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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애쓰지 마세요. 충분해요!

펠든크라이스 무브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by Sonia

"충분합니다!"

"너무 애쓰지 마세요!"

"정말 잘하고 계세요!"

"이제 팔다리를 다 편안히 놓고 쉬세요."


펠든크라이스 무브 ATM 레슨 중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운동을 하든, 공부를 하든, 강의를 하든, 연주를 하든 늘 부족한 곳이 느껴지고 그걸 채우기 위해 애를 쓰며 살았다.

완벽주의적 성향을 지니고 살다 보니 이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그다지 없다.


고요하게 매트에 누워 조용히 안내하는 목소리를 따라 크지 않은 움직임을 했을 뿐인데 이미 충분하다고, 애쓸 필요 없다고, 정말 잘하고 있다고 칭찬을 가득 받고, 아직 뭘 한 것 같지 않은데 이제 편안히 쉬라고 하는 레슨이라니.

지금까지 펠든크라이스 젠틀 무브 두 번, 핸즈온 레슨 두 번을 들었다. 레슨에 들어갈 때마다 존재 자체로 인정받는 느낌, 늘 부족해 보이고 부끄러웠던 내 몸이 꽤 괜찮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늘은 지난주보다 조금 더 몸의 움직임을 인식할 수 있었다.

잘하려고 애쓰지 말고, 오히려 몸을 조금만 움직이라는 말에 위로받으며 즐겁게 레슨을 받았다.

헷갈리고 있으면 어디선가 선생님들이 나타나셔서 부드럽게 안내를 해주신다. 아주 잘하고 있다는 말과 함께.

수업이 90분이라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너무 지루한 것 아닐까, 혹은 너무 몸이 힘든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레슨 내내 몸이 아프지도 힘들지도 않을뿐더러 90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고, 즐겁고 평온한 시간으로 가득 찬다.


핸즈온 레슨에서도

"와, 정말 빨리 배우시네요!", "너무 훌륭해요."라는 말을 내내 들었다. 사실 내가 한 것이라고는 몸을 맡기고 누워있는 것 밖에 없었는데.

가만히 누워있는데 계속 칭찬받는 놀라운 시간. 내가 뭘 배웠다는 거지?

한 시간 레슨 후 일어나서 걸어보는데, 몸이 부드러워진 느낌, 발 전체가 바닥을 잘 딛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펠든크라이스의 제자 제러미 크라우스는 자신의 저서 <기적의 순간(김윤진 역)>에서 특수 아동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장애가 있는 것이 결함이 아니라 그 자체로 완전한 상태이고, 모두가 온전한 존재라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이러한 철학은 펠든크라이스 레슨들과 JKA 레슨들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

우리 모두는 부족함을 채워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잠재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철학이 담긴 레슨 속 언어들.


다음 주는 휴가라 수업을 들을 수가 없어 아쉽다.

얼른 다다음주가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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