한 녹원지대 흰 공장들로 변해 있구요.
어떤가요
화평을 부르는 나무의 신비. 곰곰 새겨 볼수록 아름답지 않나요.
6얼 5일은 우리 곁의 이 나무들과 대기, 물과 동물들을 떠올려 보는 '환경의 날'입니다.
내 주변에 항시 숨 쉬고 있는 환경의 소중함을 얘기한다는 게 새삼스럽긴 하지만
그러한 너무도 '당연한 은총'에, 그러니까 미처 그 은혜를 잊고 있었던
자연과 나무, 그 같은 존재들에 진정 감사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는 자각을 해보게 되네요.
그러고보니 주말인 내일은 또 현충일이네요.
초등학교 때 도덕 교과서에 삽화로 보고 했듯이요.
그렇게 현충일이라는 도리에 맞게
아이들과 국립묘지에 가서 비어있는 무명용사의 묘 그 어디께에 헌화도 해보고
푸르른 6월. 이 찬란한 녹음을 마음 놓고 즐길 수 있게 해주신
자연과 선얼에의 가치를 음미하고 감사와 정성을 표한다면.
진짜 풍요롭고 여유로운 정신의 품새를 가질 수 있겠죠.
그치만요. 또 정말 그렇게 실천한다는 건
우리 인생을 도덕 교과서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말처럼 또 쉽지만은 않은 일인 게 또 사실이예요.
그러니 그저 마음결이라도 그리 정갈하고 의미있는 하루를 꾸려갈 수 있다면.
그런다면 그 만으로도 충분히, 도리에 닿을 겁니다.
그러한 마땅한 '도리' 한 줌 만큼은 마음 속에 꽉 쥐고 있는
미약하나마 최소한의 도리를 지켜가는 그런 삶이 되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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