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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을 처음 만난 날

병원에서 만난 사람들 #2

by Sonia

M을 만난 건 케모포트 감염으로 삼성병원에 입원을 했을 때였다.

감염으로 온몸에 균이 퍼졌고, 2주간 감염내과에서 하루에 세 번 항생제 치료를 했음에도 전혀 차도가 없던 날이었다.

감염내과에서는 병실이 모자라 더 이상의 입원은 어렵다고 했다.

매일 새벽 5시, 오후 1시, 그리고 밤 9시마다 정맥 주사를 통해 항생제를 투여받아야 했기에 입원 치료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치료 방법이 이미 정해져 있었으므로, 약은 동일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입원 치료를 하는 것을 권유받았다.

삼성에 자리가 없어 케모포트를 다른 병원에서 시술하고 탈이 낫던 터라 병원을 옮기고 싶지 않았다.

감염내과에서는 암병동에 자리가 나면 그쪽으로 옮길 수 있겠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했다.

다행히 감염 내과에서 암병동으로 여러 차례 연락을 하고, 꼭 옮겨야 한다고 이야기를 잘해주셔서 극적으로 암병동 2인실에 자리를 받았다.

앞으로 4주를 더 입원해야 하는 상황에서 2인실이 좀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2주간 6인실 중간 쪽 침대에서 너무 고생을 했기에 2인실이라도 감사하며 이사를 했다.


M은 이사 간 암병동 2인실의 창가 쪽 자리에 누워있었다.

커튼이 쳐 있어서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간병인 이모님과 대화하는 목소리를 들으니 젊은 분인 것 같았다.

침대 주변으로는 입원한 지 이미 오래되었는지 빨래도 널려 있고, 냉장고 위에는 병동 생활을 위한 다양한 짐과 먹거리들이 보였다.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통증이 심한지 이모님께 몸을 주물러달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식사 시간에는 밥을 혼자 먹지 못해 이모님이 식사를 도와주는 것 같았다.

본원 2인실 생활이 처음인 데다 옆 침대 분이 어떤 성격인지 모르니 말을 걸지 않고 조용조용히 하루를 지냈다.


그날 밤, 작은 목소리로 이모님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대답은 없었다. 이모님은 피곤해서 일어나지 못하시는 것 같고, 무언가 다급한 상황 같아 조심스레 커튼 너머로 필요한 것이 있는지 물었다.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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