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월급도
회사에 출근을 안 한 지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출퇴근을 할 때는 느리기만 하던 일상이 급격히 빠르게 흘러갔다. 솔직히 3주 가까이를 퇴사 후 연차 소진을 하느라 보내다 보니 회사를 그만두었다는 사실이 실감이 안 났다. 지난주, 퇴직금과 5월 급여가 들어왔다. 마지막 월급은 고작 9일치라서 작고 소중한 금액이었다.
마지막 월급을 받고 나니 정말 이전 회사와 연이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시원하면서도 섭섭한 조금 뻔한 기분이 들었다. 더 이상 입금될 돈이 없다는 허무함과 불안함도 마음 한편을 지나간 것 같다. 그래도 내가 한 선택에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
한 달간 글을 쓰고, 여행을 하고, 사진을 찍고, 여러 유튜브들을 탐색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방법으로 돈을 버는지 궁금했다. 참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일을 창출하고, 돈을 벌며 살고 있었다. 매일같이 그중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지 기웃거렸다. 회사를 그만두고도, 일정하게 출퇴근하는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도 어떻게든 돈을 벌고, 잘해나갈 줄 알았다. 아직도 그 믿음은 그대로다. 아직까지는.
타이밍 좋게 5월부터 시작된 구글 애드센스가 시작한 지 정확히 2주 만에 한 달간 광고 게재 정지를 당했다. 매일 티끌만 한 수익이 나오고 있었는데 당황스럽고 어이없었다. 뭐가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모른 체, 계속 글을 써야 하나 하는 회의감도 들었다. 그럼에도 매일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슬프게도 광고 게재 정지 다음날부터 방문자수가 터졌다. 하루 방문객 60-70명이던 블로그의 방문자수가 600명을 넘고 며칠 전에는 급기야 1000명도 넘었다. 아깝다는 생각이 들수록 더 열심히 글을 썼다. 그동안 글쓰기 실력이라도 늘려야지.
퇴사 전부터 시작했던 이미지 판매 사이트의 수익이 조금씩 나고 있다. 물론 일주일에 고작 한 두 장 팔려서 개미 눈물만큼의 금액이다. 그럼에도 기쁜 이유는 실행한 것에 대한 결과가 어떻게든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만 하는 것보다 일단 뭐라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매일매일 몸소 깨닫고 있다.
인생 2막 진행 중이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뚝심이다. 내가 하려고 마음먹은 일들을 꾸준히 실행해 나가는 것. 지구력이라면 어디 내놔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그리고 내가 지니는 감정들을 되도록 많이, 자주 기록하고 싶다. 언젠가 지금을 되돌아보았을 때, 그런 적이 있었지 하며 뿌듯하게 볼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