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스타벅스라고 불리는 하이랜드 커피
저는 씁쓸한 아메리카노도 좋지만, 가끔은 달달한 다방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연유가 들어간 라테를 마시는데요. 흔하게 연유커피하면 스타벅스의 돌체라체가 유명하지만, 사실은 연유커피는 베트남의 대표 커피라는 거 알고 계셨나요? 또한 베트남은 브라질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커피 원두를 생산하는 국가이기도 하고요. 그들만의 독자적인 커피 문화를 가진 나라예요. 그래서인지 스타벅스가 고전하는 나라입니다. 오늘은 스타벅스를 제치고 베트남에서 가장 많은 매장 수를 가진 커피 프랜차이즈, 하이랜드 커피(Highlands Coffee)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부터 형성된 베트남의 커피 문화
유난히 스타벅스가 베트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건 단순히 높은 가격대라고 하기에는 하이랜드 커피의 가격도 만만치 않게 높아요.(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하이랜드의 에스프레소 1잔 2,700원, 하노이의 월 최저임금은 21.1만원) 그 이유는 바로 커피의 원두 취향 차이예요.
앞서 베트남이 세계 두 번째로 커피를 생산하는 나라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원래 베트남은 커피 생산지가 아니었어요. 프랑스 식민시절에 커피나무가 처음 들어오면서 생산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생산은 베트남이 했어도, 좋은 품질의 원두는 프랑스가 가져갔어요. 때문에 질 낮은 원두를 먹기 위해서는 베트남 사람들은 원두를 강하게 볶았어요.(쓴 맛 때문에 달달한 연유를 넣어 먹었던 것이 연유 커피의 탄생 비화래요. 베트남 식으로는 "카페 쓰어다"라고 하고요.) 심지어 베트남의 주 생산 품종은 로부스타로, 쓴 맛이 특징인데요. 하지만 스타벅스의 커피 원두는 부드러운 맛이 특징인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해요. 정리하자면, 식민시절부터 정착된, 베트남 사람들이 선호하는 커피의 쓴 맛과는 스타벅스의 맛과는 안 맞았던 거죠.
하이랜드 커피는 베트남 로컬 프랜차이즈로 베트남 사람들을 위한 커피를 만들었어요. 베트남의 대표 커피인 연유 라테 "카페 쓰어다"를 만들 때도 원두도 로부스터를 사용하고, 베트남식 드리퍼 "핀"을 사용해요. 그리고 하루 종일 앉아있어도 편한 커피 매장을 만들었어요. 위치도 주요 상업센터에 자리를 잡았고요. 커피와 편안함을 제공하는 스타벅스와 유사한 전략을 펼친 건데요. 결과적으로 베트남 식 스타벅스를 만들어, 시장에서 스타벅스의 대체 역할을 할 수 있었어요.
# 젊은 층은 커피보다는 Tea 음료, 녹차를 선호
베트남의 덥고 습한 기후 때문일까요? 베트남의 젊은 층은 커피보다는 시원한 차(Tea)를 선호한대요. 에너지 소모가 많아 차에 단 맛이 나는 제품을 선호하고요. 특히 한국인이 보리차를 좋아하듯, 녹차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이런 젊은 층의 수요를 반영해, 하이랜드는 차가운 차(Tea) 음료메뉴를 많이 만들었어요.
커피는 미끼상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화려한 과일 젤리가 올라간 차 종류가 많이 보이는데요. 과일젤리가 들어간 음료가 현지 젊은 층의 소비자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는 평을 받고 있어요. 그리고 반미 샌드위치(베트남식 샌드위치)도 같이 팔고 있는데요. 음료와 디저트를 같이 즐기는 현지인의 성향을 반영했다고 합니다.
하이랜드 커피의 사례로 느낀 점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젊은 세대의 파급력이 크다는 점이에요. 하이랜드가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젊은 층이 좋아하는 차를 베리에이션 한 음료 때문인 것 같아요. 그리고 여담이지만 베트남 젊은 층들은 쇼핑몰에서 사진 찍고, 쇼핑몰 에스컬레이터(?)에서 사진 찍는 걸 좋아한대요. 마치 한국에서 벨리곰 앞에서 사진 찍거나, 인생 4컷을 찍는 것처럼요. 그런 면에서는 한국과 닮았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동시에 베트남 경제가 성장하고 사람들의 입 맛이 변화하면 시장의 판도는 달라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참고자료
https://kasper1030.tistory.com/561https://www.youtube.com/watch?v=DQWXZ5XB1C0
'베트남' 커피가 달고 '터키쉬' 커피가 미친듯이 쓴 이유? 알고 보면 사연 있는 '나라별' 커피 취향☕ㅣ원두쓰리 / 14F
https://www.thinkfood.co.kr/news/articleView.html?idxno=73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