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비밀
사람들 마음속엔 저마다 높은 고봉을 지니고 있죠. 스튜디오 창에서도 저기 멀리로 북한산 능선 실루엣이 희미하게 보이는데요.
'산이 그 곳에 있기에 산에 오른다', '산이 내게 오지 않으면 내가 산으로 가겠다.', '궁극의 목표가 거기에 있기에 나는 에베레스트에 오른다.'
'알피스트'라 불리는 산악인들이 남긴 명언들입니다.
5월 29일. 오늘은 51년 전인 1953년, 세계 최초로 인간이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오른 역사적인 날이라더군요.
티베트 어로 '세계의 여신'이라는 뜻을 지닌 '에베레스트'.
51년 전 에베레스트가 허락했던 최초의 인간 '텐징 노르가이'는 하산 한 뒤에 "어머니는 에베레스트 산을 가리키며 어떤 새도 넘을 수 없다고 말씀하시곤 하셨다. 하지만 나는 그 산을 그저 어머니 무릎에 오르고자 하는 젖먹이의 마음으로 쉼 없이 올라 보았다"라고 말했다고요.
그는 또 이런 말도 남겼다고 하네요. " 많은 것들이 정치의 이름으로 행해지지만 산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곳에서 생명은 현실이고 죽음은 너무 가깝다. 산에서 인간은 인간일 뿐이다…"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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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이 에베레스트 산과 관련해서 마음 숙연해지는 비보와 낭보가
차례로 날아들어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지요.
지난 5월18일, 계명대 산악부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세계의 지붕 정상에 우뚝 서는 쾌거를 이룬 뒤,
하산하던 중에 탈진과 설맹에 발이 묶인 2명의 단원이 실종되었구요.
동료들의 구조를 위해 홀로 다시 산을 오른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여주었던
'백준호' 대원이 사망했다는 소식 말예요.
반대로 또 하나의 낭보는 이틀 뒤인 20일, 젊은 여성 산악인 '오은선'씨가
국내 최초 여성단독으로, 에베레스트정상 등정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그것입니다.
그녀는 또, 국내 여성으로는 최초로 올 7월 출정할 킬리만자로 등정을 비롯해서
세계 7대륙의 최고봉 등정을 준비 중에 있다고 하는데요...
하늘과 맞닿은 곳의, 그 ‘희박한 공기’ 속에서 정신과 육체의 극한을 견뎌야 했을 알피스트들.
'산이 거기 있으면 거기 산이 있기에 무조건 떠나고 오르는 그들'
그들은 형언하기 힘들었을 인내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평균적 지각의 한계를 초월해도 보았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보다 큰 사람이 되는 것이겠죠.
지금, 당신 앞엔 그 어떤 산이 놓여 있으신가요. 그 고봉의 이름은 물론 모두가 다 다르겠지요. 그런데 분명한 건 노력하는 이에겐 결국엔 끝꼭지인 정상이 보인다는 사실이겠죠.
주말입니다. 태풍과 무더위가 찾아오기 전에 가족들과 가까운 산으로 등산길 한 번 나서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그런대로 쌈박하고 근사한 생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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